'경제학'에 해당되는 글 24건

  1. 2012.07.18 경제학자들의 세계
  2. 2012.07.09 과시적 행동
  3. 2012.07.05 계획과 자유
세속의 철학자들
로버트 L. 하일브로너, 장상환 옮김, 이마고, 2005
Robert Heilbroner, The Worldly Philosophers, 1953


하일브로너의 가장 유명한 또다른 책
옮긴이 말에 의하면 사무엘슨의 경제학 교과서 빼고 가장 많이 팔린 경제학 책이란다


18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시대 상황과 경제학자의 아이디어, 기원 등을 다룬다
경제학자 중 애덤 스미스, 맬서스, 리카도, 마르크스, 베블렌, 케인스, 슘페터는 따로 장을 할애해 다룬다 
마샬은 등장하지 않는다-경제과학을 거부하는 하일브로너의 지향을 보여주는 지점

딱딱한 경제사상사 내용에다가 인물들의 일화를 엮어 넣어 재미를 더했다
케인즈가 대학 다닐 때는 동성애자였다던가 
밀은 대단한 애처가였다던가-유부녀를 사랑해서, 사별까지 기다려 결혼
베블렌은 강의 시간에마저 중얼거리는 게 다였던 엄청난 괴짜였다던가 등등


하일브로너가 보는 고전 경제학자들의 미덕은 전체 큰 그림 속에서 경제를 사고했다는 거다
마샬 이전, 정치와 경제가 분리되기 이전의 이들은 전체 사회의 흐름 속에서 경제학이 해야 하는 일을 고민했다
예컨대 맬서스의 인구론은 실제 식량문제가 절박하던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베블렌의 유한계급론은 성장이 아닌 축적과 낭비가 횡행하던 미국을 배경으로, 
케인즈와 슘페터는 불황을 배경으로 각각 양 극단으로 이론을 정립했다-케인즈는 불황은 자본주의를 위협하는 존재로, 슘페터는 자본주의의 다이나믹함에 내재된 것으로 봤다

이런 세속철학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미 경제학계를 주름잡던 케인지안들은 60년대를 전후해 사라졌고 지금은 신고전파의 수학적 경제학이 득세하므로
그 안타까움과 이를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자, 실제 학문활동이었다고-옮긴이 소개에 따르면


글이 유려하고 역사와 사회, 정치와 경제가 시대를 잘 설명해 주는 덕에, 각 경제사상의 배경과 핵심을 함께 설명해 주는 덕에 흥미로움
이 책을 옆에 두고 공부할 때마다 들춰보면 좋을듯

또다른 장점은 몇 장에 걸쳐서 추가로 읽어볼 만한 책 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거
경제사상, 18세기, 19세기, 자본주의, 맑시즘 등 주제별로도, 학자별로도 잘 정리되어 있다 
라이너트도 하일브로너가 강추하는 사람 중 하나다

자본주의 경제 또는 현재의 경제학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라면 그다지 좋은 책이 아니다 
하일브로너의 논지는 분명하고 현재는 극복되어야 하는 것이기에
그러나 시대를 읽는 당시 경제학자들의 힘과, 또 현재의 극복을 생각한다면 매우 강추
 
은근히 많이 출판된 하일브로너의 다른 책도 한번 찾아 읽어볼만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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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시적 행동

study/economics 2012. 7. 9. 18:47
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
Thorstein Veblen, Dover Publication, 1994, originally published Macmillan, 1899
베블렌, 유한계급론


역시 고전읽기의 일환
제도경제학파-신제도주의는 아니다-의 기초를 닦은 베블렌의 고전적 저작
사회학과 생물학, 인류학이 모두 망라되었지만 경제학 책 같지는 않은 책  


생산적 노동에 종사하지 않는 유한계급의 발생과 사회적, 경제적 의미를 다룬다 
베블렌은 분명 경제학자인데, 인류학적, 심리학적 설명도 동원한다

유한계급은 과시적 여가와 소비에 매달리는데 
이러한 행태는 원시사회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폴리네시아, 일본 등의 사회에서도
초기의 원시사회에서 계층간 차이가 발생할 때 힘을 가진 이가 노예, 기념품 등을 통해 지위를 과시하고 존경을 얻는 것처럼 
하위 계층이 종사하는 생산노동 대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신분을 자랑하는 것
단순 사치재 뿐 아니라 점잔빼는 관습과 말투, 복장, 취미-취향, 교육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원시사회 단계에서는 추장이나 족장, 그 이후의 평화적, 전산업화 단계는 영국이나 프랑스의 귀족을 생각하면 좀 더 편한듯
-영국 시대극 드라마를 보면 말하는 데 격식 차리는 게 끝내준다

그래서 나온 게 베블렌 효과-비쌀수록 사고 싶어지는 것들-수요 법칙과는 관계없음
이익을 극대화하는 개인의 합리성을 가정하는 고전 경제학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현상이다
유한계급의 경제활동은 낭비이며, 이는 원시사회의 약탈과 비슷한 위치-산업사회의 생산을 위한 노동과는 정반대다


또한 주목할 것이 제도의 보수성-베블렌에게 제도란 생각의 습관들
-소소한 분야에서 워낙 다양한 예가 나오는터라 <과시적 ~>와 <유한계급과 보수주의> 장을 빼곤 건너뛰어 읽긴 했다만 
한번 형성된 제도는 사회의 변화를 따라잡는 속도로 변화하지 않는다 
게다가 유한계급은 그들에게 유리한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이들이 그들을 모방토록 하고, 후대를 교육했다
이들의 보수성은 평판과 존경의 유지 때문에, 하위 계층의 보수성은 일상의 건조함에서 변화할 동력이 부족한 때문에 나타난다


하일브로너의 책에 따르면 출간 당시 엄청난 대중적 베스트셀러 였다는데 엄청나게 긴 문장에 내용 중복이 많아 재미가 별로 없어 의외
-이 양반에 따르면 베블렌은 엄청 괴짜에다가 고독한 이였기에 당시의 미국사회를 낱낱이 해부할 수 있었다고
-생산이 아닌 투기가, 건전하지 못한(!) 경제활동이 횡행한 당시의 미국사회는 There will be Blood, 폴 토마스 엔더슨 감독, 다니엘 데이 루이스 주연, 2007 에 적나라함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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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과 자유

study/economics 2012. 7. 5. 23:40
The Road to Serfdom
condensed version in Readers' Digest, 1945
Friedrich A. Hayek, The Insititute of Economic Affairs Occassional Paper, 2001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노예의 길, 김영청 역, 자유기업센터, 1999

고전 읽기의 일환으로 구글링한 논문
자유주의 또는 신자유주의의 지주(?) 하이에크의 대표적 저작


시장을 절대시 하는 자생적 질서 spontaneous order, 독점과 민주주의에 관한 논의 등은 빠져있다
아마도 책 내용을 압축하는데만 신경쓴듯
-전체를 다 읽기는 엄두가 안 나지만 그게 더 흥미로울 듯

하이에크의 자유-특히 사적소유에서의 자유 옹호와 계획 비판이 주를 이룬다 
여기서 계획은 중앙집권기구에 의한 경제운영을 뜻하는 것으로 나찌즘과 사회주의를 동시에 의미한다 
계획을 위해서는 권력이 필요하고 이 권력은 비대화되는 경향이 있기에 계획은 노예화로 이어진다는 것
-책이 나올 1944년은 전후복구를 위해 어디서건 계획이 시장보다 중요해지던 시기

사회주의는 자유와는 양립 불가능하며
사회주의자들이 주장하는 필요로부터의 자유-경제적 자유는 곧 부의 분배를 뜻하는 것이며 강압으로부터의 자유-정치적 자유와 대비된다
또한 계획은 이직이나 가치관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기도
-사회적 지위의 변화 가능성, 개인의 발전 가능성 억압


60년 전 책을 다시 낸 데가 미국의 IEA와 한국의 자유기업원이라는 점은 당연할듯 
그러나 전체를 읽으면 다시 새겨볼 부분도 있을듯

슬쩍 지나치지만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나 
자유주의는 법적 제도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자유방임주의와 다르다는 지적 등
노동시간 제한이나 공중위생, 환경적 측면에서 국가 개입도 인정한다 다만 이는 경쟁을 위한 계획으
로, 경쟁이 효율적일 수 있는 조건을 창출해야 된다는 얘기


+
notes written by Hayek for the first edition
• Is there a greater tragedy imaginable than that in our endeavour consciously to shape our future in accordance with high ideals we should in fact unwittingly produce the very opposite of what we have been striving for?
• The contention that only the peculiar wickedness of the Germans has produced the Nazi system is likely to become the excuse for forcing on us the very institutions which have produced that wickedness.
• Totalitarianism is the new word we have adopted to describe the unexpected but nevertheless inseparable manifestations of what in theory we call socialism.
• In a planned system we cannot confine collective action to the tasks on which we agree, but are forced to produce agreement on everything in order that any action can be taken at all.
• The more the state ‘plans’ the more difficult planning becomes for the individual.
• The economic freedom which is the prerequisite of any other freedom cannot be the freedom from economic care which the socialists promise us and which can be obtained only by relieving the individual at the same time of the necessity and of the power of choice: it must be the freedom of economic activity which, with the right of choice, inevitably also carries the risk and the responsibility of that right.
• What our generation has forgotten is that the system of private property is the most important guarantee of freedom, not only for those who own property, but scarcely less for those who do not.
• We shall never prevent the abuse of power if we are not prepared to limit power in a way which occasionally may prevent its use for desirable purposes.
• We shall all be the gainers if we can create a world fit for small states to live in.
• The first need is to free ourselves of that worst form of contemporary obscurantism which tries to persuade us that what we have done in the recent past was all either wise or unavoidable. We shall not grow wiser before we learn that much that we have done was very foolish.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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