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낳은 사회
박철수, 마티, 2013
건축학자가 쓴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
공동주택을 화두로 삼아 온 이가 한국 주택의 상징인 아파트에 대해 썼다
최초의 식민시기 아파트나 한국 최초의 아파트가 무엇인지 따지는 성격의 글 몇 편에 이어 핵심 주장인 아파트단지의 폐해를 다룬다
역사 관련 글은 전공자 외에는 흥미 없겠지만
단지의 정치학이라는 지적은 날카롭고 또한 적절하다
폐쇄적이고 개인주의적이라는 한국사회-응팔의 성북동 골목에 대한 추억의 상실- 문제의 응축은 <아파트>가 아닌 <아파트단지>라는 게 주요 주장이다
새로 안 것이지만, 아파트 내 기반시설 모두는 공공이 아니라 입주민이 사적 비용을 들여 구매한 거다
-70년대 주거에 투자할 공적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민간에, 나아가 민간기업은 입주민인 소비자에게 공적 인프라의 책임을 떠넘긴 거
그러므로 외부인이 내 돈을 쓴다는 인식 하에-사실 알지도 못 하고 자연스럽게
담장을 두르고 차단봉을 만들어 구별짓기를 시도하는 자기 폐쇄적 문화가 만들어지도록 한다
-이는 공간적 실천이 자연스럽게 신체에 체화되는 것의 효과일 수
따라서 아파트가 공적 영역과 만날 수 있게 가로면에 접한 생활주택이라던가, 단지를 개방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된다는 거
현재의 주거 트렌드인 타운하우스나 초고층 오피스텔 등은 자기완결적 폐쇄사회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다를 바 없다는 거
좀더 인문학적인 글이라면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낫지만
예컨대 동일한 현상을 똑같은 부제-강준만의 글에서 따 왔다고 하지만 <정열> 보다는 <열정>이 더 낫다는 생각이지만
로 표현하거나 동일한 문구가 반복되는 게 있다
단지라는 데 주목하고, 단지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정치경제적 맥락, 기업과 자본의 맥락을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듯
덤으로 동일한 85제곱이 어떤 때는 31평, 어떤 때는 35평이 되는지-공용공간 설계의 마법이자 전용면적을 벽체 기준선이 아닌 벽체 안쪽 선으로 하는 게 유일한 아파트
발코니와 베란다의 차이는 몬지-지붕이 없어야 발코니이므로 샷시로 모두 막아 동일한 입면을 만드는 아파트는 베란다이고 결국 이는 전용면적, 사적 면적을 최대화하기 위한 용적률과 건폐율의 문제이기도
등에 대한 지식도
골목이나 동네가 대로와 단지로 바뀐 서울에서 걷기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듯
내 집이 생기면 베란다를 발코니로 만들고 입면에 표정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