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9.06.22 단짠의 기원
  2. 2015.07.04 먹는 행위에 대한 생각
  3. 2014.03.29 일본의 힘?

디저트의 모험
달콤하고 황활한 해피엔딩의 인문학
제리 퀸지오, 박설영 옮김, 프시케의 숲, 2019
Jeri Quinzio, Dessert: A Tale of Happy Endings, 2018

디저트가 별도의 먹거리로 등장하게 된 역사를 다룬다
중세부터 시작해 분자요리, 플레이팅이 등장한 20세기 후반까지 다루지만 다수는 왕과 귀족의 식탁에서 디저트가 분리되기 시작하고 민간에서 설탕을 먹기 시작하는 과정을 다룬다


매우 다양한 디저트 이름이 나오는 터라-현재 우리가 쓰는 이름과 다른 것을 가리키는 것도 다수
그림이나 사진이 친절하게 배치됐으면 하지만 이 점에서는 실패
머리 속에서 상상하기가 힘들다 

지금과 같이 식사 이후의 달콤한 디저트가 독립하기 전에는 짠 음식과 단 음식이 나란히 배치되거나 식사 중에 등장했다고 
그래서 파이나 크레페 같은 것도 디저트라기 보다는 고기, 생선이 들어간 식사용 음식이다가-민스 파이, 쉐퍼드 파이를 생각- 이후 설탕 가격이 낮아지면서 대중적인 단 음식이 됐다고 한다
단짠을 같이 먹는다는 생각도 인체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함이다
옛 사람들의 인체관에서는 체액의 순환을 돕는 약재 역할을 했던 설탕은 가격까지 비싸 부유층에서만 먹었고 
요즘에도 존재하는 설탕 공예는 식탁 중간에서 화려함과 예술성을 과시하는 역할을 했다

 

세계대전 시기 아이스크림 만들기가 금지되며 마시멜로가 유행했고
포크의 원형은 두 개로 갈라진 것으로 식사용이 아니라 디저트를 떠 먹기 위해서였으며
유럽 쪽에서는 아직도 명절용 케이크, 파이를 만들어 분위기를 돋운다는 소소한 팩트는 재밌지만 
다양한 디저트의 세계를 훨씬 다채롭게 그리지는 못 했다

단순한 이미지의 문제가 아니라, 디저트를 즐기는 방식의 변화는 귀족을 대상으로 한 '살림안내서'에 기대고
냉장고와 인스턴트 등장 이후의 변화는 너무 간략히 다뤄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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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식탁

먹고 마시고 사는 법에 대한 음식철학

줄리언 바지니, 이용재 옮김, 이마, 2015

Julian Baggini, The Virtues of the Table: How to eat and think, 2013


영국의 철학자가 쓴 음식에 대한 에세이

실제로 쉐프들을 인터뷰하기도 하고, 스스로 해 먹는 음식의 레시피를 소개하기도 한다



책은 재료에서 시작해 음식 공급사슬-요리-먹기 순으로 이루어지는데 \

재료 부분이 가장 도발적이다예컨대 로컬푸드는 <공동체 기반의 이기주의>일 수 있고 국제주의와 상충할 수 있으며

유기농 인증을 위해 비닐하우스 수경재배만 고집한다면 더 많은 전기를 써서 자연에 과부하를 주는 것 아니냐는 주장

제철 식재료는 시간의 흐름을 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지만 <제철주의> 자체만 고집할 경우 1월의 요리는 불가능하지 않겠느냐?

공정무역은 중요하지만 항공운송으로 들여오는 것은?

채식주의를 고집하기 보다는 동물의 삶을 가치있게 대하는 연민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 예컨대 락토채식이면 도축해야 되는 송아지는 어떻게 보느냐? 동물복지 기준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이냐? 등등



그러나 이는 영국의 이야기다-넓게 봐서는 유럽

슬로푸드, 로컬푸드, 공정무역, 유기농 인증이 폭넓게 쓰이고, 런던에서도 농민시장이 일주일에 한번씩 열리며, 소농들이 아직 살아있는 곳

대부분 잘 조리된 반조리식품을 먹고, 외식이 잦아 실제 요리할 일이 별로 없는 곳

-BBC에도 요리프로가 많았는데, 다수는 간단하고 멋있게-힙하게 요리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한국의 맥락에서는 어떻게 생각해 볼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


무엇을 따르냐가 아니라 어떤 원칙을 가지고, 그 원칙이 위치한 맥락을 꼭 한번은 생각해 보고

습관에 휘둘리지 않을 것

먹는다는 것은 정신과 육체 그 각각의 측면을 분리하지 않고 인간 자체에 대해서 인식하고 행동한다는 것

이런 경구 아닌 경구는 곱씹어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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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힘?

한줄 댓글/thing 2014. 3. 29. 14:46
현미선생의 도시락 1-
키타하라 마사키,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얻어 본 책
10권까지 나온 미완결 작품인데, 6권 정도까지밖에 못 봤다
도시락 싸는 얘기는 아니고-물론 도시락도 싼다- 일본의 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다


식문화사를 강의하는 현미 선생이 학교 안에 채소텃밭을 가꾸고 키우면서 자기 먹거리를 제 손으로 키우고, 제 손으로 요리하면서 생기는 이러저러한 얘기를 담는다 
재배와 요리는 개인화된 가족 간의 대화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취업을 고민하는 학생에게 서로 다른 속도로 자란다는 것을 일깨우는 소재도 되고, 함께 먹는 음식이 어떻게 같이 음식 먹은 사람의 기억이 되는지도 보여준다 

몇몇 부분에서는 일본 음식, 집밥이 많은 질병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문화 중심주의에 빠진 부분도 보이지만
<같이> <먹다>는 지점, 재배와 요리를 통해 직접 경험하는 즐거움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는 동의 

 
궁금한 것은 아무리 일본이 만화의 제국이라고 하지만 왜 이런 책이 나오고, 팔리게 되었느냐는 지점 
일본 식문화를 망라하는 듯한 <맛의 달인>이 100여 권에 달하는 것도 의미심장하고
일본의 자국 농업 지키기가 어느 정도로 성공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농업을 손에서 놓아버리지 않는 태도 때문인 것도 같다 
아무런 의식 없이 말 그대로 농업을 <놓아버린> 한국과는 대조적
부러운 지점이기도 하다-요즘에는 식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상태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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