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9.06.22 단짠의 기원
  2. 2015.08.13 음식 관련 단어의 역사
  3. 2015.07.04 먹는 행위에 대한 생각

디저트의 모험
달콤하고 황활한 해피엔딩의 인문학
제리 퀸지오, 박설영 옮김, 프시케의 숲, 2019
Jeri Quinzio, Dessert: A Tale of Happy Endings, 2018

디저트가 별도의 먹거리로 등장하게 된 역사를 다룬다
중세부터 시작해 분자요리, 플레이팅이 등장한 20세기 후반까지 다루지만 다수는 왕과 귀족의 식탁에서 디저트가 분리되기 시작하고 민간에서 설탕을 먹기 시작하는 과정을 다룬다


매우 다양한 디저트 이름이 나오는 터라-현재 우리가 쓰는 이름과 다른 것을 가리키는 것도 다수
그림이나 사진이 친절하게 배치됐으면 하지만 이 점에서는 실패
머리 속에서 상상하기가 힘들다 

지금과 같이 식사 이후의 달콤한 디저트가 독립하기 전에는 짠 음식과 단 음식이 나란히 배치되거나 식사 중에 등장했다고 
그래서 파이나 크레페 같은 것도 디저트라기 보다는 고기, 생선이 들어간 식사용 음식이다가-민스 파이, 쉐퍼드 파이를 생각- 이후 설탕 가격이 낮아지면서 대중적인 단 음식이 됐다고 한다
단짠을 같이 먹는다는 생각도 인체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함이다
옛 사람들의 인체관에서는 체액의 순환을 돕는 약재 역할을 했던 설탕은 가격까지 비싸 부유층에서만 먹었고 
요즘에도 존재하는 설탕 공예는 식탁 중간에서 화려함과 예술성을 과시하는 역할을 했다

 

세계대전 시기 아이스크림 만들기가 금지되며 마시멜로가 유행했고
포크의 원형은 두 개로 갈라진 것으로 식사용이 아니라 디저트를 떠 먹기 위해서였으며
유럽 쪽에서는 아직도 명절용 케이크, 파이를 만들어 분위기를 돋운다는 소소한 팩트는 재밌지만 
다양한 디저트의 세계를 훨씬 다채롭게 그리지는 못 했다

단순한 이미지의 문제가 아니라, 디저트를 즐기는 방식의 변화는 귀족을 대상으로 한 '살림안내서'에 기대고
냉장고와 인스턴트 등장 이후의 변화는 너무 간략히 다뤄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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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언어

세상에서 가장 맛이쓴 인문학

댄 주래프스키, 김병화 옮김, 어크로스, 2015

Dan Jurafsky, The Language of Food: A Linguist Reads the Menu, 2014


쉐프들이 유행이라 덩달아 음식 관련해서 인기를 얻는 듯한 책

스탠포드대에서 인기 있었던 언어학 강의란다



메뉴판에 적힌 글자가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가격이 올라간다던

메뉴 중 선택권이 많을수록-하는 음식이 많을수록 가격이 싸진다던가

과자 포장지에 적힌 글자 중 <자연, 유기농, 직접> 등이 늘어날 때마다 가격이 올라간다던가의 얘기는 흥미롭지만

사실 책 뒤편에 다 적혀있는 얘기라

크게 재미있지 않고 지루한 편


주래프스키의 주 관심사는 어떤 언어/단어가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변화되고, 새로운 의미가 덧붙여지고 아니면 아예 다른 뜻으로 바뀌는 부분인듯하다

케첩이 원래 중국어로 생선소스를 의미하다가 여러 나라로 퍼져가고 토마토 케첩이 주류가 되었다는 거나

중국이 경제적으로 부흥하던 시절에 중국 요리기법이 유럽, 미국으로 왔다던가 아라비아반도의 이슬람 국가들에서 유래된 음식이 많다는 정도는 재미있지만

복잡한 전파경로를 너무 자세하게 설명해 읽기에는 나쁘다

구체적으로 언어학과 만나는 부분은 인터넷 음식점 평가에 부정적인 묘사는 아주 구체적으로, 긍정적인 묘사는 일반적으로 한다는 정도

-정확한 용어가 있었는데 까먹음



동서양의 교류, 음식 언어의 변화 등을 상호 교류와 혁신, 상대에 대한 인정과 연결하는 끝맺음은 나쁘지 않지만

상호 교류 내용이 너무 느슨해서 읽는 재미를 반감시킨다-혹은 한 권에 담기에는 너무 방대할 수도

양적 방법을 통해 글자 수와 가격, 광고에 사용된 표현과 가격의 관계를 추적한 것은 재미있음-숫자가 마냥 딱딱한 것에만 쓰이는 건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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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식탁

먹고 마시고 사는 법에 대한 음식철학

줄리언 바지니, 이용재 옮김, 이마, 2015

Julian Baggini, The Virtues of the Table: How to eat and think, 2013


영국의 철학자가 쓴 음식에 대한 에세이

실제로 쉐프들을 인터뷰하기도 하고, 스스로 해 먹는 음식의 레시피를 소개하기도 한다



책은 재료에서 시작해 음식 공급사슬-요리-먹기 순으로 이루어지는데 \

재료 부분이 가장 도발적이다예컨대 로컬푸드는 <공동체 기반의 이기주의>일 수 있고 국제주의와 상충할 수 있으며

유기농 인증을 위해 비닐하우스 수경재배만 고집한다면 더 많은 전기를 써서 자연에 과부하를 주는 것 아니냐는 주장

제철 식재료는 시간의 흐름을 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지만 <제철주의> 자체만 고집할 경우 1월의 요리는 불가능하지 않겠느냐?

공정무역은 중요하지만 항공운송으로 들여오는 것은?

채식주의를 고집하기 보다는 동물의 삶을 가치있게 대하는 연민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 예컨대 락토채식이면 도축해야 되는 송아지는 어떻게 보느냐? 동물복지 기준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이냐? 등등



그러나 이는 영국의 이야기다-넓게 봐서는 유럽

슬로푸드, 로컬푸드, 공정무역, 유기농 인증이 폭넓게 쓰이고, 런던에서도 농민시장이 일주일에 한번씩 열리며, 소농들이 아직 살아있는 곳

대부분 잘 조리된 반조리식품을 먹고, 외식이 잦아 실제 요리할 일이 별로 없는 곳

-BBC에도 요리프로가 많았는데, 다수는 간단하고 멋있게-힙하게 요리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한국의 맥락에서는 어떻게 생각해 볼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


무엇을 따르냐가 아니라 어떤 원칙을 가지고, 그 원칙이 위치한 맥락을 꼭 한번은 생각해 보고

습관에 휘둘리지 않을 것

먹는다는 것은 정신과 육체 그 각각의 측면을 분리하지 않고 인간 자체에 대해서 인식하고 행동한다는 것

이런 경구 아닌 경구는 곱씹어볼 가치가 있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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