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학'에 해당되는 글 24건

  1. 2016.01.22 정치적인 것의 상실
  2. 2015.05.10 임파워먼트 측정
  3. 2015.01.15 약자의 무기

The Anti-politics Machine
"Development," depoliticization, and  the bureaucratic power in Lesotho

James Ferguson, Minesota Univ. Press, 1994


개발학 분야의 고전

전체 다는 아니고 서론 결론 부분+에필로그 부분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부근의 레소토 한 지역을 대상으로 '개발협력사업'의 실패가 낳은 효과를 다룬다

퍼거슨은 연구가 인류학적 접근을 띄고 있으며, 특정 맥락, 시간,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연구의 일반화를 경계하지만 그 함의는 적지 않은듯


'개발협력' 책에서는 "development"로 표현- 이 상당수 국가에서 실패를 거듭하는데도 계속 추진되는 이유를 찾는데

왜 실패했는가? 가 아닌

실패가 남긴 것은 무엇인가? 란 질문으로 시작한다

실패가 남긴 것은 국가기구의 확대, 국민 규율과 통제의 확대, 정치적인 것의 상실

-본문에 더 자세히 나오겠지만, 기존 삶의 방식을 억압하는 개발협력 이념에 대한 반대를 무화시키는 것일 듯



기존 자유주의적 접근과 맑시즘적 접근을 떠나서 경제적 wellbeing 증진이 가능/불가능하다는 점을 반박

그러나 단순하게 토착과 전통을 억압하곤 하는 근대성 idea 개념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

푸코의 감옥과 마찬가지로 어떤 태도는 긍정하고, 어떤 태도는 부정하면서 태도와 이념을 탈정치화하며 그 과정에서 국가기구는 확대

-idea는 사회적 구성물이기에 '개발협력' idea의 제도화 과정의 효과

-이점에서는 Bevir 계열의 해석 중시와 맞닿는 부분도


또한 이러한 idea의 제도화는 그 자체가 완결된 것이 아니라 한 부분을 이루는 machine의 일부라는 점을 강조

idea의 힘, 혹은 제도의 힘이 본문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살펴볼 필요




좀더 분명한 함의는 아마도 에필로그 부분

무엇을 할 것인가? 가 아닌 By Whom으로 질문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

수원국이 해야 하겠지만, 수원국의 people을 상정하는 것은 환상

people은 모두가 다르고, 다른 이해를 지니고, 대표되는 정도도 다르기에 어떤 people인지 질문해야 한다는 점

그렇다면 수많은 좋은 뜻의 자유주의적, 평등주의적 지향의 개발협력기구는 무엇을 할 것인가?

기존 수원국 질서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정치적 활동을 지원하고, '개발협력' 이념의 환상을 드러내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상당수 수원국은 권위주의 국가이기에

그래서 자신의 전문성이 현지의 필요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도움이 되는 방식은 급진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

이 일은 돈이 되지도, 칭찬을 받기도 힘들겠지만, 의미 있을 거라는 지적



왜 이 책이 개발학의 고전이 되었는지가 분명하지만

이 급진적인 주장이 개발학 학자 내지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수용되는지는 불분면

연구의 측면에서는

도덕적으로, 두 개의 다른 국가/세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푸코의 통찰은 매우 강력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지만

그래서 내가 지금, 여기, 무엇을 할 것인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음-지금, 여기의 나는 여전히 outsider일 수밖에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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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owerment theory, research, and application 

American Journal of Community Psychology, Vol. 23, No. 5, 1995

Douglas D. Perkins, Marc A. Zimmerman


꽤나 오래 전에 쓰여진 권한강화, 임파워먼트 관련한 심리학 학술지의 특별호 중 일부

empowerment를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글



임파워먼트가 개발/발전에서 주류적 개념으로 떠오른 뒤에 쓰여진 글인듯

왠지 필자 이름이 눈에 익었지만 커뮤니티 심리학이라는 아주 생소한 학문영역에서 쓰여진 글이라 예상과는 다르다

어쨌건 코넬 임파워먼트 그룹이 정의한 것은 다음과 같다 

an intentional ongoing process centered in the local community, involving mutual respect, critical reflection, caring, and group participation, through which people

lacking an equal share of valued resources gain greater access to and control

over those resources

그러나 이러한 정의에도 불구하고 기본은 <정해지지 않은 구성물 open-ended construct>


애매모호한 개념인 만큼 적용에 있어 예민해질 것을 강조하는 듯하다

예컨대 그 과정과 결과를 구분하고 개인, 집단, 조직 중 무엇을 대상으로 하는지 커뮤니티, 국가정책, 국제정책 등 분석의 수준을 정확히 할 것 등등



미국내 진보적 흐름으로 커뮤니티 개발이나 공동체 살리기 등에 관심을 둔 사람들이 임파워를 이야기하는 반면 네오콘 역시 국가 대신 수혜자와 시장을 강조하는 흐름으로 임파워를 이야기해 

두 가지 흐름이 공존한다는 지적은 흥미롭다 


심리학은 설문조사 등 행태주의에 크게 영향을 받은 듯해서, 

게다가 정책적으로 임파워먼트 접근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측정을 강조한다는 느낌은 든다 

사실은 임파워를 위한 메커니즘을 짜거나, 기존 그룹과 협력을 한다는 점이 매우 어렵고 상황마다 매우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언급 외에는 부족한 것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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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의 무기

study/development 2015. 1. 15. 18:45

Weapons of the Weak

Everyday Forms of Peasant Resistance

James C. Scott, Yale University Press, 1985


왜 읽으려고 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헤게모니, 해석, 계급, 구조 등 여러 지점에서 현재 읽는 것과 맞닿은 책


농민의 도덕경제 분석으로 유명한 스코트는 이후 79-80년 14개월 동안 말레이시아의 70여 명 규모 농촌마을에 머물며 이 책을 작성했다고



왜 농민 저항을 찾아보기 힘든가? 지배 이데올로기/헤게모니에 포박된 것인가 허위의식 때문인가? 정도가 질문

이에 대한 대답은 소극적 저항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며

행동이 아닌 <의식> 수준에서 헤게모니를 판단하면 포박되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결론

-이를 통해 맑시즘의 경제결정론을 비판하고-보완일수도, 계급 및 물질적 조건을 분석한 기반 위기에,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을 수정한다


매우 길고 자세한 70여 명 농촌마을 주민 전부의 소득, 농지 등을 조사하고 이를 상세히 분석한 데 더해

콤바인 도입, 기계화 속에서 마을 내 빈곤층이 토지임대, 노동력 등을 잃는 상황 전후를 살펴본다 

fieldwork 기간 동안 대화, 언급 속에서 각 계급에 따라 자신 및 마을 상황을 설명하는 <해석> 속에서 빈곤층과 부유층의 차이를 발견하고, 

-계급에 대한 인식

각각이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도덕/규범을 재정의, 재해석한다고 발견한다

-물질적 조건이 <해석>을 통해 인식되고, 행동에 영향

예컨대 부유층은 빈곤층이 게으르고, 도둑질하는 이들이라 프레이밍하고, 빈곤층은 부유층이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욕심많고 자비심 없다고 비판한다 

빈곤층은 부자들을 비판, 욕하고 일자리를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모심기 등을 미루고, 부자를 마을에서 아는 척 하지 않고 축제를 열어도 참가하지 않는 식으로 일상에서 저항한다 


자신들의 물질적 조건이 부유층과의 계약-노동력, 임대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저항은 소극적이고, 전체 사회경제적 구조를 바꾸지 못 하지만

이들이 허위의식에 사로잡혔다거나 현실을 모른다고 할 수 없다는 지적

특히 빈곤층은 바뀐 현실이 자신에 대한 존중-동등한 주체로서의 대접을 없애버렸기에 특히 분노한다고

또한 부유층이든 빈곤층이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존 규범/도덕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 주목



그람시의 헤게모니는 의식이 주입되고 혁명을 어렵게 한다는 점을 지적하지만

스코트의 헤게모니는 혁명이나 물리적 저항은 없다라도, 지배적 의식 역시 정당성을 얻어야 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주입되지 못 한다는 점을 지적

또한 사회운동에서 주체들이 특정 의식을 보유하기 때문이 아니라 기존 세계관/질서 내에서의 위반에 분노하기 때문이라는 이론 논박도 중요

-글이 쓰여진 80년대 중반이 어떤 배경인지 모르겠으나 수동적, 전통적 농민을 단순히 비판하지 않고 보다 상세히 살펴 그들의 가능성을 살핀다는 점에서 기존 생각에 균열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듯?



일정한 사회경제적 조건, 특히 계급적 조건을 전제로 그 내부의 저항과 일탈, 해석과 의식을 상세히 분석하는 동시에

기존 이론을 논박하고 보다 정교하게 한다는 데서 매우 뛰어난듯

농촌의 계급을 농지 보유 여부로 조작화하고, 다른 여러 가지 설명을 하나씩 논박해가는 과정도 

근대화 과정에서 현실의 동학을 추적하는 데 사용해 볼만


그러나 스스로도 밝히듯 이러한 일상의 저항은 특히 농촌처럼 집단행동이 조직화되기 힘든 곳에서 실제 변화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슬픈 현실

다만 불가피성이 곧 정당함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유의미-결국 문제는 행위자의 해석일 수?? 

톰슨의 도덕경제 책은 읽지 못 했지만 북한에 도덕경제를 대입하는 연구들은 해석의 문제를 도외시한 것??



++

EP 톰슨의 도덕경제는 <가부장적 권위와 대중 paternalist authority and the crowd> 간의 균형의 문제라 한다

중앙이 사회질서 및 헤게모니 유지의 비용을 지불하는 일종의 사회적 협상으로 표현된다

여기에는 비화폐적인 상품이 관련되며, 단순한 관습 전통 비시장 교환보다는 보다 정치적인 것을 의미한다


스콧의 글에서 생존경제와 생존윤리, risk-averse를 강조하는 경제적 측면과 연결된다면-일상 경제활동의 mentality

도덕경제 틀을 북한에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다만 분석단위를 상당히 좁힐 필요

-선물의 동학이 작용하는 부분과 생존의 동학이 작용하는 부분을 구분


Gotz, 2015,  ‘Moral economy’: its conceptual history and analytical prospects, Journal of Global Ethics, 11:2, 147-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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