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학'에 해당되는 글 24건

  1. 2013.06.10 개발/발전과 IPE
  2. 2013.02.22 원조 대신 성장전략을
  3. 2013.01.28 빈곤의 이유
거대한 역설
왜 개발할수록 불평등해지는가
필립 맥마이클, 조효제 옮김, 교양인, 2013
Phillip McMichael, Development and Social Change: A Global Perspective, Sage, 2012


개발학 분야의 고전으로 꼽히는 책 
조효제가 번역, 혹은 쓴 책은 의미있는 책이 많다


로스토우의 단계적 발전론에 근거한 현재의 개발 담론이 근거하고 있는 서구 산업화-지구화 지향의 결과물의 유산을 밝힌다 
-개발의 사다리, 개발 프로젝트 
제국주의 시대 본국의 필요에 맞춰 단작 위주로 기존 개발도상국의 농업을 재편한 것부터 
불평등한 국제경제 시스템에 맞춘 개발 패러다임의 적용,
지구화라는 이름 하에 정부와 국제기구 등이 시행하는 빈곤감축 계획의 허와 실까지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빈곤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변환되는 과정을 다룬다 
-과거 부유한 국가와 빈곤한 국가가 있었다면, 현재는 빈곤국 내에도 부유한 사람과 빈곤한, 소외되고 아예 배제된 사람이 등장

생태적 지속가능성, 식량주권, 여성권리 등 산업화 일변도와 다른 발전-개발이 아니다-을 택하고, 저항운동을 벌이는 것도 소개된다 
그러나
핵심은 개발 주류의 이데올로기의 허점을 들추고 역사적으로 개발 프로젝트의 변화를 다루는 것
-국민국가와 경제성장이 결한된 개발의 시대는 탈국민국가, 지구화된 시장의 지구화 시대로 전환
-현재를 기후변화의 위기를 공히 겪는 지속가능성 시대로 명명하지만 아직 이 정도는 아닌듯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개발모델과 현재 브릭스 발전이 국제정치경제의 변화 속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쉽게 재현될 수 없음을 밝히는 부분은 날카롭다
-반농업 편향성과 식량레짐, 전지구적 국제분업-노동, 서비스, 아웃소싱 등
-인프라 프로젝트 차관->프로세스 조건 및 거버넌스 강조로 바뀐 국제기구의 개발 전략이 사실은 국제 NGO와 국제기구의 시민사회 대체가 되어 버리는 경향
 
결론으로서의 대안은 인간개발의 강조-생산 뿐 아닌 재생산(사회정책, 육아 등)도 포함, 비시장적 가치의 재발견, 탈성장 경제학, 지역사회의 재발견 등


생산 및 성장과 관련해서는 이견이 있다
개발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생각해 볼 것은 주문하는 것은 염두에 둘 측면-좀더 정치한 생각을 했었는데 까먹었다
로컬리즘 관련 공부 및 여기에 나온 주요 보고서의 <예쁜 말>들을 곱씹어 볼 필요

cooperative advantage
UK Stern Review, 2006

Cowan and Shenton, 1996, Doctrines of Development 
Perkins, 2010, Equitable and Ecological Degrowth: Feminist Constribution, degrowth.org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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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원조
담비사 모요, 김진경 옮김, 알마, 2012
Dambisa Moyo, Dead Aid: Why Aid is not Working and How there is a Better Way for Africa, Farrar, Straus and Giroux 2009


아프리카 경제학자-근데 학업과 직업은 모두 영국에서 하니 정확히는 아프리카 출신 경제학자-
머리말에 따르면 잘 나가는 지식인 집안의 딸이란다 
한때 오프라 윈프리 책 리스트에 올라왔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도 얻은 책


원조가 아프리카 나라를 죽이고 있다는 간결하고 강력한 주장에 비해, 논거가 부족한 듯도 하다
현재의 주요 논거는 원조는 수원국의 책임성을 높이지 못한 상태에서 무조건적으로 주어지며
부패한 정부는 여기에 기생해 원조액을 착복한다는 것
정부의 원조 의존은 구조적이라 자생적인 발전을 꾀하지 않고 쉬운 길을 선택한다는 주장 rent seeking 행위
-식민 종식 이후 60년을 보면 원조가 실패했다는 주장이 맞지만, 현재 원조 활동가들이나, 원조로 자활을 개척할 수 있던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꺼림찍한 주장

원조 대신 수원국이 자본을 채권 발행 등으로 조달해 경제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쟁력 있는 무역, 소액대출을 통한 소상공 제조업 성장 등도 솔루션 중 하나
이 맥락에서는 중국의 무비판적 아프리카 지원정책도 자본 유입에 도움이 된다-주류? 개발학에서는 비판이 더 많지만 
-물론 문제도 많다 건설에 중국 노동자만 쓴다던지
-이 문제는 수원국이 규제해야 되는 부분! 어느 정도 가능할 지는 각국마다 다르겠고, 아프리카 뿐 아니라 북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부분


갠적으로 재밌는 부분은 원조의 역사와 그 실패 부분
마샬 플랜의 성공을 제도적 기반과 인프라가 전혀 다른 아프리카에 이식하려 하다가 실패 
빈곤 퇴치를 위해 70년대 대출을 대거 양산했으나 80년대 서구의 성장 둔화로 이자율이 높아져 채무를 진 국가가 헤어나올 수 없는 데로 떨어졌다가
-원조에 갇힌 아프리카, 이 부분은 원조가 아프리카를 죽인다는 논거가 됨
90년대 자유화 바람에 구조조정과 민주주의 증진을 전제로 한 조건부 차관이 늘어났다가
-거버넌스의 문제 대두!
00년대는 락스타부터 시작해 서구의 도덕심에 호소해 원조는 그 효과성과 무관하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추세 등-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원조 대신 각국이 선택해야 하는 것은 발전! 장하준의 주장과도 일맥상통
중요한 것은 자본 조달-저축, 채권 등을 통해서도-과 제도의 강화-책임성 강화 공공재 제공, 민간투자 환경 보장, 사유재산권 보장 등 
여전히, 국가의 역할이 중요-장하준의 국가 경제발전 전략과 동시에
대안의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는 주류 자본주의 경제학의 혁신 전략을 따라간다는 생각도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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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이유

study/development 2013. 1. 28. 23:53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 최완규 옮김, 시공사, 2012 
Daron Acemoglu and James A. Robinson, Why Nations Fail: The Origin of Power and Prosperity, Crowns Business, 2011

개발경제학자와 정치학자가 함께 쓴 책
이론의 간결성 parsimony, 이론 구축의 모델을 보여주는 듯하다


지은이들이 <제도 이론>이라고 칭하는 이 발전 이론은 정치제도, 경제제도의 포용성 inclusiveness 여부를 발전의 가늠자로 삼는다 
정치제도의 포용성은 다원적 민주주의, 중앙집중화
-이 부분에서는 효율적인 관료제가 필요하다는 embedded economy의 지적이 생각나다 
경제제도의 포용성은 사유재산제와 여기서 비롯한 인센티브 구조, 혁신을 가능케 하는 것 등 
-이 부분에서는 정확히 슘페터의 지적을 따른다 
이와 대비되는 개념은 착취성 extractiveness 예컨대 독재자가 자신의 부를 증진하기 위해, 혹은 부패한 공공 당국을 떠올리면 쉬울 듯

이러한 제도는 역사와 critical juncture에서 비롯된다 
서유럽의 번영은 로마가 남겨놓은 유산-공화정적인-과 영국 명예혁명, 프랑스 혁명에서 비롯된 전제왕권을 무너뜨린 다원적 이해관계의 반영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동남아의 독재와 불안정한 내부 정치상황 등은 식민의 유산인 탓이 크다 

이 부분에서는 남미와 북미를 비교하는 부분이 흥미롭다 
남미의 잉카 제국 등은 부유한 자원을 갖고 부족이 존재해 식민지배 당시 착취적 제도가 만들어졌으나 북미는 너무나 인구가 적어 이와 같은 제도가 기능하지 않아 정착민에게 경제적, 정치적 자유를 부여하는 정책을 택했다는 것 
당시의 식민정책의 유산은 북미와 남미에 그대로 남아 북미의 번영을 가능케 했다 
우연적인 상황이 현재의 제도를 만들어 왔다는 지적


지은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혁신을 가능케 하는, 공고한 사유재산권에 근거한 경제제도 없이는 성장이 있을 수도 있으나 제한된다는 것 
우리나라나 중국을 생각하면, 독재 시기 성장을 했으나, 이 정치제도가 계속됐다면 성장은 더 이상 불가능했을 거라는 거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성장이 시작된 것은 설명가능하나, 박정희 시기의 성장을 이 틀로 설명하기는 무리라는 게 내 생각
-우리나라의 성장는 정치제도가 민주화된 87년 이후 가속화된 게 아니라, 박정희 시기 중화학 공업에 진출한 결정과-많이 무리가 따르고, 시민들에게 고통을 전가했으나- 전두환 시기 국제경제의 운발 덕분이었다고 생각하기에 
-아직 인상비평 수준의 생각이지만 

이 지점에서 보면 전형적인 미국식 사고가 있긴 하다 
사유재산권의 강조, 자본주의에서만 가능한 혁신, 중국식 성장모델에 대한 견제 
-실제로 저개발국이 중국식 성장모델을 택하면 안 된다는 점을 직접 강조하기도 한다 


이론의 간결성은 더할 나위 없이 멋지다 
전체적인 흐름에서 역사와 제도에 착목한 것도 괜찮다 
다만 위 지점에서 다원적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의 자부심이 너무 강하게 드러난달까 하는 생각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한 자부심이 없다면 간결성이 담보되진 않겠지만 


여튼 세계의 빈곤과 번영을 명쾌하게 설명했다는 점에서 읽을 만한 책 
역사와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도 
관련 논의가 블로그를 통해 계속되고 있으니 따라가면서 읽어보면 흥미로울 듯

아, 서로 사이가 안 좋을듯한-방법론 면에서 정치학자와 경제학자가 함께 썼다는 점도 재미있다 
애쓰모글루는 개발경제학, 개발학 분야의 거두기도 하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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