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 해당되는 글 24건

  1. 2013.01.28 빈곤의 이유
  2. 2012.08.19 장하준의 처방
  3. 2012.07.26 민주주의 아찔한 결론

빈곤의 이유

study/development 2013. 1. 28. 23:53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 최완규 옮김, 시공사, 2012 
Daron Acemoglu and James A. Robinson, Why Nations Fail: The Origin of Power and Prosperity, Crowns Business, 2011

개발경제학자와 정치학자가 함께 쓴 책
이론의 간결성 parsimony, 이론 구축의 모델을 보여주는 듯하다


지은이들이 <제도 이론>이라고 칭하는 이 발전 이론은 정치제도, 경제제도의 포용성 inclusiveness 여부를 발전의 가늠자로 삼는다 
정치제도의 포용성은 다원적 민주주의, 중앙집중화
-이 부분에서는 효율적인 관료제가 필요하다는 embedded economy의 지적이 생각나다 
경제제도의 포용성은 사유재산제와 여기서 비롯한 인센티브 구조, 혁신을 가능케 하는 것 등 
-이 부분에서는 정확히 슘페터의 지적을 따른다 
이와 대비되는 개념은 착취성 extractiveness 예컨대 독재자가 자신의 부를 증진하기 위해, 혹은 부패한 공공 당국을 떠올리면 쉬울 듯

이러한 제도는 역사와 critical juncture에서 비롯된다 
서유럽의 번영은 로마가 남겨놓은 유산-공화정적인-과 영국 명예혁명, 프랑스 혁명에서 비롯된 전제왕권을 무너뜨린 다원적 이해관계의 반영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동남아의 독재와 불안정한 내부 정치상황 등은 식민의 유산인 탓이 크다 

이 부분에서는 남미와 북미를 비교하는 부분이 흥미롭다 
남미의 잉카 제국 등은 부유한 자원을 갖고 부족이 존재해 식민지배 당시 착취적 제도가 만들어졌으나 북미는 너무나 인구가 적어 이와 같은 제도가 기능하지 않아 정착민에게 경제적, 정치적 자유를 부여하는 정책을 택했다는 것 
당시의 식민정책의 유산은 북미와 남미에 그대로 남아 북미의 번영을 가능케 했다 
우연적인 상황이 현재의 제도를 만들어 왔다는 지적


지은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혁신을 가능케 하는, 공고한 사유재산권에 근거한 경제제도 없이는 성장이 있을 수도 있으나 제한된다는 것 
우리나라나 중국을 생각하면, 독재 시기 성장을 했으나, 이 정치제도가 계속됐다면 성장은 더 이상 불가능했을 거라는 거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성장이 시작된 것은 설명가능하나, 박정희 시기의 성장을 이 틀로 설명하기는 무리라는 게 내 생각
-우리나라의 성장는 정치제도가 민주화된 87년 이후 가속화된 게 아니라, 박정희 시기 중화학 공업에 진출한 결정과-많이 무리가 따르고, 시민들에게 고통을 전가했으나- 전두환 시기 국제경제의 운발 덕분이었다고 생각하기에 
-아직 인상비평 수준의 생각이지만 

이 지점에서 보면 전형적인 미국식 사고가 있긴 하다 
사유재산권의 강조, 자본주의에서만 가능한 혁신, 중국식 성장모델에 대한 견제 
-실제로 저개발국이 중국식 성장모델을 택하면 안 된다는 점을 직접 강조하기도 한다 


이론의 간결성은 더할 나위 없이 멋지다 
전체적인 흐름에서 역사와 제도에 착목한 것도 괜찮다 
다만 위 지점에서 다원적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의 자부심이 너무 강하게 드러난달까 하는 생각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한 자부심이 없다면 간결성이 담보되진 않겠지만 


여튼 세계의 빈곤과 번영을 명쾌하게 설명했다는 점에서 읽을 만한 책 
역사와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도 
관련 논의가 블로그를 통해 계속되고 있으니 따라가면서 읽어보면 흥미로울 듯

아, 서로 사이가 안 좋을듯한-방법론 면에서 정치학자와 경제학자가 함께 썼다는 점도 재미있다 
애쓰모글루는 개발경제학, 개발학 분야의 거두기도 하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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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말하다
장하준, 김희정 안세정 옮김, 부키, 2010
Ha-joon Chang, 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 Bloomsbury Press, 2011


나온지는 조금 된 장하준의 최근작
엄청난 베스트셀러였는데, 이제 장하준은 완전 브랜드가 된듯
영국에서보다 우리나라에서 빨리 나온게 신기


제목 그대로 23가지의 자본주의-정확히 주주 자본주의- 프로파간다의 오류와 진실을 말한다.
가장 핵심적으로는 완전한 자유시장 정책을 추진해 트리클 다운 효과를 노리는 것이 성장을 담보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

키워드는 성장과 발전 이다
세계은행이 저개발국 발전에 요구하는 정책이 잘못 되었음을 밝히는데 주 목적이 있는듯
자본의 국적성, 탈산업의 신화, 정부 주도와 계획, 작은 정부의 문제, 아프리카 자원의 저주와 기업가 정신의 문제, 금융 자유화 문제 등등
그들의 주장에 이어, 이에 대한 반박, 여기에 대한 풍부한 예시 등으로 이루어진다
예들이 풍부하고, 현실적이라 꽤 어려운 비주류 경제학을 본격적으로 다룸에도 잘 읽힌다 
-이론적이지 않다는 건 제외하고 그래도 아래에 깔려 잇는 제한적 합리성 개념, 진화, 제도 경제학 개념 등은 사실 어려운 문제
-장하준은 글을 잘 쓴다 쉽게 쓴다는 것은 잘 안다는 의미이므로


주주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이 흥미롭다
주주 가치 극대화 관련해서 배당금 비율은 40퍼센트 내외 -> 60퍼센트 내외로 급상승
임금 인하, 설비 이전, 아웃 소싱, 법인세 인하 및 보조금 학대 등의 효과는 물론
80년대 이후 이윤 비중이 증가했음에도 투자 확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제조업의 성장이 경제 성장에 가장 중요하므로 주주 자본주의의 문제는 매우 심각
-한국경제 성격 논쟁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


국내에서 장하준 브랜드가 너무 소비되어서 그렇겠으나 출판된 내용들이 겹친다는 것은 아쉬움
장하준 논의는 저개발과 좀 더 관련된다는 게 내 생각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에는 생각해 봐야 될 지점이 많은듯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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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론으로 본 민주주의(가제)
앤서니 다운스, 박상훈 외 옮김, 후마니타스, 2012
Anthony Downs, An Economic Theory of Democracy, Harper and Row, 1957 


운 좋게 꽤 일찍 보게 된 민주주의 관련 책
오래 전 나온 책이지만 정당론의 고전이라고 


경제학, 그 중에서도 합리적 선택이론을 정치학에 적용시킨 책이다
자기 이익의 극대화
유권자의 자기 이익은 투표 후 주어지는 보상의 극대화, 정당의 자기 이익은 재선과 득표 극대화다 
유권자와 정당은 모두 한계 보상과 한계 비용을 일치시키는 결정을 한다
각자는 일종의 후생함수 비슷한 계산을 통해 유권자는 투표 할지, 하면 누구한테 할지, 정당은 어떤 정책을 낼지 등을 결정한다
-시기에 따른 할인률 등 함수에서는 고려할 것이 많고, 좀더 복잡한 가정이 있으나 패스
-가정과 계산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은 따라가기가 퍽이나 어렵다

문제는 불확실성
유권자는 자신의 이익을 누가 가장 잘 증진시킬 지 모르고, 정당은 상대 정당의 전략과 어떤 정책에 유권자가 잘 반응하는지 모른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정보비용이 들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다수의 유권자는 무관심해지고, 소수의 유권자는 자신들이 다수를 대표한다고 하여 정당에 영향을 미쳐려 한다 
정당은 다수 유권자의 선호를 파악할 수 없기에 소수의 영향력에 좌우된다 
민주주의에서 합리적으로 불평등이 발생하는 순간 

한편 정당은 이데올로기를 매개로 정책 함수보다 손쉽게 유권자에게 다가가려 하는데
양당제 하에서는 다수를 포괄하기 위해 중도를 계속 지향하게 된다 
-이게 유명한, 현재 정당정치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명제라고

정보비용이 크고, 투표에도 비용이 들기에 현재의 사회적 노동분업 하에서
전문가의 영향력은 더 커지고
비용에 민감한 저소득층의 투표율, 나아가 영향력은 더 적어진다


복잡한 쟁점이 더 많이 존재하긴 하지만-열정적 다수, 리더십, 공간모형 등등
민주주의 하에서 합리성은 1인 1표를 무시하는 영향력의 불평등을 낳는다는 것이 요체
비관적인 결론이다 
증명과정에서 사용하는 전제와 가정이 복잡하기에 어느 단계에선가 이를 반박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꽤나 강력한 주장
아마도 근본적으로는 정치가 경제와는 다르다-행위의 이유를 포함해서-는 점이 밝혀져야 할듯
그러나, 과연 다른가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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