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철학'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14.07.30 공적영역의 구조적 전환
  2. 2014.05.12 개념의 역사
  3. 2014.01.03 재화의 성격 변화
The Structural Transformation of the Public Sphere
An Inquiry into a Category of Bourgeois Society
Jurgen Habermas, MIT Press, 1991
 
나름 재밌게 들었던 수업의 예전 버전에서 읽었던 책
근대 이후 공적영역과 여론에 대한 역사적 분석이다


근대 부르주아의 공적영역이 어떻게 군주의 지배에서 벗어나 정치적 기능을 하였는지와
이것이 이후 어떤게 변화했는지를 살핀다
절대군주 시절 <사적 개인>은 지위를 갖지 못해 열등한(?) 위치에 있었고, 이들은 궁정과 구분되는 시민사회 내의 <공적영역>에 모여서 토론, 담화 등을 했다
이러한 토론은 청중을 대상으로 한 주관성이었단다 like letters
예컨대 커피하우스, 펍 등을 떠올리면 되겠다 
당시의 <공적영역>에서는 <여론>이 형성되었는데, 이는 시민사회가 토론을 통해 일반이익(공익)을 인지할 수 있다는 계몽주의적 시각에 입각
이러한 <사적개인>은 개인인 동시에 시민으로서의 덕성을 같이 같고 있기에 위와 같은 추론이 가능

여튼 이를 통해 기능했던 <공적영역>은 국가와 사회의 분리에 기반하고 있었는데 
국가의 사회 침투-복지국가
사회의 국가 침투-각종 결사체, 이익단체, 정당(?) 등을 통해 두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공적영역>의 본래적 의미는 상실
<공적영역>은 국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적영역>은 시민사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변화 
refeudalization of society

여론 역시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사적개인>이 수동적 소비자화 되어 시민으로서의 역할 상실
나아가 정당이 publicity 기능을 통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위와 같은 추이에 기여
-representative publicity
-이 부분에서는 하버마스의 통찰이 현재에도 유의미
나아가 개인 역시 조직에 속한 인간으로서 <사적영역>이 사회를 재생산하던 기능도 상실


부르주아 공적영역이 기반하던 배경-사적영역에 위치하나, 공적인 문제를 논의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이 사라지면서 문제가 발생한 건데 
하버마스는 critical publicity를 되살려 이 문제를 극복하고자 한다 
-이후 나오는 심의/숙의 민주주의는 이 연장선상에 있을듯
그러나 이전과 같은 공적영역이 없기 때문에 사적영역의 의견이 소통되면서 공공성을 획득하든가, semi-public 성격이 변화
핵심은 <여론>의 민주적 조성 과정이 중요



대개 하버마스의 public sphere를 공론장으로 번역한다고 하는데, 적어도 이 책에서는 공적영역이 맞는듯
사적영역, semi-public, semi-private가 구분되어 쓰이는 데다 
social sphere, occupational sphere 등도 등장하는 터라, sphere 자체가 독립된 느낌이다 

정치사상, 정치철학이랑 친하지 않아서 제대로 이해한 지는 모르지만 
비판적 publicity의 중요성을 강조
근대 초 bg 공적영역의 복원은 불가능하지만, 하버마스는 영역별 교차를 넘나드는 소통을 통해 이런 기능을 할 수 있으리라 판단하는 듯
전반적으로 개인의 물화(objectification)이 기본적인 문제이지 않을까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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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의 역사

study/others 2014. 5. 12. 12:17
국가 주권
박상섭, 소화, 2008
국민 인민 시민
박명규, 소화, 2009


개념사총서라는 이름 하에 진행 중인 일련의 저작 중 일부
꽤나 많은 주제/단어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된 듯하다 


흔히 정치학에서 원용되는 개념의 상당수가 서구를 기원으로 하고, 일본의 번역을 거쳐, 우리에게 수입되어 사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꼭 필요한 작업
두 책 모두에서 <번역>의 문제를 상당한 비중으로 다루는 것도 서구와 다른 정치사회역사적 맥락에서 개념을 수용한 터라 더욱 중요 

눈에 띄는 주장은 
동아시아에서 자유주의적 영국, 프랑스 것이 아닌 독일의 국민, 국가, 민족국가 개념이 수입되면 벌어진 여러 갈래들 
-독일은 기본적으로 개인 중심이라기 보다는 집단 중심
-물론 이에 대한 많은 논의가 더 있겠지만 
또한 국가와 주권 역시 독일 통일 과정에서 동일시된다는 점도 
-개념의 시공간성이 매우 중요해지는 맥락

국민, 인민은 해방을 거치며, 남북 각 정치체에 독점되면서 너무 정치적 의미가 분명해졌다고 
유진오가 <인민>을 빼앗긴 것을 아쉬워하는 회고는 흥미롭다 


당장 개인적으로 도움이 될 듯한 것은 시민의 이중성-정치적 주체, 경제적 주체로서의 시민
정치적 주체로서의 시민은 공민, 공공성을 담지하고 있기에 우리에게 더욱 중요할 듯
-이게 그람시안적 이라고 하는데 그 상관관계를 자세히 보면 더 좋을듯

한편으로는 번역의 문제만 갖고도 상당한 논의를 할 수 있을 듯해서 
이후에 단어 중심이 아닌 주제를 중심으로 -번역, 근대 등- 개념사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
혹은 국민이나 국가의 계보학을 보다 자세히 다루는 연구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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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마이클 샌델, 안기순 옮김, 와이즈베리, 2012
Michael Sandel, What Money Can't Buy: The Moral Limits of Markets, 2012


정의란 무엇인가, 로 완전 뜬 정치철학자 샌델의 시장과 도덕 강의록
회사 읽기토론 교재다


도발적인 문제제기로 유명한 이답게, 이미 상품화가 되어 버린 다양한 재화-이름 붙일 권리, 청소노동자의 생명 등에 대해서 고민한다 
시장은 개인주의와 공리주의에 입각해 생명이나 환경도 거래한다면 거래 당사자에게는 돈을, 전체 사회에는 복리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샌델의 질문은 과연 그러한가? 이다

시장은 생명, 환경, 우정, 명예 등을 사고팔지만 거래 과정에서 재화의 성격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주요한 논의
예컨대 어린이집에 맡긴 아이를 늦게 찾으러 가는 부모에게 벌금을 부여하는 경우 이 벌금을 요금으로 인식해 더 늦게 오게 되고, 늦으면서 생기는 죄책감도 사라진다 
핵폐기물을 수용하는 지역민에게 재정적 보상을 하게 되면, 오히려 수용 찬성률이 줄어든다
기부 모금을 해 오는 어린이들에게 상금을 주면, 오히려 기부금을 모아오는 비율이 줄어든다 등
생생한 사례를 통해 각각 공공재, 좋은 마음 등이 돈을 벌려는 목표로 변질된다는 게 설득력 있으며, 한번 재화 혹은 서비스의 성격이 변화되면 이를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증거도 곁들인다 


그러하기에 시장의 활동이 도덕이나 사람들의 사고에 미치는 영향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다소 허약한 결론-어떻게 할 것인가는 논의하지 않는다 
다만 도덕이라는 한 가지 측면으로 시장을 봤을 때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

바람직한 경제활동은 재화의 성격을 변화시키지 않는 것이 되어야 하며, 이는 시간-장시간의 결과 고려과 범위-이해관계자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좋음
내게 너의 생명을 팔아라, 라는 제의가 왔을 때 맞닥뜨리는 생각을 정리하게 해 준다-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한 공리가 아닌 구조적 제약일 수도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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