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 해당되는 글 20건

  1. 2013.01.28 빈곤의 이유
  2. 2012.10.22 지역의 가능성
  3. 2012.10.18 잔혹한 인간의 본성

빈곤의 이유

study/development 2013. 1. 28. 23:53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 최완규 옮김, 시공사, 2012 
Daron Acemoglu and James A. Robinson, Why Nations Fail: The Origin of Power and Prosperity, Crowns Business, 2011

개발경제학자와 정치학자가 함께 쓴 책
이론의 간결성 parsimony, 이론 구축의 모델을 보여주는 듯하다


지은이들이 <제도 이론>이라고 칭하는 이 발전 이론은 정치제도, 경제제도의 포용성 inclusiveness 여부를 발전의 가늠자로 삼는다 
정치제도의 포용성은 다원적 민주주의, 중앙집중화
-이 부분에서는 효율적인 관료제가 필요하다는 embedded economy의 지적이 생각나다 
경제제도의 포용성은 사유재산제와 여기서 비롯한 인센티브 구조, 혁신을 가능케 하는 것 등 
-이 부분에서는 정확히 슘페터의 지적을 따른다 
이와 대비되는 개념은 착취성 extractiveness 예컨대 독재자가 자신의 부를 증진하기 위해, 혹은 부패한 공공 당국을 떠올리면 쉬울 듯

이러한 제도는 역사와 critical juncture에서 비롯된다 
서유럽의 번영은 로마가 남겨놓은 유산-공화정적인-과 영국 명예혁명, 프랑스 혁명에서 비롯된 전제왕권을 무너뜨린 다원적 이해관계의 반영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동남아의 독재와 불안정한 내부 정치상황 등은 식민의 유산인 탓이 크다 

이 부분에서는 남미와 북미를 비교하는 부분이 흥미롭다 
남미의 잉카 제국 등은 부유한 자원을 갖고 부족이 존재해 식민지배 당시 착취적 제도가 만들어졌으나 북미는 너무나 인구가 적어 이와 같은 제도가 기능하지 않아 정착민에게 경제적, 정치적 자유를 부여하는 정책을 택했다는 것 
당시의 식민정책의 유산은 북미와 남미에 그대로 남아 북미의 번영을 가능케 했다 
우연적인 상황이 현재의 제도를 만들어 왔다는 지적


지은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혁신을 가능케 하는, 공고한 사유재산권에 근거한 경제제도 없이는 성장이 있을 수도 있으나 제한된다는 것 
우리나라나 중국을 생각하면, 독재 시기 성장을 했으나, 이 정치제도가 계속됐다면 성장은 더 이상 불가능했을 거라는 거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성장이 시작된 것은 설명가능하나, 박정희 시기의 성장을 이 틀로 설명하기는 무리라는 게 내 생각
-우리나라의 성장는 정치제도가 민주화된 87년 이후 가속화된 게 아니라, 박정희 시기 중화학 공업에 진출한 결정과-많이 무리가 따르고, 시민들에게 고통을 전가했으나- 전두환 시기 국제경제의 운발 덕분이었다고 생각하기에 
-아직 인상비평 수준의 생각이지만 

이 지점에서 보면 전형적인 미국식 사고가 있긴 하다 
사유재산권의 강조, 자본주의에서만 가능한 혁신, 중국식 성장모델에 대한 견제 
-실제로 저개발국이 중국식 성장모델을 택하면 안 된다는 점을 직접 강조하기도 한다 


이론의 간결성은 더할 나위 없이 멋지다 
전체적인 흐름에서 역사와 제도에 착목한 것도 괜찮다 
다만 위 지점에서 다원적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의 자부심이 너무 강하게 드러난달까 하는 생각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한 자부심이 없다면 간결성이 담보되진 않겠지만 


여튼 세계의 빈곤과 번영을 명쾌하게 설명했다는 점에서 읽을 만한 책 
역사와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도 
관련 논의가 블로그를 통해 계속되고 있으니 따라가면서 읽어보면 흥미로울 듯

아, 서로 사이가 안 좋을듯한-방법론 면에서 정치학자와 경제학자가 함께 썼다는 점도 재미있다 
애쓰모글루는 개발경제학, 개발학 분야의 거두기도 하다 

Posted by 없음!
,
지역살림운동의 길을 찾아서
모심과 살림 연구소, 2009


한살림 모심과 살림 연구소에서 낸 지역운동, 생명운동 관련 글묶음
공부 모임의 결과물을 모은 것이란다 


대체로 지역의 시민운동과 한살림운동, 사회적 기업 관련 기관 등에서 일해 온 이들이 강의를 하고
이와 관련한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다 
강연자들의 전문성에 따라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강연인 터라 생생한 사례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유용하다 
전반적으로 사회적 경제 혹은 지역운동 입문에 유용한 책

재미있는 분야는 이본 커뮤니티 워크와 사회적 기업 육성법을 자세히 다룬 부분
사회적 기업-저소득층 자립 일자리 창출, 사회적 사비스 창출 부분과 관련한 우리 현실
-정부 의존이 크다, 공공근로적 성격, 수익성과 공익성의 갈등, 우리나라 특유의 인증 시스템-전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일본 커뮤니티 워크의 역사성-정권 교체가 없어, 밑으로의 자주적 공간에서의 활동 추진- 부분을 보면
민주화된 우리나라의 경우, 이와는 다른 모델이 필요한 듯한데 거기까지는 고민이 진전되지는 않음
-대략 프랑스 연대경제와 일본 커뮤니티 워크 사이 정도?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 논의가 많지만 
협동조합의 자주적, 민주적 운영에는 동의하나, 사회적 기업이 저소득층, 장애인 위주로 설립 지원되는 것은 다소 우려
개인적으로 여전히 국가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하는데-또 커야 한다고
영국 데이빗 카메론의 big society 처럼 국가가 해야할 몫을 시민사회에 넘겨버린다는 느낌 때문에

이 부문에서는 시민사회가 성장하면 국가는 줄어드는게 당연시되는듯-유명하다는 벡터 그림
물론 시민사회가 성장하면 시장도 같이 줄어드니까 괜찮을 수 있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지?
강한 국가와 강한 시민사회가 공존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
-이 점에서 보면 개인적 취향은 장하준 쪽에 가까운듯 
Posted by 없음!
,
Survivors season 1,2
BBC, 2008, 2010


공짜로 받은 포인트로 본 영드
매우 잘 만들었다고 생각
시즌3가 나올려고 하다가 그냥 종영했단다 울나라에서도 방영했단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인류의 90%가 사망한 뒤의 이야기다 
말하자면 28일후, 28주후 에서 진화된 좀비가 사라진 정도의 배경?
재밌는 점은 정부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공동체의 모습을 그린 내용이다
-전체 줄거리는 이와는 다르고, 결론적으로는 해피엔딩
-인류애나 인간성에 대한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긴 하다

여러 그룹의 생존자들이 등장하는데 주요 그룹은 가정주부, 전직 전과자, 의사, 부유한 놈팽이, 어린 꼬마 등이 포함된 그룹
전과자의 비정한 현실 인식에 대한 반기도, 각자의 배경에 따른 갈등도, 로맨스도 있지만 훌륭한(?) 리더 덕분에 꽁꽁 뭉쳐서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게 된다 

정당한 권위-정부가 사라진 상태에서 사람들의 대응은 상이하다
산발적으로 만들어진 생존자 모임에는
목가적 공동체도, 만인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벌어지는 독재도, 종교적 광신도 등장한다 
자신의 몸, 먹을거리를 얻는 능력이 재산이고 
이를 기반으로 섹스와 물건을 거래하는 곳도, 노예제가 등장해 노동력과 밥을 교환하는 곳도, 구해오는 식량과 밥을 교환하는 곳도 생긴다 
지배자 혹은 리더는 권력과 공포를 매개로 정당성을 얻는다 


인상적인 장면은 폭력과 권위가 함께 간다는 것
정치관료 출신의 리더가 재판을 열지만 이를 뒤집는 에피소드, 재판에서 자신의 정당성이 부정당하자 수족처럼 부리던 폭력조직을 살인청부하는 에피소드
노예처럼 사람들을 부리다 폭동 이후에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에피소드
식량을 총으로 지키고, 역시 총으로 이를 다시 강탈하는 에피소드 등
홉스가 말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현실에서 벌어지는 셈이다 

생존하고자 하는 본성은 협력하고자 하는 본성에 앞서는 것처럼 보인다 
말미에는 협력에 기반한 공동체가 등장하지만 여기 외에서 그려지는 인간의 본성은 잔혹하다


Posted by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