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댓글/thing'에 해당되는 글 148건

  1. 2018.07.29 낙관?
  2. 2018.07.13 식물 그림
  3. 2018.07.08 혐오표현 규제의 이유

낙관?

한줄 댓글/thing 2018. 7. 29. 11:22

형제1,2,3
위화, 최용만 옮김, 푸른숲, 2017
余華, 兄弟, 2005

문화대혁명부터 돈 내고 우주여행 가는 시절까지 극명하게 대비되는 형제를 그린 소설
위화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중국 소설가란다

이광두와 송강이라는 상반된 기질의 형제가 문혁부터 시작해, 개혁개방과 현재에 이르기까지 살아내 온 과정을 다룬다
아마도 송강은 성실하게 주어진 일을 하고 주어진 소비를 하면서 하루를 살았던 평범한 중국 민초의 상징일 듯하고 
기회를 잡아 돈을 벌고 사업을 벌이고 언론을 쥐락펴락 하는 벼락부자 이광두는 개혁개방 이후 4천만이 넘는다는 중국의 속물 자본주의자를 상징하는 듯
-언론의 주목을 끌고자 동네에서 처녀대회를 개최하는 에피소드는 차라리 풍자를 훨씬 초월한다
-결국은 해고되고 막노동 하다 몸을 다치고, 사기를 치기 위해 성형수술까지 하는 밑바닥까지 내려가고야 마는 모습은 충분히 있음직하지만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던 둘의 극명하게 다른 마지막을 통해 중국에 만연한 차별과 격차를 말한다
그러면서도 
둘 아버지의 낙관-꼭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느낌
스스로를 과장하지 않는-나는 처음부터 개뼉다귀다 
덕분에 낙관과 중국 전통으로의 회귀 얘기가 나오는 듯하다 그런데 그 낙관 때문에 더 비극적이기도


너무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는데
밤 늦게까지 정신없이 읽어서 그런지 정직하고 착한 사람들이 문혁으로, 자본주의 광풍으로 스러져 가는 모습이 너무 천연덕스럽게 묘사되는 떄문인지 모르겠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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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그림

한줄 댓글/thing 2018. 7. 13. 13:06

식물 산책
식물세밀화가가 식물을 보는 방법
이소영, 글항아리, 2018

우리나라에 몇 안 된다는 국립수목원 식물세밀화가가 식물을 보고, 그리는 방법
식물 해부도와 사진, 식물원 사진 등이 잘 어우러진, 정성들여 만든 책이다


많은 경우 식물세밀화가 장식의 하나로 소비되긴 하지만, 식물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엄청 예전부터-일본의 경우 에도시대 정도부터 세밀화가 만들어졌다고 하니 그 역사도 오래됐다
우리나라는 이소영이 처음으로 수목원에 세밀화를 그리기 위해서 취직되었다고 

하나의 글/그림을 만들기 위해 당연히 그럴 수도 있지만
사 계절을 지나야 겨우 온전한 형태로 식물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모든 정보를 떠나서도 
정성들인 식물 그림과 식물에 대한 애정이 담긴 글만 보더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책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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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칼이 될 때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홍성수, 어크로스, 2018

여혐과 메갈, 성소수자, 난민 등에 대한 혐오표현에 대한 인식과 정책적 해법을 다룬 책
프로젝트로 시작되어 여러 쟁점에 대한 시각을 구분하고, 해법을 제안한다 


인권을 중시하는 진보적 입장에서 혐오표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실용적 처방으로 읽힌다 
진보라 하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해야 하고, 
보수 혹은 기득권자가 자유보다는 규제를 주장하는 전통적인 구분이 희미해진 현재 
혐오표현에 대한 형성적 규제(formative regulation)을 도입할 것을 주장한다

혐오표현은 단순히 기분 나쁜 말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위협과 불안을 가져오는 말이다 
혐오표현이 갖고 오는 <효과>에 집중한다는 게 미덕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이 차별과 배제를 낳는데 반해, 기득권자-예컨대 남성에 대한 혐오표현이 차별로 이어지느냐 그 <효과>가 다르기에,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이 사회적 해악인 반면, 모든 혐오표현-예컨대 남혐-를 동일시할 수 없다고 본다 

효과를 낳는 사회적 구조와 혐오표현이 발화되는 맥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를 살피는 일도 필요
-효과에 대한 집중은 자유의 최대화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어야 된다는 자유주의적 논리의 연장이기도 하다 
-혐오표현은 차별을 재생산하고 증오범죄로 비화되기에 규제가 필요 


우리나라는 증오범죄 내지는 차별금지에 대한 법이 제정되지 않은 드문 국가라 한다 
미국도 그러하지만, 사법적으로 차별을 금지하지 않는다는 말이 인식, 생활에서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홍성수의 해법은 형성적 규제(performative regulation)이 필요하다는 건데,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교육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

법학자임을 고려하면, 법 자체가 선악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어 흥미롭다 
법과 사회 정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필요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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