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댓글/thing'에 해당되는 글 152건

  1. 2016.05.31 갱단과 국가
  2. 2016.03.09 단지의 비극
  3. 2016.03.05 서울의 단면에 대한 단상

Peaky Blinders

18 | 1h | Crime, Drama | TV Series (2013– )

Creator: Steven Knight

Stars: Cillian Murphy, Paul Anderson, Helen McCrory


실존 인물이었던 피키 블라인더스라는 집시 출신 버밍햄 갱단을 다룬 드라마

BBC2에서 현재 시즌3 진행 중



시즌1은 킬리언 머피 예쁜 얼굴과 무자비한 폭력만 보면 되고

시즌2는 경찰과 갱의 갈등과 이용

현재까지 에피 4개가 방영된 시즌3이 백미일듯-시즌 4,5도 나온다는데 피키 블라인더스 몰락을 다루게 되면 슬플듯



볼셰비키 혁명의 성공을 배경으로 공주들이 중심인 백색테러분자와 영국 내 노동운동을 말살하려는 극우파 조직이 피키들을 이용하려는 음모까지 진행된 상황

- 킬리언 머피의 액센트를 비웃고, base nature를 공공연히 강조하는 신부가 극우조직의 대변인으로 토미 쉘비를 다루는 무자비함과 대조적

- 고문을 자행하려는 토미 대신 사살하는 아서는 차라리 인간적


이른바 가진 자/가졌던 자들이 자기 외의 계급을 모두 도구화하는 모습에다가

국가이익이라는 이름으로 쉘비 패밀리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음모는 어떻게든 자기 가족만은 지키려는-비록 살인과 방화, 폭력 속에 살더라도- 순수함의 대조

- 토미 쉘비가 맞는 와중에 들린 퍽- 소리는 연출의 승리- 각 에피의 시작이 만들어내는 영상과 음악도

대부에서는 갱 패밀리는 작은 국가라고 하지만, 국가는 갱을 뛰어넘는 자기 우위와 잔인함을 갖는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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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낳은 사회

박철수, 마티, 2013


건축학자가 쓴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

공동주택을 화두로 삼아 온 이가 한국 주택의 상징인 아파트에 대해 썼다



최초의 식민시기 아파트나 한국 최초의 아파트가 무엇인지 따지는 성격의 글 몇 편에 이어 핵심 주장인 아파트단지의 폐해를 다룬다

역사 관련 글은 전공자 외에는 흥미 없겠지만 

단지의 정치학이라는 지적은 날카롭고 또한 적절하다

폐쇄적이고 개인주의적이라는 한국사회-응팔의 성북동 골목에 대한 추억의 상실- 문제의 응축은 <아파트>가 아닌 <아파트단지>라는 게 주요 주장이다


새로 안 것이지만, 아파트 내 기반시설 모두는 공공이 아니라 입주민이 사적 비용을 들여 구매한 거다

-70년대 주거에 투자할 공적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민간에, 나아가 민간기업은 입주민인 소비자에게 공적 인프라의 책임을 떠넘긴 거

그러므로 외부인이 내 돈을 쓴다는 인식 하에-사실 알지도 못 하고 자연스럽게

담장을 두르고 차단봉을 만들어 구별짓기를 시도하는 자기 폐쇄적 문화가 만들어지도록 한다

-이는 공간적 실천이 자연스럽게 신체에 체화되는 것의 효과일 수

따라서 아파트가 공적 영역과 만날 수 있게 가로면에 접한 생활주택이라던가, 단지를 개방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된다는 거

현재의 주거 트렌드인 타운하우스나 초고층 오피스텔 등은 자기완결적 폐쇄사회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다를 바 없다는 거



좀더 인문학적인 글이라면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낫지만

예컨대 동일한 현상을 똑같은 부제-강준만의 글에서 따 왔다고 하지만 <정열> 보다는 <열정>이 더 낫다는 생각이지만

로 표현하거나 동일한 문구가 반복되는 게 있다

단지라는 데 주목하고, 단지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정치경제적 맥락, 기업과 자본의 맥락을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듯


덤으로 동일한 85제곱이 어떤 때는 31평, 어떤 때는 35평이 되는지-공용공간 설계의 마법이자 전용면적을 벽체 기준선이 아닌 벽체 안쪽 선으로 하는 게 유일한 아파트

발코니와 베란다의 차이는 몬지-지붕이 없어야 발코니이므로 샷시로 모두 막아 동일한 입면을 만드는 아파트는 베란다이고 결국 이는 전용면적, 사적 면적을 최대화하기 위한 용적률과 건폐율의 문제이기도

등에 대한 지식도



골목이나 동네가 대로와 단지로 바뀐 서울에서 걷기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듯

내 집이 생기면 베란다를 발코니로 만들고 입면에 표정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기도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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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리지

서울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궤적을 찾아서

노주석, 소담, 2014



서울신문에 연재된 노주석의 글을 모은 거란다

1이라는 표제가 붙어 있어 이후에도 계속 나올지도 모르겠다



주로 다루는 내용은 조선 도읍을 정할 때 풍수논쟁-북악이냐 인왕이냐의 문제

강남 개발이 누구에 의해 주도되고, 어떻게 정치자금화 했는지

지금 광화문 대로변과 종로의 주요 랜드마크 건물의 소유주, 역사에 대한 이야기 등

-동화면세점 건물은 절반은 중구에 절반은 종로구에 속해 있다는 사실은 흥미로움


<도>는 지도고 <지>는 역사, 사실, 풍속까지 담은 책이라는 것도 발견

기자이기 때문이겠지만

한 건물의 유래를 여러 측면-소유권, 지리, 설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조망하는 것은 강점



그러나 일제의 축선-현재 광화문-태평로-을 지우고 원래의 축선-이건 일직선이 아닌 └ㅜ 모양으로 광화문 종로를 잇는다-을 되살려야 한다든지

한때 서울의 풍경을 지배했던 세운상가 철거에 대한 아쉬움이라던지

서울 사대문 읍성 돌담이나 덕수궁의 <원래 그대로의> 복원을 요구한다던지는

한번 지어졌던 건물이나 한번 자리잡았던 역사에 대한 물신화인 듯하다

일제 종식 이후의 역사는 역사가 아닌가


여튼 신문에 연재되었던 글을 묶은 거라 호흡이 너무 짧다

각각의 글을 좀더 깊이 있게 설명하면 훨씬 나을 텐데, 같은 깊이의 설명이 반복되는 것도 많아서 아쉬움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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