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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09 신화가 된 아파트
  2. 2016.07.31 가진 자의 개인주의
  3. 2016.05.31 갱단과 국가

아파트 게임

그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

박해천, 휴머니스트, 2013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쓴 저자의 다른 책

<콘유 3부작>이라고 다른 책도 한 권 더 있다



예의 그 책처럼 유려한 글쓰기

이전 책이 아파트 내부의 풍경, 인테리어 등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것에 반해

이번 책은 아파트 사고팔기라는 행위에만 초점

부제는 아파트 사고팔기와 관계된 매우 복합한, 산수가 아닌 수학을 해야만 중산층이 되었다는 걸 보여준다

어쩌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중산층-안정적 노후와 자녀 교육 책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그간 우리나라의 집값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의 몇 배를 상회하기에, 단순한 산수-덧셈뺄셈 갖고는 빚 없이 내 집 한 칸+자녀에게 물려줄 집 한 칸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


몇 부로 나뉘어져서 글의 화자가 변화하는데,

예상컨대 박해천과 가장 가까운 화자는 K로 여전히 가슴 한 켠 <진정성>에 대한 화두를 갖고 있으되

2천년대 초반 집값 폭등을 가져온 노무현 정권에 대한 냉소가 같이 자리잡고 있다

- 안철수 현상을 진정성에 대한 향수로 해석하는 것은 흥미로움

- 40대, 어쩌면 50대 초반의 세대가 이른바 새정치에 더 열광했던 것은 같은 이유일 수도

K는 화두를 현실화하는 대신 냉소로 귀결되었고 대출로 분양, 재건축 수학을 성공적으로 2차례 풀었다


책의 마지막은 집이 아닌 방을 말한다-구로 벌집방, 고시촌, 원룸으로 이어지는 큐브가 화자

결국 뼈빠지게 임금노동 해 봤자

지금의 하우스푸어가 자녀에게 집을 마련해 주는 것도 청년이 방이 아닌 집을 희망하는 것도 여전히 난망한 현실이라 큐브의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다

대물림되는 집과 대물림되는 방의 인생 역시



분명 디자인 전공자이므로 인문학 서적에 속하지만,

수학을 다루기에 사회과학 서적에 가깝다는 느낌


아파트, 집, 재건축이 임금노동자에게 얼마나 많은 실망을 안겼는지, 부의 구조를 어떻게 바꿨는지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다가 -게다가 그 자산소유자들이 갖는 정치성도

미지의 세계를 접한 기분

한편으로는 여기서 임노동을 해야 하는 처지에 이 동학을 알아야 하겠다는 생각도, 다른 한편으로는 완전 구조화된 자산에 대한 문제의식도


콘유 마지막 3부작인 <아수라장의 모더니티>를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잘 쓴 책이라는 점은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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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문학동네, 2015


전자도서관 어플이 말썽이라 결국 비행 중 읽지 못 하고 집에 와서야 읽어야 했던 비운의 책

문유석은 현재 인천지방법원 판사고, 페북의 글이 유명하고 신문에 칼럼도 쓴단다

-글쓰기를 취미로 하는 판사라는 점이 플러스 된 듯도



부정적 의미에서 <가진 자>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강북 공립고에서 <전투적으로 빈둥거리다> 바짝 공부해서 서울법대에 입학하고, 법대에서도 <전투적으로 빈둥거리다> 바짝 공부해 사시를 패스한 터라

기본적으로 (공부) 머리가 좋아 그렇지 않은 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서울대생의 특징일 수도

-입학 초 모두 성의껏 어떻게 고딩 때 날라리 짓을 했는지 자랑삼아 앞다투어 얘기하는 것처럼

여튼 자신은 적당히 현실에 맞추는 법을 익히되, 때로 혼자 울컥 하는 사람이라는데, 그 정도도 해 내지 못 하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있기를 알기에

-이 지점에서는 류은숙의 자신과 가까운 5인이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이 매우 적실


그래서 상위 1프로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문의 개인주의자 선언은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는 급진적이되, 사회적으로는 그렇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편견이자 선입견으로 존재했고, 책을 덮어도 바뀌지 않는다

한때 유행했던 <강남좌파>들에게 매력적인 선언일 수 있다는 생각



가장 감정이입이 잘 되는 부분은 프롤로그로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에 <적응>하는 고단함을 다룬 부분과 1부에서 자신에 대한 서술 부분

2부 타인, 3부 세상에 대한 생각은 앞부분에서 썼던 것과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듯하고

-자신의 행복과 쾌락을 쫓는 개인주의자가 왜 타인과 사회에 피해를 끼치면 안 되는가?

-개인주의자로서의 사색 보다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왜 타인과 사회와 연대해야 하고, 공감해야 하는가를 적은 부분이라고 생각

칼럼의 짧은 글을 그대로 실은 듯해서



한국사회가 개인주의를 거치지 않고 민주주의와 발전을 일궈내 불편하기 짝이 없는 획일적인 집단주의 문화라는 데는 동의

좌우의 편가르기나 종북논쟁도 그 산물임도 동의

-개인적으로는 정치적으로 활용되온 분단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을 조직과 동일시하지 않고, 적당히 조직에서 엇나가지 않으면서 직업이 아닌 취미와 취향도 기르고 그렇게 살고 싶다는 것도 동의

그러나 그에게 허락된 시기가 나나 현재 청년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을 거라는 것 역시 진실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직장, 최소한 생계의 보장



문유석이 꿈꾸는 세상은 <합리적 개인주의자>가 <다름>을 인정하고, 합의와 조정을 통해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일 듯하다

물론 이 정도만 되도 -잘은 모르겠지만, 편견과 차별이 노출되지 않는 프랑스나 독일 정도만 되도- 지금의 우리사회보다는 훨 나아질 것이고 나 역시 그런 사회를 꿈꾸지만

상식적인 개인주의자가 <다름>을 인정하는 연대와 관용을 보인다 하더라도, 개인주의자는 사회와 구조를 바꾸지 못 한다

그래서 집단주의자를 위한 변명이 더 필요해 보이기도

쿨한 개인주의자에게는 불편한 광경일 수도, 혹은 서로 연대할 수 있는 광경일수도



어쨌건 문유석이 서술해 놓은 데에 따르면

나 역시 개인주의자다

아직도 <싫은 건 어느 정도 안 할 수 있는 여유>조차 갖지 못한 개인주의자이자, 집단주의와 심성적으로 결별하지 못한 불완전한 개인주의자

과연 그같은 여유가 내게 허락될 지도 불투명한



이놈의 한국사회

...

눈 치와 체면과 모양새와 뒷담화와 공격적 열등감과 멸사봉공과 윗분 모시기와 위계질서와 관행과 관료주의와 패거리 정서와 조폭식 의리와 장유유서와 일사분람함과 지역주의와 상명하복과 강요된 겸손 제스처와 모난 돌 정 맞기와 다구리와 폭탄주와 용비어천가와 촌스러움과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기타 등등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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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ky Blinders

18 | 1h | Crime, Drama | TV Series (2013– )

Creator: Steven Knight

Stars: Cillian Murphy, Paul Anderson, Helen McCrory


실존 인물이었던 피키 블라인더스라는 집시 출신 버밍햄 갱단을 다룬 드라마

BBC2에서 현재 시즌3 진행 중



시즌1은 킬리언 머피 예쁜 얼굴과 무자비한 폭력만 보면 되고

시즌2는 경찰과 갱의 갈등과 이용

현재까지 에피 4개가 방영된 시즌3이 백미일듯-시즌 4,5도 나온다는데 피키 블라인더스 몰락을 다루게 되면 슬플듯



볼셰비키 혁명의 성공을 배경으로 공주들이 중심인 백색테러분자와 영국 내 노동운동을 말살하려는 극우파 조직이 피키들을 이용하려는 음모까지 진행된 상황

- 킬리언 머피의 액센트를 비웃고, base nature를 공공연히 강조하는 신부가 극우조직의 대변인으로 토미 쉘비를 다루는 무자비함과 대조적

- 고문을 자행하려는 토미 대신 사살하는 아서는 차라리 인간적


이른바 가진 자/가졌던 자들이 자기 외의 계급을 모두 도구화하는 모습에다가

국가이익이라는 이름으로 쉘비 패밀리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음모는 어떻게든 자기 가족만은 지키려는-비록 살인과 방화, 폭력 속에 살더라도- 순수함의 대조

- 토미 쉘비가 맞는 와중에 들린 퍽- 소리는 연출의 승리- 각 에피의 시작이 만들어내는 영상과 음악도

대부에서는 갱 패밀리는 작은 국가라고 하지만, 국가는 갱을 뛰어넘는 자기 우위와 잔인함을 갖는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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