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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1.24 도시-시골 두 집 살이
  2. 2019.10.19 회계의 주요 순간
  3. 2019.07.30 괴이의 유래

우리도 시골생활은 처음입니다
바바 미오리, 홍주영 역, 끌레마, 2017

일주일의 5일은 도쿄에서, 나머지 2일은 1.5시간 걸리는 미나미보소라는 시골에서 꾸려가는 가족의 이야기
이틀 간의 생활은 지금은 마을숲을 활용한 몇 가지 사업을 진행하는 NPO로 발전했다고 한다


시골에서 살아본 적 없는 평범한 직장인 남편과 평범한 프리랜서 아내가 주말의 시골 집을 떠올리게 된 것은 자연을 좋아하는 아이에서 비롯된 것인 듯하다
적당한 땅을 구입하는 과정부터
오래된 집을 조금 수리하고, 풀베기를 비롯한 생활을 해결하고
블로그를 통해 또는 지인을 통해 뜻이 맞는 사람들과 도시 사람들을 시골로 초청해 할 수 있는 일을 만드는 7년 여의 과정
비슷한 희망을 가진 사람들을 지원하는 도쿄의 부동산이 전하는 TIP도 실용적으로 담겨 있다


휴식이나 여행을 위한 한달 살이가 아니라 1-2주에 한번씩 되풀이되는 두 집 살이이기에
공간에 따라서 생활의 리듬이 완전히 달라지고, 해야 할 일을 하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지는 일의 반복이기에 '살이'라는 말이 적합해 보인다
아이가 자라면서 경험한 것들과, (고령화된) 마을에 녹아들면서 발견하는 것은 생활의 기운이 담겨 있어 흥미롭다

다만 비교적 가족의 운이 좋다고 여겨지는 대목도
- 스스로도 지적하듯 마을 사람들간 관계가 헐렁한 곳에 자리잡았고
- 산과 논, 오래된 집이 있는 8700평 부지를 정성껏 가꿔온 전 주인이 전부를 한꺼번에 팔려고 했고
- 일종의 시골 스승인 농부 아저씨를 처음 소개받았으며
- 마을숲 강사를 하기에 적당한 비교적 젊은 부부가 주위에 있었고 등등

관련 일을 하는 부동산이 있다는 것은 도시-시골 두 집 살이가 아주 주변적인 현상은 아니라는 반증일 듯하다
두 집 살이를 하다가 시골에 자리잡기도 하고
- 다만 잠시 유행했던 제주살이와 달리 생활의 터전-돈이 들어오는 곳은 도시라는 점이 다를까
- 시골 생활은 즐거움과 재미, 조금 더 확장되면 작은 공동체 내의 의미라는 점이 

일본의 어떤 점이 두 집 살이를 만들어냈을까 궁금
말하자면 도시의 꽉 짜인 일상을 탈출하기 위해서, (우리보다는 낫게) 아직 남아 있는 소농 중심 농촌?


텃밭이 있는 집에라도 살고 싶은데 아직 멀어서 ㅠㅜ 
시골에 있는 친구 집에라도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

한 가지, 두 집을 꾸려가고 시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모든 것이 남편의 적극적(?)인 외면 하에 미오리 씨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진다는 것을 불만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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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지도를 바꾼 회계의 세계사
다나카 야스히로, 황선종 옮김, 위즈덤하우스, 2019
Yasuhiro Tanaka, Kaikei no Sekaishi Itaria, Igirisu, Amerika -500nen no monokatari, 2018

14세기 이탈리아의 은행 혁명, 17세기 네덜란드 회계 혁명, 19세기 영국 이익 혁명, 20세기 미국의 투자가 혁명과 관리 혁명 등 
세계사적 사건을 통해 회계사의 주요 사건과 그 의미를 다룬다

어떤 배경과 맥락에서 회계의 혁신이 이뤄지고 규칙이 정립되고 파급되었는지 정리하기에 유익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렘브란트, 비틀즈에 이르기까지 미술, 음악의 주요 일화를 곁들이기에 -가끔은 작위적이라 생각도 들지만- 딱딱한 내용을 쉽게 풀어내는 점이 있다

이탈리아의 발명은 복식부기와 대차대조표
- 그 유명한 부채도 자산이라는 부채(L)+자본(E)=자산(A)라는 등식을 통해 조달와 운용을 함께 표시한 것
- 유량(flow)를 보여주는 손익계산서와 저량(stock)을 보여주는 대차대조표

네덜란드의 혁신은 주식회사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 이윤을 노리는 투자자의 등장
- income gain, capital gain의 분리, 증권거래소의 등장
- 그러나 허술한 회계보고, 지나친 주주 배당이 최초의 주식회사 VOC의 몰락으로 이어졌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corporate financing, 엉성한 부정에 대한 점검을 위한 지배구조 개혁 정립

영국에서 시작되어 미국에서 절정길를 맞은 철도회사의 혁신
- 투자의 기하급수적 확대가 필요해 고정자산과 감가상각 개념의 적용
- 감가상각 등장 후 수입과 지출 계산에서 수익과 비용 계산으로 기업회계 진화, 즉 현금주의 회계에서 발생주의 회계로
- 수익-비용=이익을 명시한 손익계산서 PL
- 수입과 지출은 팩트라면 수익과 비용은 픽션으로, 적절하게 배분되는 터에 분식회계 등이 등장한다고 

미국 대공장 이후 SEC를 통해 결산서 정보공개 시작 
- 이 시기 실질적인 투자자가 아닌 잠재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보공개 실시

회계기준의 국제화 시도
- 영국의 IFRS, 미국의 GAP 갈등 이후 
- 자산 평가 방식이 원가주의에서 시가주의로 전환: 독일과 일본은 원가주의를 선호해 회계기준이 다르다고
- 금융업은 이익 계산 PL보다 시가 위주 BS에 민감

현금흐름표 CS Cash flow Statement
- EBITDA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mortization 중시하며 회사 본래의 이윤으로 돌아가는 현금 회귀 현상
- 이건 M&A 증가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 최종적으로 결산서가 대차대조표-손익계산서-현금흐름표 

원가계산에서 예산관리로
- 공장 단위의 비용을 넘어 전 회사의 이익으로/ 과거 실적에서 미래 계획로/ 수비적 재무회계에서 공격적 관리회계로
- 관리회계를 위해서는 한계이익 설정이 중요
- '자신을 위한' 관리회계 finance
- 매출(s)-비용(c)=이익(p) 비용 계산 위한 세그먼트 정보 확산
- 듀퐁 공식=자본이익률 ROI=이익률 P * 회전율(매출/자본) T


역사적인 맥락에서 도출되는 기업의 필요를 설명하기에 전반적인 개념을 이해하기에 수월한 편
북한의 기업관리에 어느 정도 적용되는지는 다시 읽어낼 필요

경영학에서 회계, 재무는 기본적인 거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 이해해야 되는 게 많다 ㅠㅜ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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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
무당거미의 이치
철서의 우리
도불의 연회: 연회의 준비, 연회의 시말
백귀야행 음, 양
교고쿠 나츠히코, 2010-2017, 손안의책

교고쿠 나츠히코의 '백귀야행 시리즈' 또는 '교고쿠도 시리즈' 
이마 이츠코의 백귀야행 만화도 있지만 '백귀야행 시리즈' 거의 전편이 만화화되었고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왔다
- 수많은 문헌을 인용하는 교고쿠도의 긴 요괴 탄생에 대한 설교(50-70쪽이라고)가 애니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는 궁금


대부분 1990년대 말에 첫 출간된 것이며
1950년대 일본 패전을 배경으로 고서점 주인이자 기도사 교고쿠도, 이상한 탐정 에노키즈, 안 팔리는 소설가 세기구치, 야쿠자 같은 형사 기바를 중심으로 여동생과 첫 사랑까지 포함해 계속 등장인물이 이어지는 터라 인물의 유래가 자주 헷갈린다
- 일본어 이름이 익숙치 않은 탓도 있다-일단 너무 길어서
- 게다가 백귀야행 음양은 피해자와 가해자 일부를 주인공으로 삼은 외전 격이라 

사건 모두가 연결되어 있지는 않지만
산부인과의 살인사건 피해자 아빠(우무베의 여름)가 하코네 승려 살인사건의 목격자(철서의 우리)가 되고
눈알 및 교살 살인마 가해자(무당거미의 이치)가 마을 주민 집단살해 사건(도불의 연회)의 피해자가 되는 등으로 얽혀 있어 갈래를 잡아가기가 더 힘든듯도 
너무 방대한 양을 한꺼번에 읽어내려 간 때문이기도 할것이다 

"이 세상에 이상한 일 따위는 없다"는 게 기도사의 지론이며 

괴이를 배경으로 하는 데서 미쓰다 신조와 유사하지만
미쓰다 신조는 사건을 중심으로, 교고쿠 다츠히로는 배경이 된 괴이가 왜 처음 생겨나거나 해외에서 들어오고, 일본에서 변형을 겪는지에 좀더 초점이 있는듯 하다

한때(?) 국교로 지정되었던 신도와 메이지 시기 억압받은 불교, 밀교, 기독교에 이르기까지 일본에는 800만 개의 신이 있다고 한다
결혼은 기독교식으로, 장례는 불교식으로, 생활은 신도의 영향 하에 한다는 얼핏 이해하기 힘든 일본의 종교관이 배경
- 게다가 현신인 천황까지 있었고, 천황은 패전 후 인간선언까지 함

교고쿠의 설교는 왜 요괴가 생겨났는가를 수 세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문헌까지 들어가며 기원을 밝히고 그 특징을 설명한다
인상적인 것은 토착인과 외지인의 갈등-전통적 습성과 기술을 지닌 사람들 간의 갈등 과정에서 요괴 탄생을 찾는 것
요괴가 있기 때문에 요괴나 괴이에 대한 공포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적인 공포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요괴의 이름과 특징이 주어지고, 어떤 특성을 가진 집단을 요괴로 지칭한다는 해석이다
예컨대 모계전통이 지속되어 여성 중심의 데릴사위, 우수정자의 자발적 선택이 외부-서양의 '남성중심적 시각'에서는 매춘과 강간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비윤리적 성으로 지탄받았고, 이에 대한 저항이 존재했으며(무당거미의 이치)
- 기술을 갖고 일하던 집단이 모시던 신의 이름이 나중에 와서는 몇몇 마을에서만 전해지는 요괴로 자리잡거나
- 공동체가 아닌 이인이기 때문에 역병이라거나, 더러운 것으로 여겨져 배척받는다(도불의 연회)

교고쿠의 '기도의식'은 요괴를 퇴치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무언가에 집착해서 생겨난 미망을 일깨우는 것이 주요하다
동원되는 과학과 이성도 '관찰자가 관찰현상을 결정한다'는 양자역학에다 물리학에다, 뇌와 신경, 종교와 심리학까지 넘나들어 방대하기 짝이 없다

 

일본 또한 위로부터의 근대화가 강압적으로 이루어지고, 근대화에 영향 받지 않은 지역이 남아 있었고
게다가 전일본 총동원이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간 '집단적 광기'의 그림자가 남아 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므로 '근대적으로' 괴이를 
- 교고쿠 나츠히코는 전후 50년 이후의 사람이지만, 중간중간 전쟁의 광기에 대한 언급을 보면 반전주의자인 것 같다 
- <망량의 상자>부터 <도불의 연회>를 전체를 조종하는 것 또한 일본군의 실험-물리적 군대 만들기와 심리적 전투의지 무력화-에서 spin-off 된 살인사건이라는 점에서도

지극히 일본적인-사실 요괴 이름의 대부분도, 후지나 하코네 등 자연에 대한 묘사도 그려지지 않는 터라- 소재와 배경으로 범죄사건을 풀어낸다는 점이 흥미롭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돈에 대한 탐욕, 가족에 대한 애증, 강제 결혼 등의 다른 이유도 있으나
신과 영, 혼과 백까지 자연과 사물에 깃든 무언가를 상정하는 것이 일본적 사고라는 생각이다
그만큼 공감하지 못 하는 지점도 많고, 교고쿠의 장광설도 휙휙 넘어가게 되지만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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