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에 해당되는 글 17건

  1. 2016.01.31 선물과 증여
  2. 2016.01.24 시장사회의 해석
  3. 2016.01.22 자본주의 아닌 시장경제

선물과 증여

study/others 2016. 1. 31. 17:40

The Gift

Forms and Functions of Exchange in Archaic Societies

Marcel Mauss, Cohen&West Ltd., 1966

Essai sur le don in sociologie et anthropologie, 1950

마르셀 모스, 증여론, 한길사, 2011


매우 짧은 책이지만 중요한 사회학 책 중 하나

마르셀 모스는 에밀 뒤르꼠의 조카란다



번역판에 덧붙여진 설명에 따르면, 뒤르껨을 비롯한 모스 그룹의 방법론은 사실에 입각한 경험연구라기 보다는 개념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또한 현지 참여관찰 없는 캐리비안, 인디안 마을들의 인류학적 연구를 수행했다고


아메리카 인디언의 선물교환 potlanch, 폴리네시아의 쿨라, 뉴질랜드 선주민의 하우 모두는 크게 prestation 한 종류

-프랑스어에 정확히 대응하는 단어는 없으나 자율적 혹은 강제적으로 주어지는 선물이나 교환을 의미한다고

prestation은 그냥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선물을 받았으면 이에 보답해야 하는 의무가 따르고, 연회에 초청받았으면 선물을 갖고 방문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회적 지위가 떨어지는 등의 대가가 따른다

포틀랜치는 상당한 소비와 낭비와 함께 하는데 이는 주최자의 너그러움과 권력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쿨라는 일련의 선물 교환 과정을 거쳐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고 최종적인 선물의 대가는 더욱 크다-더 큰 선물을 통해 자신의 너그러움을 보여야 한다

prestation에서는 사물과 사람이 구분되지 않는다

선물을 줌으로써 인격적, 신화적 의미도 함께 전해지고 개인 및 그룹 간 인간적, 개인적 관계를 함께 주고받기에 도덕적 거래가 된다



일단 여기에는 모스가 직접 서술한 것처럼 경제학이 전제하는 합리적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위의 사례는 상당한 부를 축적하고, 무역을 진행하고, 나아가 화폐 비슷한 것도 이용하며 경제생활을 이룬다

-현재와 다른 사회와 다른 규범 하에서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것

나아가 이러한 선물교환에 일정한 시차가 전제되고, 시간에 따라 다른 의무가 부과되므로, 자본주의적 신용의 기원은 상업-산업-화폐-신용의 필요가 아니라, 선물경제의 전통에서 선물교환에 따라 물물교환이 발생한 것


선물경제는 계약의 한 방식이기도 했으며, 이로서 평화를 지키고 정치적 권력의 위계를 유지하는 총체성을 보여준다

pretestation은 동시에 법적, 경제적, 종교적, 미학적, 심리적 효과를 지닌다는 의미에서다

필요의 계산에 따른 경제행위가 아닌 총체적인 의미를 갖는 행위



모스의 증여론은 대안적 경제생활의 출처로 읽히게 된다고 한다

분명 경제학적 인간과 대치되는 함의가 존재한다

그러나 전자본주의적 부족사회의 총체성과 선물의 경제 자체의 함의를 현대에 적용하는 것이 의도는 아닐수??

-사물과 사람이, 경제와 정치가 분리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는 적용되지 않을듯

-물론 선물의 경제가 과거에도 현재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긴 한다

다만 맥락과 사회에 따라서 경제행위가 다른 의미를 내포할 수 있으며, 다만 경제적인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함의가 더 중요할듯


결론에서 모스는 최근 선물/증여의 규범이 복지사회 구상 등으로 법제화되는 것, 생디칼리스트의 활동 등을 언급하는데, 이는 '사회적' 차원으로 윤리적 경제적 의견과 실천이 부상된 것을 뜻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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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al Interpretations of Market Society

Civilizing, destructive, or feeble

Albert O. Hirshman, 1982, Journal of Economic Literature, Vol. 20: 1463-1484


허쉬만의 경제 관련 글 중 하나

아담 스미스의 주장처럼 시장이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혜택을 가져오느냐의 문제



크게 긍정적, 부정적 두 가지로 나뉘는 흐름에서

온화한 상업 doux-commerce thesis에서는 상업을 문명화의 주요 행위자로 파악해 더 나은 매너를 만든다고 본다

상업의 도덕적 효과에 주목하는 흐름

자기파괴 명제에서는 상업이 기존 사회의 도덕적 기반을 침식한다고 본다

여기서는 공동선, 협력, 종교적 신념 등이 시장의 개인주의적, 합리주의적 기반에 따라 파괴된다고 본다

이는 인간 본성이 이기적이기에 별도의 도덕 가치가 있어야만 사회가 기능한다는 전제에 기반


결과적으로는 18세기 이후 doux-commerce 명제는 사라지는 대신

도덕적 기반에 대한 관심이 JS 밀, 뒤르껨 등이 대두-예컨대


이후 봉건속박 명제 feudal-shackle thesis 등장해 취약한 부르주아 세력이나 부르주아 혁명의 미완에 관심이 모이게 되는데

이는 사실상 부정적 의미에서 doux-commerce가 다시 등장한 것이라고-독일, 이탈리아에서 미완의 혁명은 네오맑스적인 분석과도 연관

반면 하츠의 feudal-blessings thesis는 일정한 봉건적 배경이 자본주의/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

이 지점에서 봉건적 속박이 부재했던 미국의 특수성이 강조되기도


한 흐름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 요소는 다른 흐름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봉건의 잔재는 때로는 자본주의를 촉진하고 때로는 저해하는 요소로, 상업의 도덕적 효과는 자본주의를 강화하기도 침식하기도 하며 자본주의의 도덕적 기반은 동시에 강화/침식되는 모순적 상황

두 분석 모두가 의미있기에 자본주의의 모순적이지 않은 모순 효과를 지적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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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erspective of the World

Civilization and Capitalism 15th-18th Century Volume 3

Fernand Braudel, Collins, 1984


전근대 자본주의를 다룬 브로델의 3부작 중 마지막 편

매우매우 길고 매우매우 박식한 책을 엮어낸 책



대부분은 자본주의를 산업혁명 이후와 일치시키지만

브로델은 이르게는 11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상업 자본주의가 본질적인 측면에서-고수익의 추구? 다름 없다고 본다

또한 자본주의의 본질은 <부자는 더욱 부유하게, 빈자는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자신의 기존 시장경제에서의 우월적 지위와 특혜를 십분 활용하는> 독점과 배제다

여기에는 전문화가 아니라 독점이 지배적이며 사회 내 지배적 위치에서 특혜를 얻어 자본주의의 승자로 두각

현재 제3세계가 발전되기 어려운 이유는 이러한 자본주의의 속성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역사에 근거하지만 브로델은 입수가능한 다양한 경제수치, GNP, 1인당 GNP, 소득 수준, 인구 등의 자료를 폭넓게 활용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secular cycle 경향을 파악한 것은 이 때문-1350이나 1650의 피크, 18세기 스태그네이션

실제 유럽 각국에 동일하게 영향을 미침

장기지속 longue duree은 이러한 secular cycle과 연관되며, up and down은 항상 존재하지만,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통찰

-도시와 무역의 성장, 노동시장 등장, 사회 밀집도 증가, 화폐 이용 확산, 장거리무역-국제무역의 등장, 산출 증가



15세기부터 베니스-암스테르담-국가시장 속 영국의 성공 등으로 이어지는 세계경제 world-economy core의 등장

중간중간에 샹파뉴 시장, 앤트워프 등도 등장하는데, 이 부분의 내용은 <도시와 인간>과 상당히 유사하다

결국 당시 세계경제를 이끌었던 것은 도시의 상인들이었기에

상업과 무역이 성장하면서-그 이전에 인구 급속한 성장- 도시가 축적과 성장의 엔진이 되었고, 화폐를 발명했으며, 신용과 대출의 체계를 만들어낸 것

영국의 산업혁명 역시 영국 내의 혁명에 의해서가 아니라, 전혁명 pre-revolution이 가져온 영국의 공고한 지위-식민지! 가 아니었다면 불가능

15세기 또한 농업생산력이 급증하면서 농촌이 번영을 이루었고, 면직물 산업이 성황을 이루다가 1640년대 스태그네이션을 겪지만 산업혁명 시작

그러나 산업혁명은 특정 부문-면직물과 증기방적기-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혁신의 누적


브로델은 11세기를 지속적 성장의 시초로 본다

14세기 곡물위기와 기아로 인한 경기침체를 겪지만 이 때문에 봉건제가 위기를 겪고 산업으로의 생산력 전환에 기여

독일 광산에서 시작되어 대규모 신용 네트워크와 거대 국제기업 등장으로 이어지며 산업혁명의 기초를 닦음-이후 미대륙에서 은이 쏟아지면서 독일 지위는 하락



자본주의 경제는 사회와 고립된 영역이 아니라는 기본 전제를 충실히 따르며

사회적 위계에 의존하며-이 위계는 시공간에 따라 상이- 국가와 자본은 매우 편안하게 공존하는 상태 symbiosis

그러나 체계로서의 자본주의가 쉽사리 무너지지 않으리라 전망


브로델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혁신이 발생하고 진보가 이루어지는 자본주의는 독점 자본주의가 아니라 작은 기업들의 자유로운 시장경제 활동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사회주의의 실패에 대한 경계와 현재 독점적 자본주의 견제 모두가 집약된 부분이다

현재의 독점기업이 특혜를 내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에 힘든 과제지만, 불가능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무려 300년 길게 보면 1000년에 이르는, 유럽은 현미경으로, 미대륙과 아프리카, 아시아는 확대경으로 검토한 엄청나게 흥미로운 저작

-대가의 호흡이란!

하나하나 사건의 기술을 넘어서 자본과 국가, 경제와 사회, 성장과 그 필요조건 등에 대한 진단과 함의 역시 대단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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