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해당되는 글 19건

  1. 2016.03.09 단지의 비극
  2. 2016.03.05 서울의 단면에 대한 단상
  3. 2016.01.28 북한 도시사 연구의 출발?

아파트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낳은 사회

박철수, 마티, 2013


건축학자가 쓴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

공동주택을 화두로 삼아 온 이가 한국 주택의 상징인 아파트에 대해 썼다



최초의 식민시기 아파트나 한국 최초의 아파트가 무엇인지 따지는 성격의 글 몇 편에 이어 핵심 주장인 아파트단지의 폐해를 다룬다

역사 관련 글은 전공자 외에는 흥미 없겠지만 

단지의 정치학이라는 지적은 날카롭고 또한 적절하다

폐쇄적이고 개인주의적이라는 한국사회-응팔의 성북동 골목에 대한 추억의 상실- 문제의 응축은 <아파트>가 아닌 <아파트단지>라는 게 주요 주장이다


새로 안 것이지만, 아파트 내 기반시설 모두는 공공이 아니라 입주민이 사적 비용을 들여 구매한 거다

-70년대 주거에 투자할 공적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민간에, 나아가 민간기업은 입주민인 소비자에게 공적 인프라의 책임을 떠넘긴 거

그러므로 외부인이 내 돈을 쓴다는 인식 하에-사실 알지도 못 하고 자연스럽게

담장을 두르고 차단봉을 만들어 구별짓기를 시도하는 자기 폐쇄적 문화가 만들어지도록 한다

-이는 공간적 실천이 자연스럽게 신체에 체화되는 것의 효과일 수

따라서 아파트가 공적 영역과 만날 수 있게 가로면에 접한 생활주택이라던가, 단지를 개방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된다는 거

현재의 주거 트렌드인 타운하우스나 초고층 오피스텔 등은 자기완결적 폐쇄사회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다를 바 없다는 거



좀더 인문학적인 글이라면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낫지만

예컨대 동일한 현상을 똑같은 부제-강준만의 글에서 따 왔다고 하지만 <정열> 보다는 <열정>이 더 낫다는 생각이지만

로 표현하거나 동일한 문구가 반복되는 게 있다

단지라는 데 주목하고, 단지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정치경제적 맥락, 기업과 자본의 맥락을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듯


덤으로 동일한 85제곱이 어떤 때는 31평, 어떤 때는 35평이 되는지-공용공간 설계의 마법이자 전용면적을 벽체 기준선이 아닌 벽체 안쪽 선으로 하는 게 유일한 아파트

발코니와 베란다의 차이는 몬지-지붕이 없어야 발코니이므로 샷시로 모두 막아 동일한 입면을 만드는 아파트는 베란다이고 결국 이는 전용면적, 사적 면적을 최대화하기 위한 용적률과 건폐율의 문제이기도

등에 대한 지식도



골목이나 동네가 대로와 단지로 바뀐 서울에서 걷기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듯

내 집이 생기면 베란다를 발코니로 만들고 입면에 표정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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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리지

서울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궤적을 찾아서

노주석, 소담, 2014



서울신문에 연재된 노주석의 글을 모은 거란다

1이라는 표제가 붙어 있어 이후에도 계속 나올지도 모르겠다



주로 다루는 내용은 조선 도읍을 정할 때 풍수논쟁-북악이냐 인왕이냐의 문제

강남 개발이 누구에 의해 주도되고, 어떻게 정치자금화 했는지

지금 광화문 대로변과 종로의 주요 랜드마크 건물의 소유주, 역사에 대한 이야기 등

-동화면세점 건물은 절반은 중구에 절반은 종로구에 속해 있다는 사실은 흥미로움


<도>는 지도고 <지>는 역사, 사실, 풍속까지 담은 책이라는 것도 발견

기자이기 때문이겠지만

한 건물의 유래를 여러 측면-소유권, 지리, 설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조망하는 것은 강점



그러나 일제의 축선-현재 광화문-태평로-을 지우고 원래의 축선-이건 일직선이 아닌 └ㅜ 모양으로 광화문 종로를 잇는다-을 되살려야 한다든지

한때 서울의 풍경을 지배했던 세운상가 철거에 대한 아쉬움이라던지

서울 사대문 읍성 돌담이나 덕수궁의 <원래 그대로의> 복원을 요구한다던지는

한번 지어졌던 건물이나 한번 자리잡았던 역사에 대한 물신화인 듯하다

일제 종식 이후의 역사는 역사가 아닌가


여튼 신문에 연재되었던 글을 묶은 거라 호흡이 너무 짧다

각각의 글을 좀더 깊이 있게 설명하면 훨씬 나을 텐데, 같은 깊이의 설명이 반복되는 것도 많아서 아쉬움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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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도시와 북한

고유환 홍민 외, 한울 2013

함흥과 평성

고유환 박희진 외, 한울, 2014


한국연구재단 프로젝트로 진행된 듯한 북한 도시사 연구

토대연구의 일환으로 3년간 이루어졌다고 하며, 함흥과 평성이라는 두 도시에 초점을 맞춘다



토대연구이기 때문에 북한 도시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어떻게 연구할지 제언하는 것이 중심

묶여진 글은 도시사 연구의 필요성과 접근방식을 제시하고 초보적인 경험연구를 시행한 결과다


함흥과 평성이라는 두 도시에 대해서는 탈북자들의 경험을 토대로 도시와 일상의 관계를 탐구한다



묶인 글 중 민유기의 도시사 검토와 제언은 실용적으로 도움이 된다

도시사 자체는 도시에서 전개된 삶의 변화의 양상을 시간 변화 속에서 고찰하는 것이며

크게 세 가지 공간 인구/정치 경제/ 사회 문화로 구분되어 분석된다고 한다

정치경제 측면에서는

거시적, 미시적 행위주체의 결정을 살펴보는 위로부터의 접근과 도시민들의 도시정치-권력과 시민의 갈등과 투쟁, 대화와 타협을 다루는 아래로부터의 접근으로 구분된다

60년대 영구 도시학자들의 주된 연구대상이었다 하며, 70년대 하비, 르페브르, 카스텔 등 네오맑시스트는 도시 계급갈등이나 경제 불평등이 공간 형태와 배치에 야기한 변화에 주목한다

이 경우는 법률, 제도, 정책 내용과 형성과정, 영향력에 집중하거나 사회적 제도, 주체의 선택에 주목하는 방법론이 다양하게 사용된다고

북한에 대해서는 비교층위 속에서 생각할 것 도시와 주변, 도시-농촌관계, 도시의 일상적 규율과 통제, 이에 대한 순응과 저항 등을 제시하나 현실적으로 경험연구는 아직 힘들듯


그외 공간문헌에서 도시 관련한 언급을 한 자료를 발굴, 정리한 것은 실용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부분


함흥과 평성 도시연구는 시장/시장화의 영향에 초점을 맞춘다
도시조직보다는 탈북자 구술을 통한 도시민들의 일상 경험을 보여주는데, 도시 차원에서 유의미한 발견은 직업별로 거주공간이 정해져 있으며, 시장의 등장과 활성화에 따라 도시민의 삶이 상당히 변화했다는 정도?

-도시정책 및 계획을 보여주는 자료가 부족한데다 도시생활에 대한 증언 자체는 흥미롭지만 구체적이라기보다는 인상 중심이라는 느낌

-그러나 평성이나 함흥에서 보여준 이상으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지는? 두 지역이 시장화 영향을 많이 받은데라 증언 가능한 탈북자 비중이 높은 편인 듯해서



함흥에서 지방공업의 맥락과 구역 내 생활의 맥락이 구분된다는 지적이나

평성에서 벌어진 경제 변화에 따른 집값의 변화와 집값에 따른 거주공간의 분리, 이에 따른 보다 개인주의적-이웃과의 교류 감소 등은 흥미로운 지적이다


아파트정책, 주거정책은 평성을 사례로 실적이 필요한 지방기관-자금, 자재를 제공한 민간업자 간 동맹에 주목

그러나 당군 간 갈등의 원인을 숙련된 건설기술자가 다수 포진한 8총국을 둘러싼 것이었다는 지적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당군관계를 너무 평면적으로만 다룬듯

경제자본의 공간 진입이 정치자본 공간을 무너뜨리지 않고 내부에서 격차를 벌인다는 지적도 좀더 결정적인 증거가 있음 한다



행위자 인터뷰나 참여관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plausible narrative는 구축된듯

개별 도시를 대상으로 한 다른 사례연구는 찾지 못 해서 확실치는 않으나

도시의 구조나 정치경제가 다뤄지면 좀 붕 뜨는 느낌

다른 방향으로 가능한 거는? 

도시정치, 도시 거버넌스가 되면 너무 행위자 중심인 듯하다는 생각도-지방정부 분석의 현실적 어려움도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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