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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02 서울, 서울, 서울
  2. 2009.04.17 나이 든 이후
  3. 2009.03.31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서울은 깊다
전우용, 돌베개, 2008


인구 1천만을 훌쩍 넘는, 가공할 정도로 남한 전체의 자원과 인재를 빨아당기는 도시 서울에 대한 보고서
고대부터 '신시'로 숭상받았던 서울부터
정도전이 성리학의 질서를 구현하여 직선축을 만들어낸 과정을 넘어 -이후 고종 시기를 거쳐 이 축은 상실된다
고종이 '제국'으로서의 상징을 만들어내는 시기를 포함해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다룬 글이다


대한제국 시기의 근대화와 일제의 강요된 근대화를 포함해 다루고 있는데
대한제구 시기의 도시계획(?)이 일제에 대한 항거와 자주적인 국가의 수립을 위해서, 또한 민초들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서 사용한 상징들은 매우 흥미롭다
-고종의 명성황후 능행 축에 놓은 전차를 통해 왕의 권위와 근대화를 상징하려 한 시도랄지
-도시공원을 조성해 -이후 만민공동회가 열린 곳- 민의를 반영하는 구조를 만들려 한 것이랄지

다른 한 축으로는 (이식되지 않은) 근대화 과정 속에서
경제권력이 상인으로 이동되는 과정
-시장 상인들이 애초에는 군인들이 많았으며, 그들이 시전권력을 도맡았다가, 지방상인들의 성장으로 난전이 활성화된 점이랄지
-통신, 우정국, 파리국 등 국사책에서만 본 <통리아문>의 실제정책은 국가주도적 경제개혁의 하나로 볼 수 있을 듯도 하다


정치이든 경제이든 도시계획이든 각종 새로움의 도입은 상징체계 내에서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졌는데,
물론 그 수용자의 입장에서는 많이 다르지만
이런 것들을 보면 5년간 짧은 시기이긴 하지만 근대화를 이식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자발적인, 혹은 국가주도형 근대화는 느리지만 쉼없이 이루어졌고 그것이 일제에 의해서 재조정되는 과정을 띄고 있는 것이 보다 정확할 듯

인구 1천만의 도시 서울의 팽창과 발전, 그 내부의 각종 장치들 -경희궁과 경복궁, 종묘공원, 지하철 1호선 등- 을 도입하며 의도했던 사람들의(권력자의) 의도와 상징은
무지막지한 개발을 통해서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도시 곳곳을 거닐면서 확인해볼 만할 듯

살아숨쉬는 국사교육의 텍스트가 될 법할 듯하다
역시, 역사는 현장에 살아숨쉬고 있을 때 의미를 가진다 -때로는 그 역사는 상징을 통해 특정한 맥락에서 강조되기도 하지만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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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facebook.com/ext/share.php?sid=67234748157&h=OMiL9&u=LE758&ref=mf

우연히 발견한 아주 귀여운 뮤직비디오
표정이 넘 좋은

나이 들어 머리가 하얗게 셌을 때 이런 모습이면 좋겠다
그리고 함께 유치찬란하게 장난칠 비슷한 나이대 패거리가 있다면 더욱 좋겠다


머리 하얗게 센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벽에 낙서하고, 불꽃을 쏘아올리고, 남의 집을 노크한 다음 줄행랑치고, 장난감 새총을 쏘고, 흙탕물에서 물장구 친다

그러다 또다른 무리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만나 싸움이 벌어진다
골목대장 싸움 같은 분위기
압권은 싸움 끝에 코피 흘리며 쓰러진 한 할아버지를 카메라가 비춘 다음
상대편 대장이 겁을 먹고 도망치고
코피 흘린 할아버지는 천천히 일어나 외친다(소리가 나오지는 않는다) "우리가 이겼다"라고
어깨동무 하고 떠나는 패거리의 뒷모습
비디오에 투영되는 가을햇살 같은 햇빛이 따뜻하다


아이슬란드 밴드 Sigur Ros는 평화롭게 만드는 멜로디와 목소리를 가졌다
때로 이들은 Bjork과 함께 공연하기도 한다

아일랜드가 주종을 이뤘던 부드러운 좋아하는 밴드(또는 가수) 리스트에 아이슬랜드도 추가해야 할꺼 같다
벌써 favorite musician이 2명이나 됐으니 국적별로 따지면 꽤 높다


근데, 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의 나라는 모두 '금융중심'을 시도하다 결국 세계 경제위기 가운데 망하고야 마는가
그리하여 대다수 시민들이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야 마는가

노 시절의 동북아 경제중심이 금융중심에 경도되어 있었단 사실이 떠오른다
우리만은 그렇게 되지 않길
비록 MB정부 아래에서 그것이 헛된 희망일지라도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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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리동 마을 이야기
염리동 주민자치위원회, 비매품, 2008


울동네 동사무소에서 주은 책이다
구청과 동사무소에서 관 주도로 만든 책이지만 내용 상당히 흥미롭다
탈학교 10대들이 오래동안 염리동 사신 분들 인터뷰하고 글을 써서 만들었단다

이 동네 산 지 거의 5년이 다 되가건만 내가 알고 있는 것은 <택시 아저씨들이 잘 모르는 동네>라는 것 정도?
<염리>가 염전이 있던 자리에서 나온 이름이라는 것도
집에 가는 길의 <아소정>이라는 냉면집 이름이 예전 동도공고 자리에 있었던 흥선대원군의 별장 이름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5년새 많이 없어졌지만 길 가에 방석집들이 많았던 이유가 집값 싼 여기에서 종로로 출퇴근하는 언니들이 많아서였다는 것도

전혀 상상되지 않는 이 거리의 예전 모습을
그래도 그것을 현실로 기억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남아 있다는 것이 놀랍다


염리동은 예전부터 참 못 사는 동네였단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대현동과는 차이가 컸단다
그래서 지금 한창 재개발 중
사람들의 기억이 하나씩 사라져가고 있다-여기에 나오는 사진과 장소도 지금은 변한 모습들이 많다 동사무소 앞의 정자랄지, 노인대학이랄지


문득, 나중에 독립하게 되더라도 이 동네에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지금의 이 풍경을 기록해 두거나-개발과 재개발이 뒤섞인 이곳은 또다른 기억이 될 수 있도록

책 읽으며 도착한 곳은 마포구청
언덕배기 꼭대기에 자리잡았던 구청은 요즘 유행하는 외피와 기하학적 모양으로 몸을 감싼 채 10층 높이로 뻥튀기되어 있었다
2년 새 버스노선이 많이 바뀌었다 싶었는데 장소마저 바뀌었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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