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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24 추리소설 다시 읽기
  2. 2009.02.03 현재, 과거, 미래의 나
  3. 2008.11.19 제대로 쓴 글 3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히가시노 게이고/200x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 추리소설의 대가라 한다
며칠 전 지나간 버스의 광고판에서 영화로 개봉할 예정이라는 <용의자 X의 헌신>을 보고 문득 집어든 책이다
(백야행은 그 이후로 집 근처 책대여점을 뒤져 찾아낸 동일인의 소설, 환야가 아직 남아 있다)

일본 추리소설은 내가 알고 있는 여타의 추리소설과는 다른 부류 같다
두 개의 책에서
탐정이나 피해자의 캐릭터는 거의 서술되지 않는다. 그것은 가해자를 구성하는 일종의 배경처럼 작용하는 것 같다
가해자의 정확한 성격과 행동에 대한 논리가 서술되면서 사건의 비극성(?)이 극대화되는 구조다
(물론 다른 책은 어떤지 모른다는 점에서 성급한 일반화일 수도)


다른 추리소설에서 그랬던 것처럼 치밀한 트릭이나 살인방법, 트릭을 밝혀내는 과정은 없다
트릭은 있지만
피해자와 가해자는 항상 의심스러운 행동 또는 알리바이를 남기고
트릭보다 더 중요한 인과관계에 몰두하게 만든다

하나의 사건이 하나의 인물의 생에 미치는 영향
-용의자X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만나는, 그 한 순간
-백야행에서는 그 살인사건
이 정말로 건조한 문체로 서술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가고, 클라이막스에서 결론지어지는 재미있는 방식의 서술이다 


추리소설을 읽은 건 거의 10여 년 만인 듯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때까지 내 취미는 <시리즈 책 전부 다 보기>였다
초딩 때 친구네 집에 갖춰져 있던 Abe 전집부터 시작해 중학교 때 돌입한 것이 아가사 크리스티 전집이었다
어디서 발견했는지는 모르지만, 누군가의 집 또는 학원에서 100권이 넘는 시리즈를 발견하고 역시 읽어치워 버렸다
다행히 크리스티 여사는 충분히 많은 책을 썼고, 포와로와 미스 마플이 반복되는 책들이 기억난다
그러고 보니 홈즈도 전집으로 읽었군
그와는 색깔이 다른 추리물은 나름 즐거웠다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몰입하게 만드는 추리물이라니!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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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행성의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에게
에크하르트 톨레, 류시화 옮김, 조화로운 삶, 2008


자기 내부의 부정적인 것들-에고 고통체

에고는 부정적인 에너지를 먹고 자란다
에고와 자신을 동일시할 필요는 없다 거기에서 고통이 발생한다

고통체는 개개인에 내재하고 있다
고통에 중독되면 고통체는 갈수록 커진다
고통스러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볼 수 있다면 고통체는 점점 작아질 것이다
 
감정에 휘들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자각하면 에고와 고통체는 더 이상 나에게 영향 미치지 못할 것이다


있는 그대로 '있음'을 인정하고 나면 에고는 설 자리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now)' 집중해야 한다
과거에 매달리거나 미래에 일어날 일을 생각하는 것에 쓸 시간을 '바로 여기'에 투여하라


나는 아직 여기에서 읽었던 글들 중 전부에 공감하지는 않는다
정확하게 책 내용 중에 기억나는 것도 그렇게 많지 않다
NOW의 중요성 외에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다른 것들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그래왔듯이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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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 내 발바닥
김곰치, 녹색평론, 2005


아, 나도 이 부안에 가 보았다
그리고 몬가를 쓰기는 했다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한 03년도에
만들어낸 글과 써낸 글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그건 체류기일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내 문제다 글쓰기는 내가 안 만큼, 평소 생각한 만큼 딱 그만큼만 나오니까


김곰치의 글은 제목 그대로 발바닥으로 쓴 느낌이 마구마구 난다
그가 꼽는 대표작처럼,
사북과 사패산 투쟁과 부안을 다녀온 네 편의 르포가 이 책의 고갱이다

개인적으로는 <생태친화적인 개발, 지속가능한 개발>이 책이 던지는 나에게 던진 메시지다
물론 작가는 개발의 대안이나 모양새를 전혀 말하지 않는다
환경운동과 생태운동의 바람직한 운동 모습-어떠한 개개인의 가치관의 전화, 생명존중의 확산 등-을 비교적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개발에 대한 작가의 언급은 현실적인데, 부안의 경험이 생존권 수준의 요구에서 비롯되었기에 파괴력을 가졋다는 언급에서 그러하다, 고 읽혔다
삶에 대한 가치관의 전환을 꿈꾸되, 그것이 쉽지만은 현실에 대한 비교적 냉정한 인식이랄까


여튼 생존과 부의 축적이 개발의 욕구라면, 그것은 즉자적인 반면
생태와 생명의 욕구는 보다 고차원적,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 까지 포함되는 것이다
그러니 근본으로부터의 변화 없이는 쉽게 도달할 수 없는 지점
그러나 모든 이들이 근본으로부터 변화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일정한 생존이 담보되어야 바람직한 삶의 방식을 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그래서 개발을 원하는 이들은, 당장은 반환경적일 수밖에 없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나야만 한다
지금처럼 눈 앞에 지구온난화이 영향이 드러나고 CO2 감축이 과제로 제시된다고 해도 저개발국에서는 상당 기간 비슷한 양상을 겪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는 사람 하나는 북한의 개발이 <친환경>을 화두로 하여, 그것을 경쟁력으로 하여 세계역사상 유례가 없는 것을 만들어 보자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괜찮은 아이디어이지만, 현실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힘이


타협은 힘이 세지 않다
그래서 아쉬운 생각이 든다

+조금 고침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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