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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30 근대중국을 만든 사람들
  2. 2009.11.04 개발독재와 근대화의 풍경
  3. 2009.10.15 일본 근대화의 인물
천안문, 근대중국을 만든 사람들 
조너선 D 스펜스, 이산, 1999

중국 근현대사 연구가 조나단 D 스펜스의 현대중국 시리즈 중 처음 읽은 책
역사와 소설을 결합시키는 글쓰기 스타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묵직한 내용임에도 쉽게 쉽게 잘 읽힌다 
지금 책이 인물을 중심으로 역사의 격동시기에 그 사람의 사상적 궤적을 담아내는 방식이라 그럴수도

캉유웨이의 입헌군주제에 기반한 자강自强  개혁부터 시작하여 쑨원의 삼균주의가 캉유웨이와 다른 점과 같은 점을 다루고 
장제스 민주당 정권과 마오를 필두로 한 공산당 정권의 역사를 다루고, 
마오 시기의 백가쟁명, 대약진, 홍위병 운동 등 주요한 분기점을 설명한 이후에 80년대 천안문 사태로 마무리된다 


이 책의 미덕은 100년 여를 450쪽에 다루는 압축 속에서도 각각의 지식인 또는 정치인들의 변화와 당대의 생각을 비교적 균형감 있게 다룬다는 점이다 
공산주의자 딩링이 여성해방과 계급해방에 대해서 고민한 궤적이나 
공산주의자는 아니나, 좌익문예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루쉰이 1900년대 중국인에서 발견했던 '아큐스러움'이 1970년대 중국에서 재현되는 얘기가 포개지는 부분은 전율스럽기도 
-  스펜스의 애정은 루쉰과 딩링에서 두드러지는데, 애정은 물론 시대적 한계 등도 같이 다루고 있어 공평무사한 느낌을 준다
- 번역이 좋아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는데, 서구 학자가 아시아를 다룰 때 드러나는 편향도 적은편 
- 다만, 역사학자가 쓴 글을 감안했을 때 스펜스의 역사관을 잘 드러나지 않는듯 워낙 빠른 속도로 읽히는 덕분일 수도 있지만, 삽화적이라는 느낌은 든다 

중국의 근대화에서 추구했던 지향이나 방향이 어떤 논쟁과정을 거쳐 정립되었는지에 대한 이해도 도모할 수 있다
캉유웨이와 쑨원의 차이는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형식으로 재현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각국의 차이에 따라 그에 대한 대응은 다르다 
중국의 경우 사회주의가 뿌리내리게 되고, 기존의 한漢 우월의식이나 유교와 어떤 상호작용을 맺었는지 다루어 주었다면 더 좋았을 뻔하다는 생각이 든다 
- 현재는 외부이식으로서의 중국 사회주의의 도입이 강조되고 
- 무능력한 국민당 정권에 대비되어 마오를 비롯한 사회주의자들의 현명(?), 현실적이었던 정책 집행으로 사회주의의 승리를 평가하는 듯 


개인적으로는 죽음 당시 수천을 천안문 광장에서 오열케 했던 현명한 수상 저우언라이와 
중국 개혁개방 논쟁에서 보수파로 여겨지는 천위엔을 다룬 글을 읽어보고 싶다 
- 저우언라이와 천위엔은 한 두 장면에만 등장한다 
- 생산력 발전을 위한 급진적 시장경제를 주장했던 자오쯔양에 비해 천윈은 개방의 악영향에 대해서 보수적인 접근을 취했다, 덩샤오핑의 최종 정책은 그중 중도적으로 시작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자오쯔양의 입장을 받아들이는 쪽을 변화한다 

중앙선데이 <김명호의 사진으로 보는 중국 근현대사>는 이 책을 읽은 다음에 부수적으로 읽어야 할듯
그 기사 역시 흥미롭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인물의 생각을 드러내기에는 부족하다 -중국사에 대한 내 지식이 짧아서 그럴수도 >_<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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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시 60년의 이야기 1,2
손정목, 한울, 2005


마포도서관에서 우연히 빼든 도시 관련 책
알고보니 지은이가 예전부터 wishlist에 담아놓은 <서울도시계획 이야기 1-5>의 저자이기도 -이책은 소장하고 싶지만, 무지 두꺼운데다, 5권이나 되어서 벌써 1년째 list에만 -_-;;

도시계획과 행정 쪽에서 오래 일했던 이가 쓴 책이라
해방 직후부터 현재까지 주된 이벤트의 에피소드와 역사적인 사건이 모두 담겨있다
- 박정희의 비밀 핵개발과 서울대공원
- 전두환의 3S가 낳은 과천 현대미술관
- 각종 아파트 건설과 사건사고
- 자동차산업의 얼개와 그것이 낳은 생활의 변화
- 유명한 서울시장이었다는 김현옥 나**


결국 과거의 개발독재 시기에 행정이라는 것은 대통령이든, 시장이든 개인의 의지가 관철되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점 하나
- 따라서, 실제로 민의를 모으는 과정이라는 것은 생략
- 뭐, 현재라고 해서 잘 되는지는 모르지만
- 어쨋건 개발독재의 공도 있었을지도, 물질적인 측면에서, 그 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부정축재, 권력유착 등의 비효율성을 따진다면 조금 달라지겠지만

서울의 도시개발이 어떻게 공간을 바꾸어 놓았는지
- 안보 상 필요에 의한 한남대교가 강남불패의 신화를 만들어 아직까지 이어오고
- 현재의 신도시가 왜 지금 위치에 섰는지 : 이 역시 안보문제의 영향이 강하게+개발되지 않은 상태라 땅값이 매우 싸서
- 아파트의 편리함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조작되었는지
- 도로망의 건설이 어떤 식으로 계획, 추진, 현재에 이르렀는지

등이 일목요연하게 나타난다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이리(현재의 익산)와 공주 등의 도시가 각각 교통의 변화와 문화적 발굴 때문에 어떤 역사를 겪었는지의 얘기
이리는 90리-즉 도로보 하루에 걸을 수 있는 최대거리 시절에는 교통의 중심지였으나 도로, 철도 교통체계로 인해 쇠락
그러다가 이리역 사고로 달성된 개발 물량공세로 소생
공주는 무령왕릉 발굴 이후 소생

몇 개의 포인트 - 한정된 재정, 계획과 실행과정
아쉬운 포인트 - 실제 운영의 방법, 그 과정에서의 거버넌스 형성 - 갠적으로 이 쪽으로 진학할 지도 모르므로


지은이는 건조하게 있었던 일들을 나열하는데
비록 개발독재 시기에 관료로 살았으나 공포정치에 대한 서술 같은 것은 합리적인 사람인듯
기록이 없는 것을 일일이 찾아나가고 확인하고, 면접 통해서 보충하는 성실성도
실제로 물량 개발의 시대에 자고나면 무언가가 만들어지고 변화하는 희열을 맛보았을 수도

문제는 시대가 가려는 방향인데, 결국 그건 정치가 해결해 주어야 하나?
정치를 통해 변화가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게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의 목적인가? 


생각해 볼 문제 하나
현장에 나가 중계, 감독하는 박정희 사진 실린 것을 보면, 그리고 여기에서 서술된 경부고속도로 공사 무사히 끝낸 군 장병들의 마음-끝내고 표창받았다는 희열- 을 생각하면
북과 남의 독재는 외적으로 보여지는 모습에서는 어느 정도 닮아 있는 듯도 하다
북의 개발을 염두에 두고 생각할 지점은?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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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Sadooh 1-19
타카하시 츠토무, 서울문화사


완소 스타일인 지뢰진 작가의
하드 보일드의 만화적 구현이라고 하던데, 어쨌던 이 작가의 만화들은 매우 좋음
-오토바이 무뢰한을 다룬 거 말고, 이건 너무나 남성적이라 감정이입 어려움
-지뢰진도 그렇지만 사람들 무수히 죽어나가는 인간 이기심의 정점인 것처럼 보이는 HEAVEN도 그렇고
약간의 수묵화풍 그림체와 컷 나눔과 2P에 걸친 강한 느낌의 풀컷-베가본드와 무한의 주인, 료가 나오는 만화 등을 연상시키는

지식인 요시다 쇼인과 혁명가 다이스케 신사쿠, 비즈니스맨 사카모토 료마 등과 무사도를 쫓는 아주 어리고 능력있는-즉, 사람 잘 베는- 사무라이 어린애 2명을 주인공으로 해 많은 것을 버무리는 만화적 역사지만,
크로스체킹 결과 상당수 팩트에 근거

요시다 쇼인에 대해서는 자세히 안 나오는데, 이 양반이 메이지유신의 사상적 기초를 쌓은 인물
원래는 동양적 근대화를 주창했다고 하나, 제자들인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침략의 첨병
왜 국가의 발전과 건설이 외부에 대한 침략과 자신들의 우월감으로 점철된 역사로 되고야 말았는지는 비극

다이스케 신사쿠는 원래 해군제독 같은 거라고-여기서는 폐병 비슷한 걸 앓는 사무라이로 등장, 메이지유신을 가능케 했던 초슈번의 지도자
엄청 딱 좋아하는, 호리호리하고 날카로운, 멋진 비쥬얼로 나온다
신사쿠는 실제로 근대적 군대와 무기체계를 도입해 초슈-사츠마 vs 막부체제-신선조는 이를 지키는 이들이었으니 보수파-  싸움을 승리적으로 이끄는 초석을 닦음

사카모토 료마는 <료마가 간다>는 읽어보지 않은 소설 덕분에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역사인물이라고
역시 메이지유신의 기반을 놓은 사람
실제 밀항해서 유학을 하려 하고 난학-네덜란드 학문-을 배우고, 후대에 광범위하게 전파
여기서는 비즈니스 맨 스탈로 나오는데, 경박해 보임
사실 비즈니스라는 게 근대화 이후의 문제일 수도, 합리성과 계약, 이익 계산을 기반으로 하는


여튼 주인공 비주얼들과 역사적 사실이 만화라는 대중적 형식으로 구현된다는 점은 부럽다
얼마 전 본 <불꽃처럼 나비처럼>과 겹쳐져서
그 시기, 그러니 나라의 건설과 발전을 꿈꾸었던 시기의 우리나라에도 걸출한 혁명가들이 많았음에도 그를 제대로 조명하는 컨텐츠는 부족한 것이 >_<

제목 <사도>는 무사도라고,
충성을 다하며, 완벽한 무사도를 추구하는 일본인의 사무라이 정신의 핵심은 여전히 모르겠지만
왠지 개인을 체제와 사상에 희생시키는 듯 하여 마음에는 안 듦
그것이 사무라이이던, 혹은 조선왕조의 충신들이건
개인의 발전과 창조성의 발산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핵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역시 서구적인 생각인지?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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