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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4 한자로 공부하는 나무 2
  2. 2010.05.12 한국어의 풍경
  3. 2010.04.15 느리고 평화로운 영국
나무열전
강판권, 글항아리, 2007

최재천, 이성복, 홍세화 등 여러 사람이 추천한 책
알고 보니 이 양반의 책 <어느 인문학자의 나무 세기>를 일찌감치 갖고 있었다
전우익 선생 책부터 모으기 시작한 나무 시리즈 중의 하나로 

부제 '나무에 숨겨진 비밀, 역사와 한자'처럼 
각 나무의 한자를 기본으로 -소나무면 松- 이 글자가 쓰이는 사자성어, 단어 등으로 조근조근 이야기를 넓혀 나간다 
-자작나무에서 천마도, 화수, 동반목 등의 한자로 넓어져 가는 것처럼
-팥배나무에서는 이두와 소두, 두궤(임금의 과실을 바로잡는 신하라고)가 넓어지는 것도
관련한 유명한 고사와 시를 함께 소개하는 얘기도 차분히 이어진다 

측백나무가 주로 가로수로 쓰이며, 
李씨 성이 자두나무를 의미하고 상수리나무 열매가 도토리를 뜻하는 등(지금까지는 개암나무 열매인줄 알았다)
책 속에는 나무의 특성이 어떤지, 어디에서 볼 수 있는지,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한 얘기도 있다


책은 나무, 숲, 관목, 교목 등 나무 일반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해 각종 나무를 소개하고, 이와 관련한 역사와 문화사 등을 다룬 다음에 집의 기둥과 서까래, 용마루, 방 등으로 끝난다 
나무로 시작해 인간과 나무와의 만남으로 끝나는 셈이다 

글쓴이는 일반적인 시각과 달리 나무는 이기적이라고 본다 
자신만을 위해 몸부림치는 존재일 뿐이며 그러니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나무 입장이 아니라 인간 입장에서 만든 신화다 
-나무에 대해서는 공부가 부족하지만, 생명의 이기적인 속성에 대한 지적에는 공감한다
-이기적인, 나를 위해 기꺼이 한 일이 동시에 다른 이에게도, 사회적으로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과거의 성리학은 공부의 목표를 위기 爲己에 두었습니다...  진정 '자신만'을 위한 자만이 누군가를 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자신을 위해 열심히 산 자만이, 나무처럼 목숨 걸고 치열하게 사는 자만이 아낌없이 남에게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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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의 풍경 : 고종석의 한국어 산책
고종석, 개마고원, 2007

문학작품과 비평, 문체 등에 대한 단상과 한국어에 대한 설명 자체를 다룬 책
말과 글에 대한 고종석의 책을 꽤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다른 책에서 본 듯한 에세이도 끼어있다
-전혜린의 유럽 매혹과 정운영의 화사한 문체에 대한 글이랄지 
-아님 이 책을 두 번째 보는 중이라서 그런지도 그전에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이 이거였던듯 하다

이번에는 음운과 음소, 음절에 대한 얘기과 <언어는 생각의 감옥>이라는 사피어-워프 가설에 대한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하이데거가 나중에 인용한 부분인듯


고종석의 글이야 워낙 단정한 터라 읽을 맛이 나지만 
책의 구성은 도통 이유를 모를 정도로 산만하다 여기에서는 비평의 문체를 얘기하다가 그 다음 장에서는 음운론을 얘기하는 식이다 
연대기순으로 기록했을 수도 있으나 별로 친절한 방식은 아니다 전체적인 일관성이 상실되니
-물론 고종석의 생각이나 글은 하나의 일관성을 주욱 가진다 


TIP 고종석이 뽑는 아름다운 우리말
가시내 서리서리 그리움 저절로 설레다 아내 가을 넋 술-술 대신 그윽하다 추가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덧붙인 그윽하다가 마음에 든다 직접 10개를 뽑을 수는 없겠지만, 시간 나면 추가해 볼듯
안 좋아하는 말은 있다 특히 에세이에 쓰일 때의 적확하다-이건 자기과시의 단어 같다

서늘하다 쓸쓸하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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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에서 3650일 : 유동주 교수의 영국 산책
유동주, 나무와숲, 2008

영구 레스터와 러프러버 대학에서 공부를 마친 유동주 교수의 10년간의 유학일기인 셈이다 
신문방송학을 공부한 이이지만, 연구에 대한 기록이라기 보다는 영국 소도시에서의 생활과 그곳에서 만난 이들에 대한 인상기에 가깝다 

그가 그리는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뜻하지 않은 인연으로 만난 이들도 이방인과 소수자에게 친절했으며, 하나하나의 에피소드에서도 따뜻한 분위기가 넘친다 
아마도 필자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리라는 생각이 들지만 

공부하는 시간은 철저히 혼자인 외로운 과정이지만 
주위 사람들과 어울려 감행한 음악회를 찾아가는 걷기 여행이나 꽃과 나무들이 그를 상당히 달래준 듯하다 
영국인들의 따뜻한 티타임과 초청받아 간 집에서의 환대 등도 


느리게 사는 시간이 무척 좋다  
가능하면 작은 도시로 가고 싶다는 생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로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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