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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12 고종석이 기억하는 유럽
  2. 2010.03.15 아일랜드
  3. 2010.03.07 진중한 영화
도시의 기억
고종석, 개마고원, 2008

몇 안 되는, 질리지 않는, 좋아하는 글쓰기 스타일
유명한 스타일리스트니까 유명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자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걸 인정한다는 점에서 마음에 든다 

스페인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도시와 북아프리카, 미국도시들에 대한 짧은 방문과 방문에서 느껴지는 도시에 대한 인상을 서술한다
개인적으로는 스페인에 가 보고 싶은 열망을 마구마구 불러일으키는
미국에 대한 얘기에서는 생각이 겹쳐지는 부분도 있다

이 양반은, 스스로 인정하듯이, 유럽문화에 대한 지적 허영과 동경 같은 걸 가지고 있다 
굳이 서술하지 않아도 책 내용 전반에 면면히 흘러나오는 
그걸 스스럼 없이 고백한다는 것이 속물을 벗어나는 지점이고 
동시에 역사, 과거에 대한 쓸쓸함이 적지 않게 배어있는 듯하다 
예컨대 스페인의 탕헤르와 그라나다에 대한 서술에서 한때 세계를 지배하고 과학기술을 전파했던 이슬람의 역사와 흔적을 설명하는 가운데에서 드러나는 

언어학을 공부한 사람 답게 어원을 중심으로 말의 생성과 소멸을 차분히 서술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세상의 모든 말들에 역사가 배어있다는 사실은 흥미로우니까 


그러나, 지금까지 내가 읽은 모든, 고종석 책의 단점을 그대로 이어받아, 
하나하나의 글들이 너무 짧다 
여운을 남기려는 의도일 수도 있으나, 뭔가 생각이 유장하게 가지를 치다가 뚝 끊기는 느낌이다
총체적으로 책 전체가 하나의 이미지와 느낌을 전달해 주는? 단편으로만 읽기에는 아까워서 그렇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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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한줄 댓글/thing 2010. 3. 15. 14:12
두 개의 눈을 가진 아일랜드
임진평, 위즈덤피를, 2008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본게 벌써 4년 전이니, 이 책은 3년 쯤 전에 샀을 거다
다음 해외여행지로 아일랜드를 가기로 마음 먹은 뒤니까 
여튼 그뒤 3년 동안 함께 사둔 론리 플래닛 아일랜드 판과 함께 책꽂이에 묵혀 있던 책이다 

여튼 책은, 두번째달 바드와 함께 한 아일랜드 기행기다
아일랜드인의 기질과 역사가 우리나라와 참 닮아있다고 하는데-식민시기, 비록 이유는 다르지만 영토의 분단, 유럽의 개인주의 답지 않은 흥겨움 등
각종 음악축제가 많은 것은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다큐멘터리 작업과정을 평이하게 책으로 풀어낸 것이기에 책 자체는 흥미롭지는 않다 
음악과 함께 해야 되는 내용들이므로
다만, 스쳐지나가는 풍경과 그쪽 동네의 연주자들을 소개한 것은 신선하기도-어떠한 여행 책도 이렇게 소개하지는 않으므로


두번째달 바드의 음악은 개인적으로 내 취향은 아니지만, 
시니어드 오코너나 크랜베리즈나, 한때 좋아했던 음악가 중의 상당수는 이쪽 출신이다 
아, 영화 <원스>도 그렇고 


더블린, 데리, 벨파스트 셋 중 한 군데에서 2주 정도 어학코스를 밟게 될 것 같다 
떠나기 위한 여행의 시작으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오랜 소망 중 하나인 아일랜드 여행도 할겸
적당한 가격을 제공하는 곳을 찾을 수 있기를, 그리고 그전까지 백만원 정도를 추가로 저축할 수 있길!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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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박찬옥 감독, 이선균 서우, 2009

서늘할 정도로 진중하고 긴장감 장난 아닌 영화 
홍보를 다르게 하는 방식은 없을까? 카피에 낚인 사람들은 영화를 싫어할 것 같고 
처제와 형부의 사랑으로 포장되어 팔리기엔, 영화가 넘 괜찮다 
해석의 정도를 많이 제한하는 듯도 하다 


누가 서사가 사라졌다고 말하나?

용산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철대위를 배경으로, 
개인의 행동이 보이지 않는 결과를 낫게 되는 사회구조와 
집단을 말하되 개인을 포기하지 않는 자기분열적 지식인-꼭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현실이 그렇다는 것뿐- 까지, 
모호한 해석의 여지 속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듯 
냉소적인 아닌 시각으로 그렇게 섬세하게 사회와 개인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게 경이롭다-이른바 80-90년대 학번들의 잦은 냉소와 거대담론화를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이선균과 서우의 관계는 사랑이라기보다는 동경과 자만인 듯 하다 
흔들리는 불안한 시기의 동경과 유약한 지식인의 자기만족적 자기 규정


<질투는 나의 힘>보다 밀집도 훨씬 높아진 것 같은 느낌이라 박찬옥 영화는 챙겨보게 될듯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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