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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24 자연이 주는 즐거움, 안온감
  2. 2015.05.18 실용주의자 백낙청?
  3. 2015.05.03 소소한 생활의 즐거움

달팽이 안단테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 김병순 옮김, 돌베개, 2011

Elisabeth Tova Bailey, The Sound of a Wild Snail Eating


자연사 부문 상을 받기도 했다는 엘리자베스 베일리의 달팽기 관찰기 

언젠가 프레시안 북섹션에서 추천글을 본 듯하다



베일리는 유럽여행 중 갑자기 발병해 20여 년을 병상에 있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 달팽이와 함께 한 시간은 1년 여 정도, 특히 병원 내지 요양소에 지내는 동안 달팽이가 위안이 되어주었다

이 짧은 글은 병상 기록과 달팽이 관찰, 각종 책에서 공부하고 읽어낸 달팽이에 대한 기록이다 


처음에는 제비꽃 화분에서, 그 다음에는 뚜껑을 열어 놓은 커다란 유리상자에서 

달팽이는 더듬이를 움직여 이동하고-시각이 없는 대신 엄청나게 촉각이 발달했다고 

먹이를 먹고, 여름잠과 겨울잠을 자고, 118개의 알을 낳았다 

하루를 살아내고, 조금씩 변화하고-알을 낳은 후 거의 몸이 반으로 쪼그라들었다고 하고 사료를 먹은 날 배탈이 나서 하루종일 잎에 기대어 쉬어야 했다고 

1년 만에 한 세대를 바꾸는 달팽이를 보면서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한때, 이 정도는 아니지만 거의 바깥을 나가지 못할 때 조카가 준 민달팽이를 키웠었다 

상추를 주면 연두색 똥을, 당근을 주면 주황색 똥을 싸던 친구들

조금씩 몸집이 커지고 천천히 기어다니는 모습을 지켜봤던 것을 기억한다 


나와 다른 생명체를 관찰하는 것은 그것의 삶을 돌아보는 일입니다... 어쨌듲 그것은 관찰자인 내게도 살아야 할 목적을 주었습니다 

달팽이는 아주 작고 심지어 하찮은 존재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은 우리 인간들보다 훨씬 더 잘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달팽이가 바뀐 환경에 적응하고 잘 견뎌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달팽이가 그저 묵묵히 미끄러지듯 기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자체가 즐거움이었고 깨달음이었으며 아름다음이었다 

...

그 아주 작은 존재가 내 삶을 지탱해주었다

그러나 사실 나는 정말로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달팽이집에 들어앉은 달팽이처럼 그냥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방 안에 틀어박혀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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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

큰 적공을 위한 전문가 7인 인터뷰

정대영 이범 김연철 김영호 안병옥 조은 박성민 백낙청, 창비, 2015


백낙청이 <2013년 체제 만들기> 이후 칩거하다가 만든 책

서문에서 현재의 과제를 제시한 후 정치 경제 여성 교육 노동 환경 남북관계 전문가 7인을 인터뷰해 묶었다



큰 관심을 둔 적은 없으나 2012년 대선 때 <2013년 체제 만들기>라는 화두로 여러 활동을 펼쳤단다 

계속 주장하는 분단체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대충 <87년 체제> 극복을 위해 남북관계와 민생경제, 민주주의-그러고 보니 DJ의 진단-이 동시 선순환 할 수 있는 경로를 그린듯하다 

이 구상은 좌초하고 세월호까지 겹쳐 무언가 다시 해야되겠다고 마음 먹은듯 하다


여튼 스스로의 구상을 현실과 접목시키기 위해? 또는 가다듬기 위해 전문가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눴다는 점이 인상적



경제의 정대영은 현재의 문제를 <일자리 없는 성장>으로 정리하는 듯하고 추가적으로 자유주의적 개혁-특히 금융 관련해서 금감원 해체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자본수익률이 4-5%로 안정화되어 있는데 성장률이 이보다 높지 않으면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피케티 주장은 흥미롭다 

-나중에 읽어볼 예정


정치의 박성민은 정치의 약화, 특히 관료통제의 실패를 문제로 제기하고-이는 기업의 힘 강화와 연동되어 있는듯

중대선거구 제도를 통한 4당체제 정도의 경쟁을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

-선거제도에 대해서는 다른 이견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음 

개혁세력은 스스로 기반을 깍아먹은 데 더해 안보문제에 대해 너무 조심스럽고, 여전히 민주 대 반민주에 갖혀서 그런 거라고

그러나 웬만하면 개혁세력을 찍어주려고 한다는 지적은 유의미, 50대 표심을 어떤게 잠느냐가 핵심이라는 측면도

-이 지점에는 전적으로 동의, 게다가 승부수를 던지지 않으며 적을 명확히 하는 데도 실패


남북관계의 김연철은 노무현 말기 구상되었던 수준을 넘지 못 하는 듯

-물론 지금 그마저도 다시 복원하는 것은 무척 힘겨운 일일 테지만

-북중미 모두 변화한 지점이 있는데 static 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백낙청은 <변혁적 중도주의>를 갖고 이들은 만난다

거칠게 이해하자면 분단체제 극복을 위해 변혁이 필요하고, 현실정치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도가 되어야 한다는 정도로 읽힌다 

그래서 실용주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할 수 있는 개혁을, 큰 그림을 잊지 말고 실행하자는 


분명 그 방향은 현실적이지만, 자칫 중도에 매몰될 수 있다는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게다가 권력은 다른 모든 것을 삼키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또한 통합진보당 흐름, 노동당 흐름을 너무 쉽게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나마 나은 진영을 갖춘 구 민주당을 견인할 수 있다면, 또는 견인해야 한다면, 나머지 진영에 대해서도 똑같은 논리가 적용되어야 된다고 본다 

-왜 이들은 안 되고 저들은 되는가, 판단은 선험적이다 물론 바뀌어야 될 점이 수두룩 한 것은 동의



관심사인 정치 경제 남북관계 외에는 쉬엄쉬움 훑어보기로  

그러나 어쩌면 위의 세 관심사가 아닌 교육, 노동이 향후 핵심적인 화두일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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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에코씨의 소소한 행복 1,2

마스다 미리, 조은하 옮김, 애니북스, 2013


친구 집에서 읽은 책

마스다 미리는 <여자만화> 시리즈로 유명한 사람인 듯하다



결혼 11년차, 아이 없는 맞벌이 부부의 일상의 행복을 다룬 책

함께 산책하고 걸으면서 서로 스쳐 지나가면서 했던 이야기들을 기억해 내고 챙겨주는 모습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그려진다 


치에코씨는 가끔은 혼자 퇴근길에 찻집에 들러 디저트나 차를 먹으며 스스로의 공간을 즐긴다 

부부 간에도,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서로에 대한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현실적이면서도 공감된다

비현실적일 수 있지만, 

결혼이나 연애는 이래야 할 것 같다고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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