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댓글/thing'에 해당되는 글 152건

  1. 2013.03.15 여자 이야기
  2. 2013.02.09 식품제국의 종말
  3. 2013.02.01 일본 대 한국소설
내가 사랑한 여자
공선옥 김미월, 유유, 2012


공선옥 김미월 여소설가 두 명이 쓴 여자 이야기
김미월은 처음 듣는 이름이지만, 공선옥만 해도 충분히 좋은 글이다


강경애, 김추자, 박경리 등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 그 여자를 떠올리면 드는 생각 등을 묶은 25개의 글이다
공선옥의 글을 관통하는 이미지는 어머니인듯 하다
-김추자나 로자의 경우에는 여자의 느낌이 강하지만
-강경애의 소박한 치마저고리 차림, 박경리의 고추 따는 모습이 세세하게 묘사되는 것 등
어머니로서 대지를 끌어안은 사람, 시대와 현실을 끌어안으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간 사람


어딘가 연재한 짧은 글을 묶으면 항상 그렇듯이 책 전반을 관통하는 묵직함은 없어 아쉽다  
김미월에 따르면 공선옥은 글과 사람이 일치한다고 한다-건강한 글 건강한 사람
Posted by 없음!
,
Empires of Food
Feast, Famine and the Rise and Fall of Civilizaitons
Evan D. G. Fraser, Andrew Rimas, Arrow Books, 2011
에번 프레이저, 앤드루 리마스, 유영훈 옮김, 음식의 제국: 음식은 어떻게 문명의 흥망성쇠를 지배해 왔는가, 알에이치코리아, 2012 

메소포타미아, 로마, 그리고 현대의 기업적 식품제국까지
음식 생산이 어떻게 고대, 현대문명을 번영케 하고, 멸망케 했는지 다룬다 

 
아주 고대문명의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이탈리아 피렌체 상인 Carletti의 이야기로 각 장의 처음을 시작한다
식품무역으로 동남아, 남미, 중국, 인도 등에서 신기한 상품과 향료를 하나씩 수거하고 오랫동안 머무르기도 하는데, 제국주의 국가들의 원주민 착취 이야기가 함께 펼쳐진다 

북미 기업농의 발전과 식민착취의 형태, 이후에는 토지에 고정시키는 비료와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수십 억 인구의 식량을 그나마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북미와 유럽인들이 필요한 먹거리를 저렴하게-물론 중간상인의 막대한 이윤과 함께- 구할 수 있게 됐고 어느 때나 야채와 과일도 먹을 수 있게 

그러나 이전의 멸망한 식품제국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과학이 발전하더라도-예에는 관개기술과 농기구의 발전- 토지 비옥도와 기후변화에는 대응할 수 없다 
오히려 한 곳에 밀집된 단작은 그 지역이 피해를 입을 경우 연관된 다른 모든 이들을 위험에 빠뜨리게 한다 
-실제 08-09년의 식량 위기 등을 기억하면 될듯


음식을 먹는 행위는 정치적이다
지은이들이 제안하는 것은 bioregionalsim의 복원
대량생산을 통한 음식 구매는 필요하지만-그렇지 않음 60억 인구는 먹고살 수 없다 특히 식량위기 시에는 빈곤국이 고통받는다- 지역에서 가까운 로컬음식 제철 재배, 생산 등도 계속되어야 하고 확대되어야 한다 
-약간은 절충적인 결론이나 슬로우푸드나 유기농 운동 등을 포함시킨 것

식량위기와 굶주림은 실제로 곧-2050년 정도 닥칠 수 있는 실제적인 위협이다 
기후변화까지 고려하면 더욱 더  
여기에 경종을 울리는 게 책의 목적인 듯
생산에서 멀어져 마트에서 포장된 비료 덩어리를 사 먹는 것으로 먹는 행위의 정체성이 거세된 듯하지만  정치적임을 기억하라는 것
Posted by 없음!
,
올림픽의 몸값 1,2
오쿠다 히데오, 은행나무, 2010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
묵직하지만, 발랄하기도 한 특이한 책 이 양반 넘 대단한 거 같음


1960년대 올림픽 개막을 앞둔 때가 배경이다 
전후 빈곤을 극복했다는 자부심에 전 일본이 넘쳐 있을 때 
그러나 그 빈곤 극복은 우리와 꼭 마찬가지로 농촌인력의 착취에서 비롯된 것이다 
도쿄대생인 주인공 폭파범은 그 농촌 출신 
농촌에서 혼자만 도쿄대로 유학한 주인공은 일용노동 다니는 형이 죽으면서 그 현실을 철저하게 깨닫고 이를 경고하기 위한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한다 

사회 구조적 문제를 배경으로 빈부격차, 엘리트의식, 계급의식, 농촌 저개발 및 착취, 외국문화에 대한 의미없는 선망 등 온갖 묵직한 주제는 다 다루면서도 경쾌한 것이 특징 
논쟁 및 어려운 말만 사용하는 학생운동에 대한 비판, 나중에 공범이 되는 무라타의 입을 통해 쉽게 설명되는 현실
현실을 모르고 저항하지 않는 게 아니라, 방법을 못 찾을 뿐이라는 말 등 구석구석까지도 전율적


일본 소설을 읽는게 이 양반 꺼 밖에 없어서 모르겠지만
우리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진지하고 처연한 반면 저쪽은 통통 튀는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신기 
-우리 소설은 역사가 사라지거나, 아예 묵직하거나 한듯 이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현대사는 반공이란 이름 아래 의식이 메말라버린 형편 때문인 듯-아예 지사가 되거나 그렇지 않거나의 양자택일을 강요한 역사
일본은 적어도 공산당을 뿌리뽑아 무고하게 사형시키지는 않음
그래서 쓸쓸한 기분이 듬 
Posted by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