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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2 근대건축의 흔적
  2. 2009.11.04 개발독재와 근대화의 풍경
  3. 2009.10.15 일본 근대화의 풍경
청춘남녀, 백년 저 세상을 탐하다
최예선 정구원, 모요사, 2010

서울, 인천, 대구, 부산 등지의 근대 문화유산을 찾아가는 책
청춘이 들어가는 화사한 제목은 문체와는 잘 안 어울리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처연하고 스산한 느낌이라 
남아 있는 이른바 근대건축물이 거의 일제 식민시기 지어진 것이고, 오래된 것이라 더 그런 걸수도 있다 
-아직 남아 있는 영산포와 구룡포의 일본이 적산가옥 거리랄지 
-동척이나 조선식산은행 건물이랄지, 이중 홍난파 가옥과 태백의 석탄시설은 가 본 기억이 있다 

근대건축물이 남아 있는 곳을 여행하면서 건축물의 특징이나 유래, 배경 같은 것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아직도 적지 않은 곳에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그리고 모르는 새 지나쳐 갔던 곳에서도 당시


오래된 건물은 오래된 얘기를 품고 있을 것 같아 안에 들어갔을 때 기분이 좋다
그 오래된 얘기를 전해주는 이가 있다면 더 좋을 것이고
그런 면에서 이 책이 일종의 여행 길잡이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아쉬운 점이라 하면 <근대> 자체에 대한 통찰은 결여되어 있는 듯하다는 것 
드물게 간단히 언급하는 대목도 있지만
-화강암의 물성을 local로 지적했던 박동진의 건축관이랄지
-창경궁 내 대온실을 설명하며서 꺼낸 유리 얘기랄지 


근대의 건축이 어떤 입장과 세계관에 근거해 있었고, 어떤 공간을 새롭게 제시했으며 
거기서 사는 사람들이나 건축물을 보 사람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지고 왔는지 등이 빠져 있다
다른 예술과 다른 건축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누구나 강제적으로 경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고, 공간이 적지 않게 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인데 이에 대한 서술이나 언급은 없다 
건축에 대한 서술이 풍경을 서술하는 것에 그친다고 할까

여튼 비슷한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어 그런지 흥미로운 서술은 많이 보인다 
문장도 단정한 편이며-기자 출시의 미덕
이 책에서 보이는 것처럼 기회가 닿으면 언젠가 서울과 평양의 근대건축과 근대를 비교해 보고 싶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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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시 60년의 이야기 1,2
손정목, 한울, 2005


마포도서관에서 우연히 빼든 도시 관련 책
알고보니 지은이가 예전부터 wishlist에 담아놓은 <서울도시계획 이야기 1-5>의 저자이기도 -이책은 소장하고 싶지만, 무지 두꺼운데다, 5권이나 되어서 벌써 1년째 list에만 -_-;;

도시계획과 행정 쪽에서 오래 일했던 이가 쓴 책이라
해방 직후부터 현재까지 주된 이벤트의 에피소드와 역사적인 사건이 모두 담겨있다
- 박정희의 비밀 핵개발과 서울대공원
- 전두환의 3S가 낳은 과천 현대미술관
- 각종 아파트 건설과 사건사고
- 자동차산업의 얼개와 그것이 낳은 생활의 변화
- 유명한 서울시장이었다는 김현옥 나**


결국 과거의 개발독재 시기에 행정이라는 것은 대통령이든, 시장이든 개인의 의지가 관철되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점 하나
- 따라서, 실제로 민의를 모으는 과정이라는 것은 생략
- 뭐, 현재라고 해서 잘 되는지는 모르지만
- 어쨋건 개발독재의 공도 있었을지도, 물질적인 측면에서, 그 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부정축재, 권력유착 등의 비효율성을 따진다면 조금 달라지겠지만

서울의 도시개발이 어떻게 공간을 바꾸어 놓았는지
- 안보 상 필요에 의한 한남대교가 강남불패의 신화를 만들어 아직까지 이어오고
- 현재의 신도시가 왜 지금 위치에 섰는지 : 이 역시 안보문제의 영향이 강하게+개발되지 않은 상태라 땅값이 매우 싸서
- 아파트의 편리함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조작되었는지
- 도로망의 건설이 어떤 식으로 계획, 추진, 현재에 이르렀는지

등이 일목요연하게 나타난다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이리(현재의 익산)와 공주 등의 도시가 각각 교통의 변화와 문화적 발굴 때문에 어떤 역사를 겪었는지의 얘기
이리는 90리-즉 도로보 하루에 걸을 수 있는 최대거리 시절에는 교통의 중심지였으나 도로, 철도 교통체계로 인해 쇠락
그러다가 이리역 사고로 달성된 개발 물량공세로 소생
공주는 무령왕릉 발굴 이후 소생

몇 개의 포인트 - 한정된 재정, 계획과 실행과정
아쉬운 포인트 - 실제 운영의 방법, 그 과정에서의 거버넌스 형성 - 갠적으로 이 쪽으로 진학할 지도 모르므로


지은이는 건조하게 있었던 일들을 나열하는데
비록 개발독재 시기에 관료로 살았으나 공포정치에 대한 서술 같은 것은 합리적인 사람인듯
기록이 없는 것을 일일이 찾아나가고 확인하고, 면접 통해서 보충하는 성실성도
실제로 물량 개발의 시대에 자고나면 무언가가 만들어지고 변화하는 희열을 맛보았을 수도

문제는 시대가 가려는 방향인데, 결국 그건 정치가 해결해 주어야 하나?
정치를 통해 변화가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게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의 목적인가? 


생각해 볼 문제 하나
현장에 나가 중계, 감독하는 박정희 사진 실린 것을 보면, 그리고 여기에서 서술된 경부고속도로 공사 무사히 끝낸 군 장병들의 마음-끝내고 표창받았다는 희열- 을 생각하면
북과 남의 독재는 외적으로 보여지는 모습에서는 어느 정도 닮아 있는 듯도 하다
북의 개발을 염두에 두고 생각할 지점은?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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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E. 사이덴스티커, 이산, 1997


근대화 시기-에도에서 메이지로 넘어가고, 그 다음 천황으로 이어지는 시기, 정확히는 간토 대지진 이후부터-를 다루고 있지만
대부분 경제나 정치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거 반해 사이덴스티커? 는 도시공간과 그 내부 조직, 문화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에도 시기까지 도쿄는 야마노테와 시타마치라는 두 지역으로 나뉜다
야마노테-현재의 동쪽 지역은 사무라이와 고위계급들이 살던 곳이고, 시타마치-현재의 서쪽 지역, 긴자와 니혼바시 포함해-는 초닌이라고 하는 하위무사가 살던 곳이다
그러나 근대화는 서쪽에서 동쪽 방향으로 이어졌는데, 핵심적으로는 개항지인 요코하마가 니혼바시와 연결되는 큰 길을 통해 서구의 문물을 들여왔기 때문
이에 따라서 긴자에 큰 서양식 건물들이 들어서고, 지금도 상업과 금융의 중심지인 니혼바시는 그때부터 그랬다
-최근에 보이는 아오야마와 오모테산도 같은 것은 아주 나중에 개발된 곳들
-'긴자 산책'이 당대의 주요 데이트 코스 같은 거였다고, 지금도 긴자 부근에서 잘 살펴보면 일본식와 서구식이 섞인 오래된 건물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일본의 공간적 변화는 상당히 축적되었으나, 간토 대지진으로 인해 대부분 파괴되고 현재 남은 것은 별로 없다고
지금 시타마치가 남아 있는 지역은 야나센 정도? 사실 여기는 예전엔 시타마치도 아니었다지만
미나미센주 지역에도 공창-일본은 공창을 허용했다! 놀라움- 의 흔적과 70년대를 풍미했던 노동운동을 이끌었던 공장이 좀 있다 -이건 책이 아니라 나중에 들은 얘기

사이덴스티커는 약간 탐미주의적으로 보이는 가후의 수필을 자주 이용하는데, 당시 시타마치의 풍경에는 가끔 만화에 등장하는
-저녁 무렵의 밥짓는 연기
-상업화 되기 이전의 가부키와 만담 등이 나온다

그러한 약간의 공동체적, 아련한 향수를 자아내는 풍경은 지금 우리가 그렇듯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새로운 관심사가 들어섰는데
-긴자 산책과 주변의 서구식 건물
-서양의 곡예단과 마술 쇼-이건 천황도 관람했다고
-에도 시기 특정 여성들의 범죄와 수난사 등
-공원과 광장, 특히 여기서는 우에노가 자주 나옴 위치상 그랬기 때문일까? 지금과 달리 초기의 우에노와 아사쿠사 등은 매우 활력있는 동네였다고


요즘의 서울을 생각하면, 과거의 흔적이 조금씩이나마 남아 있고, 또한 해석된다는 점은 부러운 점
도시의 성장에 대한 얘기는 흥미롭고, 또 언젠가 도전하고픈 주제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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