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해줄만한 경제학 교재

ID 천이, 출처 진보누리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경제학은 참으로 재미있다. 근데, '좌파'가 경제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좀 피곤한 일이 되기 쉽다. 왜냐하면, 좌파는 우파의 경제학도 '이해'해야 할뿐만 아니라 우파의 경제학을 '넘어서는' 좀더 거시적이면서도 그것이 탁상공론이거나 관념적이지 않게끔 실사구시(實事求是)적인 안목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판.적. 경제학>을 습득하는 과정은 어느 정도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야만 가능한 일인 것 같다.

경제학에 대한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는 약간 도식적이긴 하지만 다음의 범주들에 대한 개략적 학습이 요구된다.

1. 경제사
2. 또는 경제사상사 (역사적 맥락 파악 수준에서.)
3. 주류 경제학의 기초 이론 (거시경제학+미시경제학)
4.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의 기초 이론
5. 현대자본주의론 (자유주의 -> 사민주의적 복지국가 -> 신자유주의로 변화하는 과정)
6. 최근 경제흐름에 대한 동향 파악 (세부적인 현안보다 1∼3년 단위의 동향)
7. '세부적인' 현안에 대한 별도의 연구 (가령, 재벌문제, 한국경제위기 원인, 부동산 대책 등의 세부적인 현안들은 별도의 연구가 필요함. )

그리고 경제학의 학습방법으로 가장 권장하고 싶은 것은 <재미론>의 관점에서 접근하라는 것이다. 즉, 재미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그것을 먼저 공부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스스로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새롭고 낯선 개념과 용어들이 등장할 때 질려버리게 될 것이다. 해서, 학습방법론에 관해 권유하면 다음과 같다.

1. <재미론>의 관점에서 '주제' 선정을 하고 학습에 들어갈 것.
2. 세세한 개념의 암기보다는 <기본적인 논리구조>와 '맥락'을 파악하는 것에 주안점을 둘 것 (심지어 경제학자들도 세부적인 것을 암기하고 있지는 않음. 그런 것은 나중에 다시 책을 참고하면 됨. )
3. 가급적, 50~60% 정도는 이미 알고 있고, 40%~50% 정도가 '새로운' 내용으로 된 교재를 선택할 것.
4. 한가지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지향하기 보다 <수박 겉핥기>방법을 사용할 것. (수박겉핥기처럼 계속 대충 대충 여러번 보다 보면, 나중에는 개념의 '용법'이 익숙해지고 기본적인 논리구조가 보이게 됨. 중요한 것은 '용법'이고, 암기가 아니라 익숙해지는 것임. )

[참고] 거시경제학과 미시경제학
주류경제학 교과서의 기본은 거시경제학(巨視經濟學)과 미시경제학(微時經濟學)으로 나뉨.

거시경제학은 '국민경제'를 단위로 분석하는 것임. 가령, 실업률, 국민수지, 재정, 경제성장 등의 범주가 여기에 해당됨.

반면, 미시경제학은 '개별 경제행위 주체'를 분석단위로 하는 것임. 중고등학교때 배웠던 가계(소비자), 기업(생산자), 정부라는 3주체가 여기에 해당함. 그래서 여기서 주로 배우는 것은 효용곡선(소비자), 생산함수(생산자), 수요-공급 곡선, 비용-효용 극대화와 관련된 이론 및 개념틀이다.

이런 개념틀을 접하면 그것을 일일이 암기할 필요는 없고, 기본적인 <사고방식>과 <논리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념틀이란 어차피 논리구조를 정리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앞으로 권하게 될 책중에서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교재는 '우선적'으로 사는 것이 좋을 것이다. 관점이나 내용도 몹시 알차고, 분량도 얇은 편이고, 그리고 가격도 일반 책 가격의 1/2∼1/3 수준이기 때문이다. 구입은 아무곳에서나 할 수 없고 교보문고에서 '불법유통'(?)되고 있는 것을 사거나, 거기에 없는 책은 대학로 방송대 본관 뒤에 있는 <동화서점>이라는 곳에 가면 살 수 있다.)

0. 학습전에 맛배기용 학습
경제학개론 한국방송대학교출판부, 변형윤 외

* 위 책은 초보중의 초보를 위한 책, 경제사상사, 거시, 미시, 현대자본주의사까지를 아우르는 책임, 분량도 초보용으로 250페이지정도밖에 안되고 내용도 초보를 위한 내용임. 근데 내용은 아주 알참.

1. 경제사상사 (초급)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푸른나무, 유시민
경제학사 한국방송대학교출판부, 변형윤 외
경제사상사 한국방송대학교출판부, 권광식 외

1-1. 경제사상사 기타 (내용은 엉성하지만 봐서 나쁠 것은 없는 책들)
경제학200년 새로운사람들, 김경훈
죽은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김영사, 토드 부크홀츠

2. 경제사 (현대자본주의 이전까지)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 책벌레, 리오휴버먼 {<- 봉건제부터 1929년정도까지}
경제사개설 한국방송대학교출판부, 윤영자 외 {<- 고대부터 현대자본주의까지}
경제사 기초지식 중원문화, 김호균 엮음 {<- 봉건말기부터 자본주의 초기까지}
경제사와 자본론 한울, 松尾太郞(송미태랑) 지음, 최규성 외 번역

{<- 고대부터 자본주의 초기까지, 그러나 내용이 맑스주의 역사유물론에 대한 '올바른' 해석에 입각해서 몹시 알참, 그래서 강추(!!) }
소유와 생산양식의 역사이론 비봉출판사, 芝原拓自(지원탁자) 지음, {<- 고대부터 자본주의 초기까지, 역사유물론의 기본 해석 첨가}

3. 주류 경제학의 기초 이론 (초급)
스티글리츠의 경제학 한울, 조셉. E. 스티글리츠, (<== 미시, 거시가 통합된 책)
스티글리츠의 거시경제학 한울, 조셉. E. 스티글리츠
스티글리츠의 미시경제학 한울, 조셉. E. 스티글리츠

맨큐의 경제학 교보문고, 그레고리 맨큐
맨큐의 거시경제학 교보문고, 그레고리 맨큐
맨큐의 미시경제학 교보문고, 그레고리 맨큐

* 스티글리츠는 '당대 최고의 공력'을 가진 경제학자로 평가받고 있는 사람임. 우파라고 하기에는 너무 따뜻한 가슴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공력이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좌/우의 합리적 핵심을 내면화하며 사유하는 경지에 오른 사람임. 또한, 이해수준이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설명을 '아주 쉽게'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 합리적 핵심만 술술~ 알아먹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 그래서 강추(!!)함.

맨큐의 경제학은 불과 2~3년전에 미국경제학 교과서를 평정했다는 책임. 맨큐는 뉴케인즈언으로 분류되는 사람임. 맨큐의 경제학은 영어 원서 독해 능력이 있다면, 원서로 보는 것이 더 편할 것임. 원서로 보면 쉽게 이해가는 문장도 번역으로 보면 좀더 어렵게 되었다는 평.

4.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의 기초 이론(초급)

경제와 사회 한국방송대학교출판부, 김수행, 김기원 공저
시장과 자본주의 한국방송대학교출판부, 김수행, 김기원 공저

4-1.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중급 ??)

한국사회와 자본론강의 중원, 황태연
신정치경제학 개론 이론과실천, 김호균
경제원론 풀빛, 平田靑明(평전청명) 지음, 강석규 옮김

*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쟁점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적 소유>와 <개인적 소유>와의 관계, 그리고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와의 관계에 대한 해석이다. 위에서 소개한 황태연, 김호균, 평전청명의 책은 맑스의 소유권 이론을 가장 정확하게 해석하고 있는 책들이다. 김수행씨의 정치경제학 원론 (한길사)는 그래서 일부러 뱄다. 내용도 초보가 보기에는 몹시 어려울 뿐만 아니라 관점도 그다지 올바르다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에.

5. 현대자본주의론(신자유주의를 중심으로, 초급 ?)

현대자본주의론 한국방송대학교출판부, 김기원, 양우진 공저
세계없는 세계화 시유시, 피터고원 지음, 홍수원 옮김
투기자본과 미국의 패권 연구사, 이찬근 {<- 미국의 금융패권을 흥미진진하게 잘 정리, 그래서 강추(!!) }
경제변동론 한국방송대학교출판부, 김수행, 김기원 공저

신자유주의의 역사와 진실 문화과학사, 강상구 저(민주노동당 연대사업담당) {<- 아마도 좌파학생운동권의 기본 교재로 쓰일 것으로 짐작됨.}

* 현대자본주의의 작동메커니즘은 단지 경제학적 현상만은 아니었다. 그래서 현대자본주의에 대한 심화된 이해는 사민주의체제에 대한 성립과 위기에 대한 이해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한 자유주의-사민주의(사회주의)-신자유주의를 둘러싼 이론에 대한 이해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한 각 나라별로 특징을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

* 그리고 참고로, 1929년 이후의 자본주의에 대한 정리된 '통사'는 몹시 드물다. 경제사로도 별로 없고, 역사로도 별로 없다. 그래서 이 부분은 자신이 직접 발로 이 책 저 책, 그리고 이 논문, 저 논문을 찾아야 하며 스스로 개념적 체계를 세우고, 자기 머리로 정리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6. 현대자본주의론(중급 ??)

1945년 이후의 자본주의 두산동아, 필립 암스트롱 외, 김수행 역 {<- 초강추 (!!), 이윤압박설의 관점에서 쓰여진 책인데 나라별로 풍부한 사례와 데이터가 제시되고 있음. }

미국식 자본주의와 사회민주적 대안, 당대, 전창환, 조영철 외, {<- 초강추(!!), 가장 깊이 있는 내공을 가진 글을 쓰는 분들임. 경제학의 분파중 제도주의 좌파에 해당하는 국내 소장파 경제학자들의 모임인 '제도경제연구회'의 연구저작중 하나}

미국 자본주의 해부, 풀빛, 김진방, 성낙선 외 (<- 역시 제도경제연구회 분들의 책)
유럽자본주의 해부, 풀빛, 김진방, 이상호 외 (<- 상동)
위기 그리고 대전환, 풀빛, 김균 외 (<- '제도경제연구회'의 한국경제 분석과 제언)
한국경제 재생의 길은 있는가? 풀빛, 이병천 외, (<- 상동)
위기와 조절, 창작과비평사, 정명기 (<- 조절이론 관련 논문 모음집)
대안없는 자본주의, 한울, 요하힘 히르쉬, 정명기 옮김 (<- 조절이론 논문 모음집)
현대자본주의의 미래와 조절이론, 문원출판, 전창환 (<- 얇은 책이지만 본질을 꿰뚫는 아주 알찬 내용 )
자본주의 조절이론, 한길사, 미셀 아글리에타 (<- 아글리에타의 박사논문이며 동시에 '조절이론'의 시작을 알리는 책, 전후 자본주의를 분석하는 책임. )

자본의 세계화, 한울, 프랑수와 세네
금융의 세계화, 한울, 프랑수와 세네

7. 에세이(주류 경제학 기초에 대한 약간의 이해가 있는 사람에게는 무난)

경제학의 향연, 부키, 풀 크루그먼 (<- 1970년대∼1990년대 통화주의자(신자유주의자)와 케인즈주의자 사이의 논쟁을 서술한 책)
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 부키, 풀 크루그먼 (<- 상동, 크루그먼은 뉴 케인즈언으로 분류됨. )
세계화와 그 불만 (<- 스티글리츠의 IMF 비판 책, 스티글리츠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책)

* 아래 책은 경제학 책이라기보다는 사회학 또는 역사학 책에 가까운 책들, 그러나 현대자본주의론 이해에 필요한 내용들

세계화와 복지국가 나남출판, 송호근 외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나남출판, 안병영 외
복지국가의 이해 고려대학교출판부, 고세훈,
혼돈의 기원 이후, 로버트 브레너 (<- 1970년대 이후 세계경제불황의 원인을 맑스주의 경재학의 관점에서 심도있게 분석한 책)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 한길사, 에릭 홉스봄
극단의 시대 까치, 에릭 홉스봄 (<- 에릭 홉스봄의 역사씨리즈, 자본주의 초기부터 현대까지)

* 1929년 대공황 관련 연구 책

대공황 전후 유럽경제 동서문화사, 양동휴 외
1930년대 세계 대공황 연구 서울대학교출판부, 양동휴 편저
대공황의 세계 부키, 킨들버거

* 사회민주주의 관련 책들

왜 다시 사회주의인가 당대, 송병헌 (<- 사회주의 운동사에서 주요 이론적 전개를 잘 요약. 맑스, 로자, 레닌, 베른슈타인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 )
한국사회민주주의 선언 사회와 연대, 한국사회민주주의연구회 지음 (<- 사회민주주의의 나라별 역사적 사례를 잘 정리 )
사회적 시장경제. 사회주의 계획경제 아카넷, 한넬로레 하멜, 김호균 역, (<- 동독 계획경제와 서독 사회적 시장경제를 이론적, 실증적으로 비교한 책, 몹시 재미있음. )
사회민주주의 연구 1 새물결, 까갈리츠끼
사회민주주의의 새로운 모색 이병천 외 엮음 (<- 스웨덴 사회민주주의사를 다룸)
민주사회주의의 딜레마 한울, 피터 게이, 김용권 옮김 (<- 독일 사민당 수정주의 이론가였던 베른슈타인의 전기, 혹은 평전)
자본주의와 사회민주주의 백산서당, 아담 쉐보르스키 (<- 흔히 '쉐보르스키 딜레마'라고 불리는 사민주의의 딜레마(?)를 분석하고 있음. 쉐보르스키는 흔히 분석적 맑시즘으로 분류됨. )
민주주의와 계급정치 백산서당, 김수진 역, (<- 유럽 계급정치와 민주주의의 변화 추적. 19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
사회민주주의와 경제민주주의 인간사랑, 주성수 (<- 노동자정당의 파워, 노동조합조직률 등이 사민주의와 경제민주주의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각종 통계자료로 제시)

* 《제도주의 경제학》이라는 흐름에 대해서 알고 싶은 분들은 다음의 교재를 참고. 제도주의 경제학은 우파적 흐름과 좌파적 흐름이 있는데, 20세기 후반 가장 강력한 '사회과학 혁명'(?)으로 불리며 급속하게 세를 확산하고 있는 중임. (참고로, 경제학적으로 나는 맑스주의에서 제도주의자로 '전향'했음. 물론, 나는 맑스의 역사유물론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것이 제도주의 흐름이라고 보고 있지만... )

신제도이론 민음사, 송현호 {<- 특히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함 !! 구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대학도서관이나 국회도서관에서 제본하면 됨.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책임.}
경제행위와 제도 스레인 에거트슨, 장현준 역,
제도, 제도변화, 경제적 성과 더글러스 노스, 이병기 역

밖에 위에서 추천했던 '제도경제연구회' 분들의 책을 봐도 되고, 약간 흐름이 다르긴 하지만 스티글리츠의시장으로 가는 길(고급용?)이라는 책도 도움이 될 것임.

Posted by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