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에 해당되는 글 11건

  1. 2012.06.24 슘페터의 예측
  2. 2012.03.12 한 경제학자의 낙관
  3. 2010.07.29 운동가 신영복
Capitalism, Socialism and Democracy
Joseph A. Schumpeter, Harper Perennial, 1942
조지프 슘페터,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정치학과 경제학 두 분과학문에서 모두 고전인 슘페터의 책
정치학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냉소가, 경제학에서는 창조적 파괴와 기업가 정신이 주로 거론된다


맑스적 교의-자본주의는 살아남을수 있을까-사회주의는 기능할 수 있을까-사회주의와 민주주의-사회주의 정당의 역사 소고 -로 이어지는 소주제가 인상적
간단히 답하면
자본주의는 사회주의로 갈 꺼고 사회주의는 기능할 수 있으며, 민주주의와도 양립 가능하다

슘페터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며, 언뜻 책에 드러나듯 합리적 보수주의자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사회주의로의 점진적, 불가피한 이행을 말한다 
여기서
사회주의는 생산수단의 통제와 생산에 대한 결정이 기업이 아닌 공적 권위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며
민주주의는 정치적 방법으로 정의되며 자유 또는 평등과 일치되지 않는다
대의, 공공선, 인간의지 등을 하나하나 비판하는데 대표적으로 의회 또는 정부는 득표 경쟁의 결과로 선출된 집합이며, 시민 people은 정책에 무관심하다
-이런 식의 논박적인 글쓰기는 좋아하지만 사실 슘페터의 냉소는 현실적이기에 소름끼친다


여튼
슘페터의 경제는 불균형의 경제이며, 불균형을 통한 진화의 경제다 
자본주의의 강점은 혁신인데, 이는 기업가들이 새로운 지식, 기술 등을 통해 창조적 파괴를 이룰 때 가능하다
이는 완전경쟁이 아닌 독점적 경제에서 이루어진다-완전경쟁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열등하다
그런데 이런 혁신이 일상화되면서 일종의 관료화되어 버리면서 동력을 잃는다
한편 자본주의의 성공은 그 사회제도를 손상시킨다-자본주의에 친밀감을 느끼는 이들을 생산하기 불가능하다

이러한 혁신은 독점기업을 국가가 지도하는 형태로 사회주의에서도 가능하다
-슘페터의 사회주의는 현실 사회주의와는 다르며, 사회주의가 생산력을 유지하면서 가능한 방식을 탐색하여 내놓은 이론적 결과물이다


결과적으로 자본주의에 대해서도, 사회주의에 대해서도 그의 예측은 빗나갔다
전후 30여 년 동안 서유럽의 복지국가 건설에는 들어맞겠지만 그후의 급격한 우편향-사적 부문의 강화-과는 반대 방향이고
슘페터의 구상과 비교하긴 뭐하지만, 현실 사회주의는 실패했다-아마도 창조적 파괴의 부족으로
그러나 경제와 사회, 정치를 아우르면서 설명하는 힘은 줄어들지 않는다
원래의 의도와 무관하게 자본주의 저력을 설명하는 단어들만 떠다니는 건 아쉬운 일이랄까
-사회를 파괴시키는 자본주의의 모습은 그대로이기에

아마 담에 읽을 때는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올 꺼같다
하나하나의 구절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게 고전의 힘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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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로버트 L. 하일브로너, 윌리엄 밀버그 지음, 홍기빈 옮김, 미지북스, 2011
Robert L. Heilbroner, William Milberg, Making of Economic Society, Prentice Hall, 2007


미국의 진보적 대학 뉴스쿨에 자리잡은 진보적 경제학자의 경제사
아주 최근의 지구화와 정보혁명까지 아우르고 있어 아주 드문 책이란다 
각 장마다 핵심개념과 생각할 문제 같은 것이 있는 걸 보면 강의교재로 쓰였을 법하다 


전통, 명령, 시장이라는 경제작동 방식을 토대로 자본주의가 유일한 작동방식이 아니며, 
 -이 부분에서는 폴라니를 떠올리게 한다 
동시에 엄청나게 많이 변화해 왔다는 사실을 밝힌다 
여기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산업혁명과 포디즘 등과 같은 기술진보가 한 축이고, 
경제와 정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도 한 축이다 
특히 케인즈가 등장한 대공황 전후, 정부의 경제 개입과 성장 촉진자로서의 역할이 더해진 점은 흥미롭다 
-이를 거친 자본주의는 그냥 수정 자본주의인 거다

이미 자본주의 자체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고, 여러 종류가 있으므로,
현재 빈부격차 악화-남북 갈등을 포함해- 생태적 위험, 지구화의 위협 등에 대해 더 나은 방식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는듯 하다
-혹은 희망한다 
낙관의 근거는 어쩔 수 없이 사회적 안정망을 갖추어야 할 것이라는 사회적 압력 등에서 찾을 수 있으니 하일브로너는 사회의 힘을 믿는다 


지금의 현실이 어마무시하더라도 변화의 가능성은 늘 있다는 것 
물론 그를 위해서는 도덕적 인식이 필요하겠지만-다른 책인 <세속의 철학자들>에 나온단다 
하일브로너는 지금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냥 세계사, 경제사로 읽기에도,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얻기에도 꽤 괜찮은 책 
번역도 매끄러운 편, 정치학과 관련한 부분은 제외하고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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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가 신영복

study/others 2010. 7. 29. 10:23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돌베개, 2004

유가와 도가, 묵가와 법가 등 동양철학을 고전을 현대사회의 문제의식으로 다시 읽어낸 책
넘 유명한, 유행 같은 책이라 괜히 저어하는 마음이 없지는 않았으나, 정말 두고두고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은 책이다 
특히 서양철학의 중심부(?)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려는 나로서는 


존재론이 아닌 관계론으로서의 동양철학을 규정하면서 당대의 문제의식과 현대의 문제의식을 톺아가면서 의미를 찾는다

주장은 명쾌하다 
서양철학-자본주의이건 사회주의이건 둘다-에 근거한 '근대화된' 현대사회를 비판하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담론으로써 동양의 관계론으로 극복하자는 것이다 
-서양철학은 '강철의 논리'로 동양철학은 화동의 논리로 대별된다 
-근데 <월급 때문에 만들었다>는 우리 젊은이들의 해석과 달리 러시아의 젊은이들이 <그들이 지하철을 만들었기 때문에> 노인들께 당연히 자리를 양보한다는 얘기를 보면 사회주의의 인간관은 같은 서양철학의 테두리라도 사회주의의 관계에 대한 인식은 좀 다른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도

작게는 나와 다른 사람의 관계가 불가분의 것이 아님부터 크게는 나와 사회, 국가(?)와의 관계를 성찰하고, 나의 인식과 실천을 통해 사회를 재구성하자는 얘기를 암시하는 듯하다
또한 나의 경험과 인식이 제한되어 있음을 인식하자는 얘기도 같이 한다 


문제의식과 주장이 명확한 만큼, 때로는 고전의 독법이 과도하다고 여겨지는 부분도 없지는 않으나 
-학과 대비되는 사思를 실천으로 해석하는 것에서 갸우뚱
고전을 읽는 것이 이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관을 세우기 위함이라면 이해된다 
그래서 신영복은, 조용하지만, 가장 어려운 혁명을 할 것을 얘기하는 듯하다 
자본주의와 그로 인한 상품사회의 잔인함을 지적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원리를 끝까지 파고들어 가고, 다른 세계관으로 대체하려는 느낌이랄까
상품문화에 둘러싸야 있는 지금, 여기의 우리에게 '사상 혁명'을 하라고 말을 건네는 기분이다 

쓰여질 당대의 사회상을 염두에 두고 고전의 의미를 찾는 터라, 고전이 내세우는 주장의 현실적 의미와 변혁적 의미를 더 잘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심지어 동양 지체의 주범으로 꼽히는 주자학 마저도, 불교의 (사회와 유리된) 해탈적 생각에 대항해 사회 속으로 인간을 끌어들이는 시도로 볼 정도니
-어차피 모든 의식과 실천은 사회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으므로 어떤 책이든 이러한 서술은 선호하는 편


책 한 권으로 문외환이 말하기는 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춘추전국 시대의 각종 사상 중에 노자와 순자가 마음에 든다 
-민초의 비판 담론과 잇닿아 있는 노자와 지식인에 대한 비판, 인간의 능동적 참여를 강조한 순자
-아마, 좌파들은 묵자를 선호할 수도-반전평화와 최초의 저항 담론이므로

시서화와 가깝게 지내며 감성을 풍부히 하라는 조언은 좋은 것 같기는 하나, 실천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음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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