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학'에 해당되는 글 38건

  1. 2016.01.22 자본주의 아닌 시장경제
  2. 2015.12.31 시장, 시장, 시장
  3. 2015.12.31 특정 장소, 시간의 시장

The Perspective of the World

Civilization and Capitalism 15th-18th Century Volume 3

Fernand Braudel, Collins, 1984


전근대 자본주의를 다룬 브로델의 3부작 중 마지막 편

매우매우 길고 매우매우 박식한 책을 엮어낸 책



대부분은 자본주의를 산업혁명 이후와 일치시키지만

브로델은 이르게는 11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상업 자본주의가 본질적인 측면에서-고수익의 추구? 다름 없다고 본다

또한 자본주의의 본질은 <부자는 더욱 부유하게, 빈자는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자신의 기존 시장경제에서의 우월적 지위와 특혜를 십분 활용하는> 독점과 배제다

여기에는 전문화가 아니라 독점이 지배적이며 사회 내 지배적 위치에서 특혜를 얻어 자본주의의 승자로 두각

현재 제3세계가 발전되기 어려운 이유는 이러한 자본주의의 속성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역사에 근거하지만 브로델은 입수가능한 다양한 경제수치, GNP, 1인당 GNP, 소득 수준, 인구 등의 자료를 폭넓게 활용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secular cycle 경향을 파악한 것은 이 때문-1350이나 1650의 피크, 18세기 스태그네이션

실제 유럽 각국에 동일하게 영향을 미침

장기지속 longue duree은 이러한 secular cycle과 연관되며, up and down은 항상 존재하지만,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통찰

-도시와 무역의 성장, 노동시장 등장, 사회 밀집도 증가, 화폐 이용 확산, 장거리무역-국제무역의 등장, 산출 증가



15세기부터 베니스-암스테르담-국가시장 속 영국의 성공 등으로 이어지는 세계경제 world-economy core의 등장

중간중간에 샹파뉴 시장, 앤트워프 등도 등장하는데, 이 부분의 내용은 <도시와 인간>과 상당히 유사하다

결국 당시 세계경제를 이끌었던 것은 도시의 상인들이었기에

상업과 무역이 성장하면서-그 이전에 인구 급속한 성장- 도시가 축적과 성장의 엔진이 되었고, 화폐를 발명했으며, 신용과 대출의 체계를 만들어낸 것

영국의 산업혁명 역시 영국 내의 혁명에 의해서가 아니라, 전혁명 pre-revolution이 가져온 영국의 공고한 지위-식민지! 가 아니었다면 불가능

15세기 또한 농업생산력이 급증하면서 농촌이 번영을 이루었고, 면직물 산업이 성황을 이루다가 1640년대 스태그네이션을 겪지만 산업혁명 시작

그러나 산업혁명은 특정 부문-면직물과 증기방적기-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혁신의 누적


브로델은 11세기를 지속적 성장의 시초로 본다

14세기 곡물위기와 기아로 인한 경기침체를 겪지만 이 때문에 봉건제가 위기를 겪고 산업으로의 생산력 전환에 기여

독일 광산에서 시작되어 대규모 신용 네트워크와 거대 국제기업 등장으로 이어지며 산업혁명의 기초를 닦음-이후 미대륙에서 은이 쏟아지면서 독일 지위는 하락



자본주의 경제는 사회와 고립된 영역이 아니라는 기본 전제를 충실히 따르며

사회적 위계에 의존하며-이 위계는 시공간에 따라 상이- 국가와 자본은 매우 편안하게 공존하는 상태 symbiosis

그러나 체계로서의 자본주의가 쉽사리 무너지지 않으리라 전망


브로델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혁신이 발생하고 진보가 이루어지는 자본주의는 독점 자본주의가 아니라 작은 기업들의 자유로운 시장경제 활동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사회주의의 실패에 대한 경계와 현재 독점적 자본주의 견제 모두가 집약된 부분이다

현재의 독점기업이 특혜를 내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에 힘든 과제지만, 불가능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무려 300년 길게 보면 1000년에 이르는, 유럽은 현미경으로, 미대륙과 아프리카, 아시아는 확대경으로 검토한 엄청나게 흥미로운 저작

-대가의 호흡이란!

하나하나 사건의 기술을 넘어서 자본과 국가, 경제와 사회, 성장과 그 필요조건 등에 대한 진단과 함의 역시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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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ind and the Market

Capitalism in Western thoughts

Jerry Z. Muller, Anchor Books, 2002


수강하지 못한 수업의 교재

볼테르부터 스미스, 버크부터 하이에크까지 주요 사상가들의 생각을 소개한 책



시장에 대한 생각을 당대의 사상가를 통해서, 현실을 반영해가면서 적어가고 있어 잘 읽히긴 하지만

매우매우 길다

경제학자들 뿐 아니라, 철학자, 정치학자-때로는 관료의 역할을 하기도 한-까지 포괄해 다루는 범위가 넓다



볼테르 스미스 뫼저 버크 헤겔 맑스 아놀드 베버 짐멜 좀바르트 루카치 프라이어 슘페터 케인즈 마르쿠제 하이에크

친시장/반시장을 아울러 다루고 각자의 당대가 다르기 때문에 시장과 자본주의, 무역 등 대상도 조금씩 달라지는데


기본적으로

시장이 생산성을 높인다는 데는 모두 동의하나

자기이익 추구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낳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또한 시장이 다양성과 다원주의를 장려하지만-소외와 목적과 수단의 도치이기도- 그 함의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새로운 개인성의 기회일지 목적의 상실에서 기인하는 혼란일지

국가에 대해서도, 시장의 작동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보지만 동시에 특정 이해관계에 포획될 수 있어 역할의 범위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시장의 등장 이전에 기독교주의와 시민공화주의에서는 시장과 경제행위 자체를 경원시한 반면 그 이후 시각 변화는 대조적이다

볼테르 스미스 버크 시기만 해도 공공성에 대한 고민이 남아 있었으나-정치인에 대한 교육을 강조

맑스 짐멜 시기에 이르면 이보다는 시장과 자본주의의 문화적 영향-부정과 긍정-에 대해서 좀더 강조점이 옮겨가는듯

자본주의에 대한 실망에서 루카치와 프라이어는 각자 다른 전체주의에 이끌리고

자본주의의 내재적 동력과 한계 등에 대해서도 다른 의견이 제출되는 듯하다

하이에크의 경우는 pariah liberalism이라는 빈을 배경으로 과도하게 친자유주의화 된 듯

-민주주의가 다수결이고, 다수가 된 노동조합이 분파적 이익집단이 되고, 정치인들이 이를 더욱 부추긴다는 지적은 과도한 듯하면서도, 현재 한국경제에 대해서 생각해 볼 점도-정치 부분은 제외

-하이에크를 수사만 제외하고 읽어볼 필요



너무 길다는 점만 제외하면, 서구정치나 정치경제 공부 초반에 읽어보면 줄기를 잡는데 도움이 될듯

문화적, 정치적, 도덕적 분석까지 아울러 넓게 본다는 점이 강점이나

좀더 경제적 논의에 집중하면 좋겠다는 생각도-특히 맑스 및 후기 맑스주의는 너무 의지에만 의존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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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s in Historical Contexts

Ideas and politics in the modern world

Mark Bevir and Frank Trenmann eds. Cambridge, 2004


수강하지 못한 수업의 교재

시장 개념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영미, 프랑스, 독일 등 주로 서구를 대상으로 하며, 주로는 18세기에 집중되어 있다

질문 혹은 내러티브는 여러 가지

왜 토리 보수주의는 득표기반과 반대로 자유주의를 옹호하게 되었는가-자유무역은 곧 싼 빵이었기에

수요는 공급을 창출한다는 명제로 유명한 세이는 실제 시장지상주의자가 아니었고

자유주의자 밀과 협동주의자 러스킨은 환경에 대한 생각에서 만나고

튀네의 게마인/게젤샤프트는 사실상 다른 합리성으로 이루어지기에 community와 civil society는 등치될 수 없고

-요즘 자주 동일시, 혹은 각각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데 반해

독일의 역사적 자유주의가 미국에 도착하면서 자본주의를 특정 시공간의 것으로 상대화하면서 진보주의 운동이 불붙었고

소비자운동은 영미와 일본에서 각각 다른 전통 속에서 상이한 방향으로 발전했고

등등 <역사>와 <해석>이 차지하는 역할에 대한 강조는 동일하다


시장은 당대의 네트워크와 전통, 이상에 embed 되어 있으며, 따라서 완벽한 자율성과 사회와의 단절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접근



Bevir의 기존 연구와 마찬가지로 행위자의 가능성이 무척 강조된다

행위자는 기존 전통에 얽매이는지 않고 새로운 해석과 실천을 더해 시장에 도전한다


과거에 시장과 관련해 이러저러한 실천이 있었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결국 한 가지 실천에 불과하지 않은가

사회<과학>에 집착할 필요는 없겠지만 내러티브적 접근의 한계가 보이는 듯도

다른 한편으로

여기서는 단편적 사건만 다루고 있지만 전체 역사적 맥락 속에서 한 가지 사고가 어떻게 이후 정책을 제약하는지는 보여준다면 의미 있을 듯하다

자유무역과 저렴한 빵의 결합은 politics in the hard times의 영국 사례와 만나는 지점이 있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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