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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0.06.09 네트워크의 시대
  3. 2010.06.03 철학들의 시대

운동가 신영복

study/others 2010. 7. 29. 10:23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돌베개, 2004

유가와 도가, 묵가와 법가 등 동양철학을 고전을 현대사회의 문제의식으로 다시 읽어낸 책
넘 유명한, 유행 같은 책이라 괜히 저어하는 마음이 없지는 않았으나, 정말 두고두고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은 책이다 
특히 서양철학의 중심부(?)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려는 나로서는 


존재론이 아닌 관계론으로서의 동양철학을 규정하면서 당대의 문제의식과 현대의 문제의식을 톺아가면서 의미를 찾는다

주장은 명쾌하다 
서양철학-자본주의이건 사회주의이건 둘다-에 근거한 '근대화된' 현대사회를 비판하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담론으로써 동양의 관계론으로 극복하자는 것이다 
-서양철학은 '강철의 논리'로 동양철학은 화동의 논리로 대별된다 
-근데 <월급 때문에 만들었다>는 우리 젊은이들의 해석과 달리 러시아의 젊은이들이 <그들이 지하철을 만들었기 때문에> 노인들께 당연히 자리를 양보한다는 얘기를 보면 사회주의의 인간관은 같은 서양철학의 테두리라도 사회주의의 관계에 대한 인식은 좀 다른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도

작게는 나와 다른 사람의 관계가 불가분의 것이 아님부터 크게는 나와 사회, 국가(?)와의 관계를 성찰하고, 나의 인식과 실천을 통해 사회를 재구성하자는 얘기를 암시하는 듯하다
또한 나의 경험과 인식이 제한되어 있음을 인식하자는 얘기도 같이 한다 


문제의식과 주장이 명확한 만큼, 때로는 고전의 독법이 과도하다고 여겨지는 부분도 없지는 않으나 
-학과 대비되는 사思를 실천으로 해석하는 것에서 갸우뚱
고전을 읽는 것이 이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관을 세우기 위함이라면 이해된다 
그래서 신영복은, 조용하지만, 가장 어려운 혁명을 할 것을 얘기하는 듯하다 
자본주의와 그로 인한 상품사회의 잔인함을 지적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원리를 끝까지 파고들어 가고, 다른 세계관으로 대체하려는 느낌이랄까
상품문화에 둘러싸야 있는 지금, 여기의 우리에게 '사상 혁명'을 하라고 말을 건네는 기분이다 

쓰여질 당대의 사회상을 염두에 두고 고전의 의미를 찾는 터라, 고전이 내세우는 주장의 현실적 의미와 변혁적 의미를 더 잘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심지어 동양 지체의 주범으로 꼽히는 주자학 마저도, 불교의 (사회와 유리된) 해탈적 생각에 대항해 사회 속으로 인간을 끌어들이는 시도로 볼 정도니
-어차피 모든 의식과 실천은 사회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으므로 어떤 책이든 이러한 서술은 선호하는 편


책 한 권으로 문외환이 말하기는 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춘추전국 시대의 각종 사상 중에 노자와 순자가 마음에 든다 
-민초의 비판 담론과 잇닿아 있는 노자와 지식인에 대한 비판, 인간의 능동적 참여를 강조한 순자
-아마, 좌파들은 묵자를 선호할 수도-반전평화와 최초의 저항 담론이므로

시서화와 가깝게 지내며 감성을 풍부히 하라는 조언은 좋은 것 같기는 하나, 실천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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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A. L 바라나시, 강병남 김기훈 옮김, 동아시아, 2002
Linked : The Science of Networks
Albert-Laszlo Barabasi,Basic Books, 2002

이제 보니 영문판과 한글판이 같은 해에 출판됐다-놀라운 일이기도 하고, 학문적 유행에 빠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네트워크 과학이라는 책의 내용은 유행이라기 보다는, 한동안 계속될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이지만

역시 수업 듣는 교수의 추천 책 
사회적 진보의 critical point (transition point)를 연구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는 여기에서 촉발된 것일 수 있다 
네트워크 과학에서 얘기하는 확산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그렇다 


일단 책은 매우 재미있다 
풍부한 현실 사례들은 더욱 책을 흥미롭게 만든다 
수학, 물리학, 생물학, 사회학을 넘나들며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작동, 확산되는 방식을 다루며 나아가 네트워크로 이해하는 세계 또는 일정한 조직의 가능성과 취약점을 함께 다룬다 

노드와 링크로 구성되는 네트워크는 무작위적으로 구성되는 게 아니다 
상당수의 사회적, 자연적 네트워크는 멱법칙 law power로 움직인다 흔히 통계에서 보이는 통계적 중심을 가진 종 형태가 아니라 뒤로 갈수록 완만하게 낮아지는 형태다 
따라서 특정한 형태를 추출해 낼 수 없는 척도 없는 모델 scale free model 이 구성된다 
네트워크의 이러한 형태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철저하게 부익부 법칙을 따른다는 것이다
링크를 많이 가진 노드는 힘이 세다 
오래된 노드는 링크를 많이 가질 수밖에 없으므로 -수학모형을 통해 증명- 견고한 세계가 구축된다
이러한 노드는 허브 또는 커넥터라고 불린다 

그러나 동시에 네트워크는 적합성 fitness와도 상관관계에 있다 
위의 세계에서 새로운 허브가 등극하기는 불가능하나, 적합성을 가진 새로운 노드는 허브로 등극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결정적 임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는 '성장'하며 '상호연결성'을 가진다 
상호연결성에서 추출되는 내재적 특징은 몇 개의 허물어지더라도 전체 구조를 유지하는 특성과 이와 동시에 허브에 대한 외부적 충격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책에서는 현대의 '네트워크' 사회적 특성을 경제학, 경영학, 바이러스학, 유전자학과도 연결시켜 설명한다 
특히 웹 지도의 특성과 관련한 서술이 두드러진다 특히 읽어볼 만한 부분인듯
이 모두의 특성은 '네트워크'라는 작동방식이다 네트워크의 속성과 진화 가능성은 전적으로 동적이며, 이는 정적인 과학에서 동적 과학으로의 세계관의 전환에 가깝다 

인간은, 자연과 사회의 무질서한 특성을 다시 과학으로 정리해 낼 수 있을 정도로 진화했다 
여기까지 온 걸 보면 무서울 정도기도 
어쨌건 동적인 세계의 조직과 진화는 염두에 둘 만한 것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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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들의 시대

study/others 2010. 6. 3. 16:55
A Passion for Wisdom
Robert C. Solomon, Katheleen M. Higgins

130쪽이 채 안 되는 서양철학사 소개서
이슬람 철학과 유교철학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는 하나, 이는 그리스 철학 시대와 병렬적으로 잠시 서술되는데 그친다 
이른바 동양철학의 발전과 전개는 삭제되어 있는 셈 

전체적으로는 매우 간결하고, 서양철학의 줄기를 잘 설명해 주는 듯해서 어렵진 않다
-지금껏 읽어내린 책들이 도움이 되는 것일수도 
각 시대와 사회적 배경이 철학자들이 세상, 또는 철학을 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 점을 짚어주는 것은 유용
-어쨌건 서양사와 당시의 감정, 상황을 상상하기는 힘드므로

어쩄건 그 긴 철학사 서술의 끝머리에서 글쓴이들은 현재는 시몬 보부아가 지적한 문제-여성의 배제를 포함해 지구화되어 가는 세상에서 더 많은 철학들과 철학적 질문에 노출되게 되었다고 말한다 
-포스트모던과 문화적 다원주의, 페미니즘은 물론
-지금까지 몰랐던 서구 밖의 철학 the Others 포함

서양철학을 관통하는 the one and only truth, 유일한 진리와 이의 존재론 ontology, 인식론 epistemology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다양한 관점 standpoint과 다양한 세상이 존재한다 하기에 철학자는 말하는 자보다는 듣는 자가 되어야 하며, 그것은 철학이 지혜를 갈구하는 열망을 뜻하기 때문이란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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