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6.04.21 국가의례와 상징
  2. 2016.01.31 선물과 증여
  3. 2015.01.15 약자의 무기

Negara

the theatre state in nineteen century Bali

Clifford Geertz,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0


극장국가 북한의 이론적 배경이 된 책

기어츠는 <문화의 해석>이라는 글로 더 유명하다고 한다-어떻게 인류학적 연구를 할 것인가의 문제 



19세기 인도네시아 발리의 국가의례를 통해 베버적 국가-폭력의 독점-와 관료제와 management에 근거한 oriental despotism에 대한 비판을 동시에 시도

네가라는 인도네시아에 폭넓게 퍼진 국가를 일컫는 말인데, 복잡하게 얽힌 혈연관계와 신분 rank가 국가와 마을 내에 퍼져 있고

국가 수준과 마을 수준으로 나눠서 권력이 어떻게 행사되는지 상세히 서술

잔인하기까지 한 왕의 장례식으로 글을 시작하면서, 그 장관이 곧 국가이자 kingship을 드러낸다는 점을 보여준다


power serves pomp, not pomp power

일반적 권력관계가 행위를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장관-국가의례에서 드러나는 권력은 그 스스로를 드러내며 의례가 곧 권력이자 국가인 점을 지적한다

-벌써 시간이 또 지나서 가물가물하지만 ㅠㅜ

과장된 의례와 spectacle은 현실을 재현-의례의 부분, 심지어는 궁의 내부배치에도 자신들이 지향하는/인식하는 질서를 드러내보임

국가의례라는 문화 속에 국가와 권력이, 일반적 상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고 드러난다는 점에 주목



국가론에 대한 글이긴 하지만, 19세기 발리, 나아가 동남아 국가에 대한 서술로 읽히기도

다만 국가의례는 어느 곳에서나 존재할 수 있음은 사실

박정희가 이순신을 칭송하고, 미국이 링컨과 제퍼슨을 기억하는 것처럼


근대화 이후

-네가라의 혈연적, 신분적 질서도 외부와의 조우 속에서 상당히 붕괴한다

-중국 상인과 영주/군주/왕과의 관계에서도 조금 드러나지만

국가의례의 의미를 묻는 것은 spectacle을 통해 지향하는 질서를 보여주고, 정당성을 과시한다는 문화적 측면 외에 정치적으로 해석할 거리가 있지 않을까

예컨대 더 이상 kingship이 존재하지 않는 명목상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들의 집합> 가운데 국가의례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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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과 증여

study/others 2016. 1. 31. 17:40

The Gift

Forms and Functions of Exchange in Archaic Societies

Marcel Mauss, Cohen&West Ltd., 1966

Essai sur le don in sociologie et anthropologie, 1950

마르셀 모스, 증여론, 한길사, 2011


매우 짧은 책이지만 중요한 사회학 책 중 하나

마르셀 모스는 에밀 뒤르꼠의 조카란다



번역판에 덧붙여진 설명에 따르면, 뒤르껨을 비롯한 모스 그룹의 방법론은 사실에 입각한 경험연구라기 보다는 개념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또한 현지 참여관찰 없는 캐리비안, 인디안 마을들의 인류학적 연구를 수행했다고


아메리카 인디언의 선물교환 potlanch, 폴리네시아의 쿨라, 뉴질랜드 선주민의 하우 모두는 크게 prestation 한 종류

-프랑스어에 정확히 대응하는 단어는 없으나 자율적 혹은 강제적으로 주어지는 선물이나 교환을 의미한다고

prestation은 그냥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선물을 받았으면 이에 보답해야 하는 의무가 따르고, 연회에 초청받았으면 선물을 갖고 방문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회적 지위가 떨어지는 등의 대가가 따른다

포틀랜치는 상당한 소비와 낭비와 함께 하는데 이는 주최자의 너그러움과 권력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쿨라는 일련의 선물 교환 과정을 거쳐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고 최종적인 선물의 대가는 더욱 크다-더 큰 선물을 통해 자신의 너그러움을 보여야 한다

prestation에서는 사물과 사람이 구분되지 않는다

선물을 줌으로써 인격적, 신화적 의미도 함께 전해지고 개인 및 그룹 간 인간적, 개인적 관계를 함께 주고받기에 도덕적 거래가 된다



일단 여기에는 모스가 직접 서술한 것처럼 경제학이 전제하는 합리적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위의 사례는 상당한 부를 축적하고, 무역을 진행하고, 나아가 화폐 비슷한 것도 이용하며 경제생활을 이룬다

-현재와 다른 사회와 다른 규범 하에서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것

나아가 이러한 선물교환에 일정한 시차가 전제되고, 시간에 따라 다른 의무가 부과되므로, 자본주의적 신용의 기원은 상업-산업-화폐-신용의 필요가 아니라, 선물경제의 전통에서 선물교환에 따라 물물교환이 발생한 것


선물경제는 계약의 한 방식이기도 했으며, 이로서 평화를 지키고 정치적 권력의 위계를 유지하는 총체성을 보여준다

pretestation은 동시에 법적, 경제적, 종교적, 미학적, 심리적 효과를 지닌다는 의미에서다

필요의 계산에 따른 경제행위가 아닌 총체적인 의미를 갖는 행위



모스의 증여론은 대안적 경제생활의 출처로 읽히게 된다고 한다

분명 경제학적 인간과 대치되는 함의가 존재한다

그러나 전자본주의적 부족사회의 총체성과 선물의 경제 자체의 함의를 현대에 적용하는 것이 의도는 아닐수??

-사물과 사람이, 경제와 정치가 분리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는 적용되지 않을듯

-물론 선물의 경제가 과거에도 현재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긴 한다

다만 맥락과 사회에 따라서 경제행위가 다른 의미를 내포할 수 있으며, 다만 경제적인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함의가 더 중요할듯


결론에서 모스는 최근 선물/증여의 규범이 복지사회 구상 등으로 법제화되는 것, 생디칼리스트의 활동 등을 언급하는데, 이는 '사회적' 차원으로 윤리적 경제적 의견과 실천이 부상된 것을 뜻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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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의 무기

study/development 2015. 1. 15. 18:45

Weapons of the Weak

Everyday Forms of Peasant Resistance

James C. Scott, Yale University Press, 1985


왜 읽으려고 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헤게모니, 해석, 계급, 구조 등 여러 지점에서 현재 읽는 것과 맞닿은 책


농민의 도덕경제 분석으로 유명한 스코트는 이후 79-80년 14개월 동안 말레이시아의 70여 명 규모 농촌마을에 머물며 이 책을 작성했다고



왜 농민 저항을 찾아보기 힘든가? 지배 이데올로기/헤게모니에 포박된 것인가 허위의식 때문인가? 정도가 질문

이에 대한 대답은 소극적 저항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며

행동이 아닌 <의식> 수준에서 헤게모니를 판단하면 포박되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결론

-이를 통해 맑시즘의 경제결정론을 비판하고-보완일수도, 계급 및 물질적 조건을 분석한 기반 위기에,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을 수정한다


매우 길고 자세한 70여 명 농촌마을 주민 전부의 소득, 농지 등을 조사하고 이를 상세히 분석한 데 더해

콤바인 도입, 기계화 속에서 마을 내 빈곤층이 토지임대, 노동력 등을 잃는 상황 전후를 살펴본다 

fieldwork 기간 동안 대화, 언급 속에서 각 계급에 따라 자신 및 마을 상황을 설명하는 <해석> 속에서 빈곤층과 부유층의 차이를 발견하고, 

-계급에 대한 인식

각각이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도덕/규범을 재정의, 재해석한다고 발견한다

-물질적 조건이 <해석>을 통해 인식되고, 행동에 영향

예컨대 부유층은 빈곤층이 게으르고, 도둑질하는 이들이라 프레이밍하고, 빈곤층은 부유층이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욕심많고 자비심 없다고 비판한다 

빈곤층은 부자들을 비판, 욕하고 일자리를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모심기 등을 미루고, 부자를 마을에서 아는 척 하지 않고 축제를 열어도 참가하지 않는 식으로 일상에서 저항한다 


자신들의 물질적 조건이 부유층과의 계약-노동력, 임대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저항은 소극적이고, 전체 사회경제적 구조를 바꾸지 못 하지만

이들이 허위의식에 사로잡혔다거나 현실을 모른다고 할 수 없다는 지적

특히 빈곤층은 바뀐 현실이 자신에 대한 존중-동등한 주체로서의 대접을 없애버렸기에 특히 분노한다고

또한 부유층이든 빈곤층이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존 규범/도덕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 주목



그람시의 헤게모니는 의식이 주입되고 혁명을 어렵게 한다는 점을 지적하지만

스코트의 헤게모니는 혁명이나 물리적 저항은 없다라도, 지배적 의식 역시 정당성을 얻어야 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주입되지 못 한다는 점을 지적

또한 사회운동에서 주체들이 특정 의식을 보유하기 때문이 아니라 기존 세계관/질서 내에서의 위반에 분노하기 때문이라는 이론 논박도 중요

-글이 쓰여진 80년대 중반이 어떤 배경인지 모르겠으나 수동적, 전통적 농민을 단순히 비판하지 않고 보다 상세히 살펴 그들의 가능성을 살핀다는 점에서 기존 생각에 균열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듯?



일정한 사회경제적 조건, 특히 계급적 조건을 전제로 그 내부의 저항과 일탈, 해석과 의식을 상세히 분석하는 동시에

기존 이론을 논박하고 보다 정교하게 한다는 데서 매우 뛰어난듯

농촌의 계급을 농지 보유 여부로 조작화하고, 다른 여러 가지 설명을 하나씩 논박해가는 과정도 

근대화 과정에서 현실의 동학을 추적하는 데 사용해 볼만


그러나 스스로도 밝히듯 이러한 일상의 저항은 특히 농촌처럼 집단행동이 조직화되기 힘든 곳에서 실제 변화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슬픈 현실

다만 불가피성이 곧 정당함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유의미-결국 문제는 행위자의 해석일 수?? 

톰슨의 도덕경제 책은 읽지 못 했지만 북한에 도덕경제를 대입하는 연구들은 해석의 문제를 도외시한 것??



++

EP 톰슨의 도덕경제는 <가부장적 권위와 대중 paternalist authority and the crowd> 간의 균형의 문제라 한다

중앙이 사회질서 및 헤게모니 유지의 비용을 지불하는 일종의 사회적 협상으로 표현된다

여기에는 비화폐적인 상품이 관련되며, 단순한 관습 전통 비시장 교환보다는 보다 정치적인 것을 의미한다


스콧의 글에서 생존경제와 생존윤리, risk-averse를 강조하는 경제적 측면과 연결된다면-일상 경제활동의 mentality

도덕경제 틀을 북한에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다만 분석단위를 상당히 좁힐 필요

-선물의 동학이 작용하는 부분과 생존의 동학이 작용하는 부분을 구분


Gotz, 2015,  ‘Moral economy’: its conceptual history and analytical prospects, Journal of Global Ethics, 11:2, 147-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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