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추리소설'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5.02.10 스웨덴 추리소설 속 중국
  2. 2015.02.08 역사가 배경인 추리소설
  3. 2015.02.08 형사 월랜더 발렌데르

빨간 리본

헨닝 망켈, 홍재웅 옮김, 곰, 2014

Henning Mankell, Kinesen, 2007


말 그대로 뜻밖의 조우

마오주의를 따랐던 스웨덴 68혁명의 현재와 아프리카-중국 밀월관계에 대한 이해관계의 대립이 등장한다!



월랜더 혹은 발렌데르 시리즈의 지은이인 헨닝 망켈의 추리소설이긴 한데

138년 전 아편전쟁을 필두로 한 서구의 중국 식민지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의 재개발과 아프리카 자원 획득과 농민 대량이주

스웨덴에서 마오의 홍기를 따르며 사회를 바꾸고자 했다 나이가 들어 중국학자와 판사가 된 이들의 회고

미국 서부대개발 시 몸으로 철로를 건설한 흑인과 중국인,

문혁을 겪고 공산주의적 이상을 간직한 채 개발과 빈부격차에 예민한 당 간부와 개혁개방 이후 당정과 부패, 연줄로 얽혀 자산을 쌓아올린 발빠른 중국 자본가와의 갈등을 배경으로

노인들이 사는 스웨덴 한 산골마을의 몰살

네바다 한 가족의 몰살

중국인 2-3명의 죽음-과거 포함하면 수없이 많지만



추리소설의 기본인 살인자의 의도, 배경을 이루는 구조와 역사 변동은 분명하지만 

누가 누구를 왜 죽였는가의 문제는 배경에 집어삼켜진 느낌이라 추리소설로서의 미덕이 분명한지는 불분명


헤닝 망켈은 공식 홈페이지에 UNHCR 기부를 올려놓은 사람이지만, 

식민지와 반식민지, 중국의 개발 방향과 사회주의적 이상에 대한 등장인물의 논쟁은 뜻밖인 것은 둘째 치고 여러 고민까지 던져준다 

-예컨대 짐바브웨 무가베는 민족해방운동가이기도 하지만 독재자이기도 하다

-비주류 공산주의자와 주류 자본주의자가 그리는 중국의 미래

사민주의 국가에서 정치, 사회적 촉각을 무디게 하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이라고만 해석하기엔 매우 부러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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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브레스트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요 네스뵈, 노진선 옮김, 비채, 2013

Jo Nesbo, Rodstrupe, 2000


레드브레스트는 진홍가슴새라는 의미란다 

결국 희생되지만 새에 관심이 많은 동료형사 엘렌이 설명한 내용이다-어떤 특징인지는 까 먹음



2차대전 와중 독소 전선에서 대치 상황을 겪은 얘기와 90년대 말-정확히는 밀레니엄을 전후한- 현재가 교차한다 

이미 노인의 의도와 과거는 밝혀지지만 그 노인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고 

그 정체를 두고 끝의 끝까지 반전이 거듭된다 


전쟁을 겪은 노인은 잔인한 일상에서 다중인격을 얻게 되고, 

현재의 노르웨이가 그 과거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점, 특히 전선에 나갔던 이들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고-노르웨이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국민을 버리고 도주한 왕자가 이를 사과하지 않은 점에 분개한다

노르웨이는 나치 독일에 부역한 바 있고

-레지스탕스가 있었으나, 책에 따르면 전쟁 말에만 참여한 이도 적지 않고, 공산주의 확산을 막는다는 신념으로 히틀러 SS단에 입단한 이도 있었단다

현재는 신나치주의가 득세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중소설인 추리소설이지만, 

형사나 조연 등의 여성편력이 양념처럼 들어가는 듯해서 별로

다만 알콜중독에 가까와 보이는 해리 홀레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에서는 본인이 엄청 고생한다고 한다 

이 책은 비교적 초기 작품이라 명랑한 모습이라고 



소설가인 요 네스뵈는 국민작가, 음악가, 저널리스트, 경제학자란다-재능이 넘치나 보다

대표작이라는 <스노우맨>을 챙겨보고 싶지만

라르손, 망켈의 책만큼 매력적이지는 않다-아직 1-2개 밖에 못 읽었지만


아주 예전의 역사-천사와 악마 류거나, 중세 고문서를 배경으로 한-가 아닌 비교적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은 논쟁적이지 않은 역사적 평가가 이루어졌다는 것일 게다 

-예컨대 우리로 치면 해방정국이나 70-80년대 국가의 음모를 다루는 추리소설

그런 평가가 이루어진 것은 상당히 부럽다 

이제는 역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국가

-우리는 아직 자유로울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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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남자

헨닝 망켈, 신견식 옮김, 곰, 2013

Henning Mankell, Den Oroliage Mannen, 2009


영드 <월랜더> 원작이자 발렌데르 형사 시리즈 마지막 권

헨닝 망켈은 스티그 라르손과 함께 대표적인 사회적 추리소설가란다 



월랜더 주인공인 케네스 브레너는 항상 뚱하고 피곤하고 오락가락 자신의 생각-주로 사회적 생각에 고민하지만

마지막 시리즈인 이 책의 발렌데르는 이보다 훨씬 더하다 

예순을 앞둔 스스로에 대한 자각-건망증, 땀에 절어 깨어나고, 한때 사랑했던 이가 암에 걸려 찾아오고-이 드라마 통해 드러났던 것보다 훨씬 예민하게 드러난다


발렌데르는 일 외에는 특별한 취미도 없고, 찾아오는 사람도 드물고 외로운 사람이나 과장하지 않고 자신의 상태와 감정을 관찰하는 느낌이다

항상 고집을 세우고 싸우지만 가끔 연락하는 딸 린다와 새로 태어난 손녀 클라라가 웃게 하는 존재

-아주 나중에, 혹은 지금 나도 그렇게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에 감정이입이 된다

늙고 예민한 신경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발렌데르에 대한 표현이 그가 마주친 사건과 맞물려 나타나는 게 특징적


소련 스파이로 의심받는 할머니와, 이를 그렇게 조작한 미국 스파이 할아버지의 이야기지만 

60-70년대의 반소 분위기와 중립국이지만 미국에 영공을 내준 스웨덴의 국제정치 입장이, 이에 대한 자기 아버지의 인식과 살아가는 데만 집중했던 다음 세대의 차이도 

-이를 깨닫는 순간 발렌데르는 항상 사이가 안 좋았던 이미 고인이 된 본인의 아버지와 화해하는 듯하다

-투표하지 않았다고 엄청난 질책을 받고, 미국을 언급했던 아버지의 말이 사건의 열쇠가 되듯

이런 지점이 아마도 <사회파>라는 이름을 얻게 된 배경

찾아보니 헤닝 망켈은 현실정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내곤 한단다

http://henningmankell.com/


감정과 회고, 정서에 대한 글이 많아 

잿빛 화면과 케네스 브레너의 연기가 잘 어우러졌던 잘 만든 영드 <왈랜더>와도 다른 책의 매력이 있는듯



발렌데르는 더 낮은 세금을 내고 더 높은 임금을 받는 것 말고는 다른 관심이 없었다

...

지난 가을에는 위스타드 도서관에 가서 몇 차례 전후 스웨덴 역사 관련 서적들을 빌려 왔다 

스웨덴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나토에 가입해야 하느냐 따위를 다루는 정치 쟁점에 관해서도 모두 읽었다

청년기에 이러한 논쟁들 가운데 일부가 벌어지기도 했으나, 연관된 기억은 없었다

마치 유리알 속에 살았던 것 같다


쿠르트 발렌데르 형사를 주인공으로 한 글은 이 책이 마지막이라 중간중간 예전 사건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이민자들에 대한 편견을 정면을 마주친 사건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고 형사를 그만둘까 고민한 사건

라트비아에 가서 국내정치에 휩싸인 사건 속에서 만난 인생에서 두 번째 사랑을 만난 사건

몇몇은 영드 <월랜더>에서 이미 마주한 풍경들이다


쿠르트 이후에는 린다 발렌데르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가 있다고 한다 

이 예민하고 늙은, 늘 피곤한 아저씨 만큼 애정이 갈 꺼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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