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범죄소설'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9.02.03 인간적인 형사 매그레
  2. 2017.03.14 디테일한 범죄 현장
  3. 2016.01.23 크로키 하는 프랑스 형사

매그레 시리즈 1-19
조르주 심농, 리디북스, 2012
Georges Simenon, Maigret, 1930s

1930년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매그레 시리즈
불가피하게 살인을 저지른 피살자를 제멋대로 놓아주는 건 아마도 시대적인 상황 때문이리라

게다가 파리범죄수사국 출신이면서도 다른 지역, 다른 나라에서도 수사를 벌이고
친척의 소개로 개인적이로 수사를 하기도-분명 담당 형사는 무시되는 기분일 꺼다


심농은 백 편이 넘는 시리즈를 썼다고 하는데 번역된 것은 19권
150쪽이 채 되지 않는 짧은 글들이지만 피해자와 가해자, 그들이 얽힌 가족, 재산, 사회 상황이 밀집되어 드러난다
매그레의 수사방법은 <사람의 역사 속으로 걸어들어가기>란다 
과학수사, 심리분석, 프로파일링 같은 최근 방법과 비교하면 투박하겠으나 피해자/가해자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데에는 적절할 수도

매그레는 어떤 어색함이나 직관에 근거하므로
일상의 일반적인 가해자를 밝히는 데는, 어떤 종류의 사람이 어떤 종류의 일을 벌일지 <인간적으로> 살피는 데 가장 잘 맞는듯하다 
심농의 개인적 경험이 녹아 있다고 하는 수문, 선원, 항해 등의 생활에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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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소녀
검은 수련
내 손 놓지마

미셸 뷔시, 달콤한책, 2014-16
Michel Bussi,  Nympheas Noirs, 2008; Un avoin sans elle, 2012; Ne lâche pas ma main, 2013

프랑스의 지리학 교수이자 범죄소설가의 책
옮긴이의 말이 남아서 그런지, 정확하고 눈에 그린 듯한 배경이자 현장에 대한 묘사-각각 모네의 지베르니 마을, 몽테블리 산, 인도양의 레위니옹-가 치밀하다고 느낌
옮긴이가 출판사 대표기도 하니, 뷔시의 글을 매우 좋아하는 듯


살인이 등장하니 추리소설, 범죄소설이라고 해야 되겠지만 
살인사건의 해결이 주가 아니라, 살인자 또는 살해당한 자를 둘러싼 이야기,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가 주인공이다
그림자 소녀에서 일기 쓴 사람인 사립탐정
검은 수련에서의 관찰자 노파 
내 손 놓지마의 남편

또 하나 주인공은 범죄현장이자 해결현장인 구체적인 장소
그림자 소녀의 배경인 산을 오르고, 오두막을 답사하는 장면들이 하나씩 묘사되고
그 유명한 모네의 지베르니 정원을 배경으로 한 검은 수련의 경우 
모네의 그림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상상력을 발휘하기가 쉽기 때문에 더 강렬한 듯하다
-지베르니 마을에 자기 만의 인공정원을 만들고, 수련을 심고, 꽃이 시드는 게 싫어 매일 새로운 꽃을 심었다는 모네에 대한 일화는 편집증적이지만 
활화산이 존재하는 섬을 다룬 내 손 놓지마에서는 화산 때문에 생기는 기후현상 역시 다룬다


그리고 플롯
무엇이 문제인지 나중에야 드러나고, 이걸 드러내기 위해서 앞에서 근거들을 쌓아놓고 
누가 누구인지, 누가 무엇을 알고 있고, 그 누구의 의도는 무엇인지 
-개인적으로는 가장 먼저 쓰인 검은 수련이 이 지점에서 제일 인상적이다


다른 프랑스 범죄소설인 피에르 르메르트의 글과 인물의 정서와 문제에 집중하는 점은 닮은 듯하지만
플롯과 지리에 대한 묘사 부분은 정말 디테일하다
-르메르트는 정서와 감정에 대한 기록이 디테일했다고 생각
어떤 장소가 주는 정서를 이미 갖고 있었을 프랑스인들에게는 소구력이 대단했을 듯하다

글고 사건해결의 주체가 아니라, 관찰자가 주된 화자라-또는 주체와 관찰자가 마구 뒤섞여- 갖게 되는 시점 이동의 속도까지 

개인적 범죄소설 취향은 아니지만, 글을 천천히 읽게 만들고, 눈앞에서 그려보게 만드는 즐거움이 있다
프랑스 범죄소설을 좀더 찾아보게 될듯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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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숙한 솜씨

Travail soigne, 2006

알렉스

피에르 르메트르, 다산책방, 2012

Alex, 2011

까미유

피에르 르메트르, 다산책방, 2014

Pierre Lemaitre, Camille: the commandant Camille Verhoeven Trilogy


프랑스 범죄소설가 피에르 르메르트의 까미유 베르호벤 3부작

이거 말고도 Les Grands Moyens, Sacrifices, Rosy & John에 까미유 반장이 나온단다



알렉스는 두 가지 사건이 교차해서 나타난다

납치당한 알렉스가 허공의 새장에 갇혀서 빠져 나오기 위해 분투하는 사건과 별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들의 연쇄살인을 다룬다

왜 살인을 했는지 연쇄살인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살인자는 자살을 통해 무엇을 노리는지 섬세하게 다룬다1부 납치, 2부 연쇄살인, 3부 심문에서 각각 다른 내용들이 연결되며 전체 그림을 보여주는 솜씨


능숙한 솜씨와 까미유는 등장인물이 깊이 연관된다

능숙한 솜씨에서 함께 일했던 수사팀은 물론, 수감된 당시 범인도 드러난다

능숙한 솜씨는 특정 범죄소설을 세밀하게 재현한 연쇄살인이 까미유의 부인 이렌의 납치와 살해로 귀결되고

까미유 역시 까미유의 현 애인 안이 휘말린 강도살인을 시작으로, 등장인물들의 의도와 동기가 부딪히는 모습을 다룬다



3부작 중 두 번째인 알렉스는 주인공 알렉스가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나머지 두 책은 까미유 베르호벤의 캐릭터가 두드러진다

태중에 있으면서도 화가인 어머니가 담배를 줄곧 피운 탓에 키 145cm에 불과한 형사반장 까미유는 어릴 때부터 즐겨 온 데셍과 크로키 연필을 손에서 놓지 않고

같은 팀의 형사 루이는 엄청나게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문화 예술 전반의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이다


중간중간 등장인물의 심리나 행동에 대한 묘사가 장황한 부분이 있고

전개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사건이 벌어지는 사회적 배경이 중심이 아닌 캐릭터 중심의 소설로서 강점이 있는듯

프랑스적 특징이라고 볼 수도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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