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5.09.08 평양이라는 도시
  2. 2015.04.04 평양에서 사업하는 어려움
  3. 2008.09.09 두 도시 이야기

평양 그리고 평양 이후

평양 도시 공간에 대한 또 다른 시각: 1953-2011

임동우, 효형출판, 2011

Urban Transformation in Program, Scale, Structure


건축가가 쓴 도시 평양에 대한 이야기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사회주의 도시 평양의 개발 전략을 설명한다



부제인 <또다른 시각>이라는 표현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어쨌건

왜 평양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가 궁금했는데 임동우의 미 하버드대 대학원 논문이고, 북한이 조금씩이나마 변화하고 있으니 미국의 건축가들은 관심을 가질 만하고

국가 주도로 블럭 통째로 재개발이 이루어지는 중국 사례를 보면, 향후 북한의 본격 재개발에 앞서 기존 도시조직을 살펴볼 필요가 있었을 듯하다


아마도 주로 위성사진과 각종 사진을 이용해 재구성한 듯한 평양의 용도별 구역화와 맥시그리드(250*25) 재현, 주요 거리의 횡단면 재구성 등은 아주 성실한 작업이다

그러나 재구성한 데이터 이외에는 크게 흥미로운 대목이 없다

예컨대 모스크바건축대학에서 수학한 김정희의 1953년 도시계획안을 기준으로 현재를 평가하고,

김정희의 배후 김일성의 권력 덕분이라는 도시개발 과정의 설명은 단순하다

-공학과 사회과학의 차이일 수도


다만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도시의 특성-생산, 녹지, 상징의 도시를 설명하는 것은 건축/도시 쪽에서는 어떨지 모르나, 생소한 내용이라 기억해 둘 것

도농격차 및 지역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소구역 내에 생산, 주거, 상업시설을 모아서, 일종의 자급자족적 단위로 도보 통행이 가능하도록 생활공간을 배치

-북한에 차가 적은 이유에도 영향을 미칠듯

녹지에 농업용지를 포함시켜 두루섬 같은 경우는 전적으로 농업용지로 쓰임

도시경관을 중시해 거리 전면에 초고층/살림집-1층은 주거를 배치하고 뒷 부분은 생산시설을 배치함

-앞만 번드르르 하다고 평양의 전시성을 지적하는 사례로 언급되기도 한데 용도의 문제도 있을듯



그외 건축/도시설계의 기본은 기존 도시조직을 지켜나가면서 layer를 덧입히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제시하는 것고

인민대학습당의 호텔이나 박물관으로의 용도 변경, 김일성광장의 쇼핑몰 및 다목적공간화-지하에 상업시설이 있는데 이용은 안 된다고 한다

소구역의 새로운 재개발 및 주거 유형 제시 등을 언급하지만,

소자본 개발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하면서도, 실제 논의에서는 대자본 유입 및 관광지화 정도 밖에 아이디어를 제시하지 않아 상상력이 부족하거나 중국과 같은 개발 만을 상정하는 듯


북한의 대외개방과 함께 도시조직 혹은 도시공간 변화는 불가피하다

그 과정에서 누가 참여할 것인가-북한 정부? 남한 정부 주도? 남한 자본 주도? 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지만, 개발의 정치성을 생각할 필요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쌓인 도시구조/조직에 대한 자료가 필수적일 텐데, 이 책은 그 첫발일 듯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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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apitalist in North Korea

My Seven Years in the Hermit Kingdom

Felix Abt, Tuttle, 2014


스위스 ABB부터 시작해 평수제약회사까지 02-09년 7년 간 평양에서 일한 스위스인의 에세이

나온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빌린 책

빨리 돌려줘야 해서 빨리 읽는다고 힘들었음



중국인과 유엔을 비롯한 원조기관, 대사관을 제외하면 평양에 상주하면서 사업을 구상하고 실현해 낸 사람으로는 매우 드문 케이스

특히 북한에서 개혁이 시도되고, 좌절되었다가 다시 시도되는 시기에 전력이 불안정하고, 국내시장이 협소한 북한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도전적인 일

-어찌 보면 ABB 통해서 북한과 인연을 맺고, 이를 계속 진행하려고 한 관성 때문일 수도


북한 사람들의 실용주의적 사고를 지적하거나, 남한이 아닌 개발도상국과 북한을 비교하는 시각, 탈북자 증언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점에 대한 경고 등은 충분히 동의할 만함

특히 개도국의 눈높이 부분은 오히려 외국인, 특히 개도국 경험을 한 외국인이 보다 정확한듯

비교적 성실한 관찰자의 입장을 택하고 있는데, 북한 관련 역사, 정치외교적 진행 등을 충실히 공부하려고 노력한 듯하고, 

-여전히 잘못된 정보를 인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당국을 설득해 일을 성사시킨다는 실용적 입장을 취하며

-예컨대 김일성화, 김정일화 관련해 자기 상품 선전을 연결시킨다던지 북한 당국이 평양 내 외국인들의 잡담을 불편하게 생각하자 말을 아낀다던지-때문에 내부에서 <불량 사업가>로도 찍혔다고

평양에서 살고 있으면서 경험하고, 직접 들은 내용과 공식적인 북한당국의 발언, 해외언론의 시각 모두를 담아내려고 했기 때문인듯

특히 평양 거주라는 입장이 설득력을 높이는 듯-이는 남한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측면



여튼 여러 면에서 예전에 했던 일을 상기시키는 입장을 취한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북한의 개혁개방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도, 박봉주 김일영 교체가 개혁의 조정이라고 보는 점도, 북한이 이를 모르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도 


몇 가지 실용적인 정보는 

publicity를 위해 북한에 접근하는 외부 기업인이 북한 당국을 속이는데 성공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KCNA에 보도된 것도 조심스럽게 읽어야 하며

대북지원단체의 정보도 <원조 비즈니스> 맥락에서 조심스럽게 봐야 하며

북한 기업가는 여전히 계약을 잘 지켜야 된다는 의식이 부족하고, 아직도 수익성보다는 최신기술에 열광하는 비실용주의적 성향이 있다는 점 정도


이러한 성향 혹은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이 남북관계나 북한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생각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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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두 얼굴: 원한 라이벌 베이징 VS 상하이, 두 도시 이야기
양둥핑(楊東平) 지음, 장영권 역, 펜타그램,2008


유명한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는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상하이와 베이징 두 도시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식민과 전쟁, 사회주의 혁명과 자본주의 혁명이라는 격변을
두 도시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헤쳐나가는 모습이란

아주 짧게 요약하면
베이징은 경파, 경미문화에서 비롯된 일종의 지식인적인 느낌이 강하고
상하이는 해파문화에서 비롯된 상인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런데
이러한 두 도시, 또는 도시인의 특성은 사회주의 혁명시기와 이은 개혁개방 과정에서 역전된다

베이징의 대원과 사합원, 후퉁이 사라지고-결정적으로 베이징성이 혁명의 와중 소실되고 그 자리에 전세계 건축가들의 돈 튀는 건축들이 들어서고
상하이에서도 무언가가 사라지고 그 자리는 속도와 높이만을 강조하는 건물들이 들어선다
이 책을
베이징이나 상하이 여행 전에 읽었으면 아주 재밌는 여행코스를 짤 수 있었을 것 같다


갠적으로 좋았던 것은
중국의 세대와 문화적 변화에 대한 저자의 설명과
도시 속의 문화, 도시와 공간이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특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부분
솔직히
전공공부 안 한 것을 후회해 보기는 이번이 처음(학점 때문에 후회한 것은 몇번 되지만)


도시개발과 도시경영, 문화를 공부해서
나중에
서울과 평양, 두 도시 이야기를 써 보면 참 좋겠다
식민과 전쟁, 다른 방식의 발전전략 채택 그리고 아마도 다시 합쳐지면서 공통성을 가지는 두 도시 이야기
게다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통찰력(이 생긴다면)까지 반영할 수 있다

이 책의 얼개를 그대로 옮겨와서
서울사람과 평양사람, 서울문화와 평양문화의 차이를 전근대-조선시대 후기 정도부터 정리한 다음에 현재를 쓰는 프로젝트
문화와 공간, 경제와 사회, 정치가 모두 한 자리에서 버무려지는


가능하려면 최소 5년은 있어야겠다
인터뷰와 자료 수집을 위한 조건과, 내 앞으로 인생을 생각해 볼 때
여튼
장기계획이 생겼다는 점에서 뿌듯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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