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5.11 여행하며 읽는 철학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1,2
정재영, 풀빛, 2008

제목을 보고 도시사인 줄 알았으나, 철학사였던 책 
-원래는 서울은 깊다에서처럼 성리학적 질서를 도시설계에 구현한 정도전이나, 이후 이를 뒤집은 태종의 얘기 같은 건줄 알았기에 
-각 도시의 생성과 발전에 영향을 미친 철학을 다루는 줄 알았다

결론적으로 그건 아니고,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리스 고대철학부터 현대의 리오타르, 하버마스 등까지 대표적인 현대철학자까지 아우른다 


세계지도의 서로 다른 버전을 분석하며 철학의 보편주의와 상대주의를 설명한 부분은 매우 감각적이지만 
나아가 바사리의 원근법을 통해 신에서 인간으로 판단의 주체가 내려온 부분도 괜찮다
다른 장에 있어서는 풍경으로써 도시가 존재한다는 느낌이다 
같은 유럽이라 해도 도시의 특징은 다 다를테니 그것과 철학이 만나는 지점을 다루는 것은 아니고, 각 도시를 배경으로 활동한 철학자들을 더듬어 본다 
쾨니스테---의 칸트, 베를린의 헤겔 식으로 

다만, 간단한 역사를 함께 설명하고 있다는 점은 전반적인 책의 이해를 돕는다 
-나폴레옹 전쟁과 독일 관념철학의 민족주의화, 메디치 가의 후원과 르네상스적 인간형 등 


글의 구성은 꽤 흥미로운데 
'과학적 세계관'을 재주창한 비엔나 서클에서 시작해 근대를 소환해 주체의 해체를 '실재의 귀환'으로 재구성하고자 했던 하버마스를 불러오면서 저자의 철학관을 먼저 소개하고
그 이후 근대철학의 얼개와 이를 낳았던 중세와 그리스 철학을 되짚어가는 순이다 
저자의 철학은 말 그대로 상식적인데, 거칠게 정리하면 상대주의를 인정하더라도 보편적 또는 객관적 진리는 존재한다는 거다
-대부분의 형이상학에 거부감이 느껴지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기자 출신이라 글이 간결한 동시에 맛깔나고 
전체를 하나의 줄기-자신의 철학관-으로 관통해 쓰고 있다는 점은 미덕이라 여겨진다 
괜찮은 읽을꺼리이자 생각 정리하기에는 좋은 잘 만든 책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전반적인 철학사 내용을 머리에 집어넣기에는 편리하지는 않다 다른 책을 통해 이해를 도모한 뒤에 읽는게 더 나을듯하다
-저자는 책의 목적에서 이러한 서술에 반대하고 있기도 하니
Posted by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