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8.07.08 혐오표현 규제의 이유
  2. 2013.08.31 당장 움직이는 것
  3. 2013.07.24 인권 곱씹어보기

말이 칼이 될 때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홍성수, 어크로스, 2018

여혐과 메갈, 성소수자, 난민 등에 대한 혐오표현에 대한 인식과 정책적 해법을 다룬 책
프로젝트로 시작되어 여러 쟁점에 대한 시각을 구분하고, 해법을 제안한다 


인권을 중시하는 진보적 입장에서 혐오표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대한 실용적 처방으로 읽힌다 
진보라 하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해야 하고, 
보수 혹은 기득권자가 자유보다는 규제를 주장하는 전통적인 구분이 희미해진 현재 
혐오표현에 대한 형성적 규제(formative regulation)을 도입할 것을 주장한다

혐오표현은 단순히 기분 나쁜 말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위협과 불안을 가져오는 말이다 
혐오표현이 갖고 오는 <효과>에 집중한다는 게 미덕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이 차별과 배제를 낳는데 반해, 기득권자-예컨대 남성에 대한 혐오표현이 차별로 이어지느냐 그 <효과>가 다르기에,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이 사회적 해악인 반면, 모든 혐오표현-예컨대 남혐-를 동일시할 수 없다고 본다 

효과를 낳는 사회적 구조와 혐오표현이 발화되는 맥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를 살피는 일도 필요
-효과에 대한 집중은 자유의 최대화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어야 된다는 자유주의적 논리의 연장이기도 하다 
-혐오표현은 차별을 재생산하고 증오범죄로 비화되기에 규제가 필요 


우리나라는 증오범죄 내지는 차별금지에 대한 법이 제정되지 않은 드문 국가라 한다 
미국도 그러하지만, 사법적으로 차별을 금지하지 않는다는 말이 인식, 생활에서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홍성수의 해법은 형성적 규제(performative regulation)이 필요하다는 건데,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교육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

법학자임을 고려하면, 법 자체가 선악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어 흥미롭다 
법과 사회 정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필요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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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 까닭에
류은숙,  낮은산, 2012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였으며 인권연구소 '창'에서 활동하는 류은숙의 글
같이 일하는 사람이 권해준 책이다


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을 중심으로 인권을 담담히 풀어놓는다 
인권의 주요 개념인 <자유, 평등, 연대> 중에서 특히 연대에 관한 내용이 많다 
어떤 단체나  사안에 대한 연대가 아니라 조용히 혼자 와서, 청소 하고 가는 사람, 분향소를 찾아 예를 표하는 사람, 자신의 집을 기꺼이 내줄 수 있는 사람 등 
그가 만난 사람들은 굉장히 곧고 단단한 사람들이다
무언가를 맞닥뜨리에 뒤로 행동을 미루지 않고 당장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됐건 찾고 또 고통받는, 싸우는 사람들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

류은숙이 말하는 인권은 <헤쳐 모여>다 
스스로 완전한 개인들이 연민이나 동정이 아닌 <연대>를 위해 모이는 것-하나의 개인이 마음을 함께 할 때 가능하다는 것
근대 이후 정리됩 인권 개념의 개인주의는 그렇게 사회와 만난다 
-한갖 수사였던 <자유로운 개인의 공동체> 따위와는 깊이가 다른 듯 그건 현실의 힘일 게다


류은숙은 엄청 꼬장꼬장하고 원칙적일 것 같다 
활동비를 벌기 위해 사교육에 종사하는 것을 못 참아 12년째 식당 노동자를 하고 있다는 사람이다 
그렇게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 덕분에 우리가  

장애인, 청소년, 아동, 성소수자, 여성, 이주노동자 등의 인권에 대해서 자신이 느껴고, 변화해 온 바를 쓰는데 그때마다 찔리는 게 많다 
기본적인 전제인 행동하는 사람들도 아닌 주제에 쉽게 말하고, 써왔다는 생각 때문에 더 그렇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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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의 문법
조효제, 후마니타스, 2007 


묵직한 문제제기와 생각해 볼 꺼리를 던지는 조효제의 책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헌책방에서 잽싸게 획득


인권이라는 개념의 태동부터-근대국가와 함께 시작- 보편성과 이익 등 인권에 내재된 권리의 개념, 제도/비판 민주주의에 대한 구분, 
인권 개념에 대한 마르크스적, 페미니즘적, 상대주의적 비판
인권과 경제, 전문적/근원적/응용적 인권운동 혹은 해석에 대한 개념 구분
민주주의, 경제와 인권에 대한 구별짓기 까지 
끝없이 묵직한 주제에 대한 그간 학계 및 역사적 논쟁 및 지은이의 생각까지 꾹꾹 눌러담아 쓴 글
-매우 성실한 학자의 전형을 보는 기분

박정희 시대의 경제성장 운동을 빈곤극복을 위한 민의 인권운동으로, 따라서 인권이냐 경제냐 하는 이분법을 넘을 것을 주문한 대목과 
통일 및 북한 문제 관련해 북한인권, 평화권 외에도 한반도 자기결정권을 포함한 대목과 인권은 개념만큼이나 작동방식도 중요하다는 점
-이른바 진보진영의 북한 인권과 관련된 논란을 생각해 보라
민주주의와 관련해 정당정치의 복원과 직접행동 민주주의가 화해할 수 있는 지점을 지향해야 한다고 지적한 부분이 인상적


인권이라는 주제가 워낙 복잡다단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사회와 정치를 아우르는 주제에 대한 비슷해 보이지만, 근본을 따져보면 다른 생각들을 구분하고 소개하고 비판도 내놓기 때문에 
수많은 2*2 매트릭스 위에서 <너의 위치는 어디인가>를 묻고 있는듯하다 

-현재 나의 위치는 아마도 민간영역에서의 부르주아적 인간의 권리는 일정하게 반동적이라는 사회주의적 비판과 자신이 속한 사회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는 상대주의적 비판이 의미있다고 생각
-인권의 분리불가능성-사회적, 정치적 인권은 분리해서 생각해서는 안됨- 에 동의
-인권의 보편적 가치는 추상주의적이므로 이것이 구체화되어야 한다는 파레크의 '다원주의적 보편주의 모델'은 실용적으로 의미있음
-자유의지를 강조하는 보편적 접근과 인간이익, 핵심기능 접근 중에서는 인간이익 접근이
-인권과 주권의 긴장 관련해서는 인권을 단순히 우위에 놓기는 시기상조 
-조효제의 주장인 정당 중심 민주주의와 직접행동 민주주의가 조화되는 인권 민주주의와 관련해서는 한국 상황에서는, 정당에 무게중심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



여기에 관한 입장 정리는 계속 계속 바뀔듯 
아마도 시간이 꽤나 흐른 후에 다시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싶다 


언젠가 누군가 북한이나 통일의 문법에 관한 책을 내 주면 좋겠다 
복잡다단한 위치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쟁점이므로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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