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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7.29 낙관?
  2. 2012.11.28 굉장한 중국 현대사 1

낙관?

한줄 댓글/thing 2018. 7. 29. 11:22

형제1,2,3
위화, 최용만 옮김, 푸른숲, 2017
余華, 兄弟, 2005

문화대혁명부터 돈 내고 우주여행 가는 시절까지 극명하게 대비되는 형제를 그린 소설
위화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중국 소설가란다

이광두와 송강이라는 상반된 기질의 형제가 문혁부터 시작해, 개혁개방과 현재에 이르기까지 살아내 온 과정을 다룬다
아마도 송강은 성실하게 주어진 일을 하고 주어진 소비를 하면서 하루를 살았던 평범한 중국 민초의 상징일 듯하고 
기회를 잡아 돈을 벌고 사업을 벌이고 언론을 쥐락펴락 하는 벼락부자 이광두는 개혁개방 이후 4천만이 넘는다는 중국의 속물 자본주의자를 상징하는 듯
-언론의 주목을 끌고자 동네에서 처녀대회를 개최하는 에피소드는 차라리 풍자를 훨씬 초월한다
-결국은 해고되고 막노동 하다 몸을 다치고, 사기를 치기 위해 성형수술까지 하는 밑바닥까지 내려가고야 마는 모습은 충분히 있음직하지만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던 둘의 극명하게 다른 마지막을 통해 중국에 만연한 차별과 격차를 말한다
그러면서도 
둘 아버지의 낙관-꼭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느낌
스스로를 과장하지 않는-나는 처음부터 개뼉다귀다 
덕분에 낙관과 중국 전통으로의 회귀 얘기가 나오는 듯하다 그런데 그 낙관 때문에 더 비극적이기도


너무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는데
밤 늦게까지 정신없이 읽어서 그런지 정직하고 착한 사람들이 문혁으로, 자본주의 광풍으로 스러져 가는 모습이 너무 천연덕스럽게 묘사되는 떄문인지 모르겠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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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위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위화, 김태성 옮김, 문학동네, 2012


허삼관 매혈기, 인생 등으로 유명한 중국의 현대작가 위화의 에세이
열 개의 단어를 중심으로 자유롭게 자신의 어린시절과 현재를 대비시키는 와중 현대사가 드러나는 형식
문혁 시기와 현재의 대비가 강렬하다


열 개의 단어는
인민, 영수, 독서, 글쓰기, 루쉰, 차이, 혁명, 풀뿌리, 산채, 홀유
마지막 두 단어는 각각 무단 복제판, 사기를 뜻하는 최근에 급성장한 단어라고 한다 
풀뿌리-아마 grassroot를 해석한 것이겠으나-는 운동적 성격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고야 마는 끈질긴 경제적 근성 쪽에서의 해석

마지막 세 가지는 현재의 중국을 보다 잘 보여주는 단어겠고, 
앞의 여러 가지는 문혁 시기와 현재, 단어가 뜻하는 의미가 무지막지하게 변한 것들이다 
-예컨대 예전의 영수는 마오 뿐이었으나, 현재는 단추, 실 등에도 영수가 있다 
-과거의 독서는 책을 구하기조차 힘들었으나, 현재의 독서는 너무 많은 매체 속에서의 취사선택이 되었다 


문혁과 현재-정치로의 극단과 경제로의 극단- 속에서 중국인들의 생활, 의식 등을 따라잡는 책읽기가 된듯하다 
아찔하게 빠른 속도 만큼이나 흥미롭다 


소설을 읽어본 적은 없으나
이 글만으로도 위화는 사회의식도 있고,  단단하고, 정갈한 글을 쓰는 사람인 것을 알겠다
가끔은 비극 속의 희극이나 희극 속의 비극 같은 내용도 있다 


열 개의 단어라는 컨셉은 새로운 것은 아니나
위화의 열 개의 단어에는 중국의 50년이 평범한-위화가 평범한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겪는 눈높이에서 보여준다 

우리 50년에서 열 개의 단어를 선택한다면 어떤 게 될까
중국과 같은 극단은 없겠으나 우리 역시 적지 않은 변화를 겪은 건 마찬가지-정치적 면에서의 변화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니 
90년대 학번, 30대가 생각하는 단어에는 인문학, 정도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자신의 눈을 넓히는 철학에서 경영을 위한 도구가 된 듯한 느낌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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