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5.08.19 쿠바, 세계화에 대한 국가의 저항
  2. 2012.01.06 유럽의 질문
  3. 2010.07.20 세계는 평평해지고 있나?

State Resistance to Globalization in Cuba

Antonio Carmona Baez, Pluto Press, 2004


쉽게 구할 수 있는 쿠바 관련 책

서문 보고 쿠바 정부의 공식언급만 다룬 줄 알아서 휙휙 넘겼는데 후반부 개혁 이후 부분은 분석적이다



그람시안 헤게모니 이론에 입각해서 이데올로기, 역사, 문화가 갖는 규정력을 주요하게 다루는데

자본주의 국가가 아닌 사회주의 국가에 이를 적용한다

다만 사회주의는 생산양식 측면에서 자본주의와 다르지 않다고 보며, 국가 자본주의 개념과 유사하게 분석한다

-개혁 이후 국유기업 관리방식인 SPE에 노동자 대표 등이 참여하는 인민위원회를 둔다는 점은 차이


쿠바 혁명 이후 쿠바에 자리잡은 헤게모니는 단결, 사회정의, 국가우위, 인민참여 네 가지 기둥으로 이루어지며

이를 고수하는 가운데, 세계화 속에서 <수익성>을 위해 몇 가지 개혁조치를 취한다

대표적인 게 자영업 허용, 내국인 달러보유 이용 허용, 농민시장 확대, SPE 내 지배인 권한 확대, 해외투자기업 지분 50% 허용 등

-국유기업 개혁의 경우 군에서의 개혁이 민간으로 파급되고, 여전히 군이 주요 산업-관광, 설탕 등을 장악하고 있다는 게 특징적

-공식적인 달러, 페소 이중경제권을 운용해 이중경제로도 불리나 바에즈는 <달러화>된 것이라고 해석


특히 사회적 블럭-계급으로 공고화되기 이전의 개념으로써 당/정 최고위층-민군 지배인-

자영업자의 경우 <대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위가 불안정하다는 점이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자영업도 부유층 대 빈곤층으로 이분화

쿠바의 경우 친척의 달러송금을 둘러싸고 흑백 인종간 차별도 드러나 복잡




자영업 허용을 제외하면 북한과 비슷한 점이 많은데,

-다만 쿠바서도 노동관계의 부활은 공식적으로 금지된다

개혁 자체도 그렇지만 개혁 이후 부의 집중, 불평등이 증가하자 탈개혁-96년 자영업 세금 증가, 03년 태환페소 도입 등-이 책은 탈개혁 조치는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

개혁개방을 통한 재정 증가를 교육, 의료, 사회보장에 사용하는 것 등

큰 맥락에서 보면 국가 차원에서 경화를 벌어들이면서도 원래 지향을 유지하는 실험을 진행한다고 볼수 있다

90년대 중반 쿠바의 개혁은 북한보다 급진적이나-자영업, 지배인의 자유로운 해고 등- 비슷한 궤적을 띈다는 건 <국가>가 세계화에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이 그만큼 제한적이라는 걸수도


쿠바의 다른 점은 과거 소련에의 경제 의존도가 높았다는 것, 산업 재조정을 통해 설탕->관광으로 주력산업 전환, 친척 송금의 비중이 높다는 정도

-아직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드나 개혁 과정에서의 군 역할은 검토 필요

현재 북이 중국의 지원을 받는 것처럼 쿠바는 베네수엘라, 중국의 지원이 매우 중요

당면한 문제도 빈부격차, 특권계급의 탄생 가능성 등으로 비슷



바에즈는 미국의 엠바고 해제 이후가 본격적인 쿠바 정부의 도전이 될 거라 예상한다

미국기업의 투자가 진행되고, 미국산 상품이 몰려들여올 경우 어느 정도 국가 통제가 유지될 수 있느냐는 거다

향후 경제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주목할 시점


매우 예외적 사례이나 세계화에 대해 <국가>가 어느 정도 저항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이자

(공식적)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공존이라는 실험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

불안정하나, 유의미한 공존

그러나 국가능력이 기본적으로 전제되고, 위의 네 가지 기둥-현재 단결과 사회정의는 침식된 상태-이 유지되어 특권층의 rent seeking이 아닌 인민 지지가 유지되는 체계가 되느냐의 문제

-제2경제는 자료의 부족 등으로 다루지 않지만

-부유 자영업 및 친척송금에 기대는 백인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가 페소경제 내의 흑인 신뢰보다 낮다는 점은 유의미



쿠바의 구조조정 사례를 남미의 여타 나라와 비교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사회적 비용이 적다는 점에서- ECLAC 보고서를 읽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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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질문

study/others 2012. 1. 6. 19:36
Ill Fares The Land
Tony Judt, Penguine Books, 2010

길지 않은 분량에 유럽사를 개괄하고, 현재의 사고방식 전환과 행동을 촉구하는 책
사민주의의 복구에 대한 염원이 절절
마지막을 세계의 해석과 변혁에 관한 맑스의 얘기로 갈무리한다
각 장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아담 스미스, 맬서스, 하이에크 등의 말이 현재의 시장주의자 입장에서는 충격적일 정도라는 점도 이색적이다-케인즈도 많이 인용되지만  


대처, 레이건 이후 지난 30년 동안 지배적으로 된 시장, 효율성 최고의 이데올로기가 항상 그러한 것이 아니었음을, 
2차대전 후 선진국은 복지국가 건설에 몰두했음을 지적한다-미국 루즈벨트의 Great Society 포함 

이것이 역전된 것은 시장이 효율적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정치가 무능했다는 것
the unbearable lightness of politics
시대상황이 변하면서 안정을 희구하던 babyboomer의 다음 세대는 공동의 목표와 가치, 사회의 신뢰에 무관한 개인의 해방을 외쳤고-68혁명
변화한 인구구성은 예산을 옥죄는 한계로 작용했다 
단기 재정 회복을 위한 사유화는 장기적으로 공공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았고,
89년 사회주의의 몰락 이후 좌파는 무기력, 무능력했다 
-시장 만능이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는 점은 많은 이가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주트의 경우 전후 선진국의 역사에서, 폴라니는 19세기 말 영국에서, 장하준은 선진국의 보호무역 사례에서,
-다만 문제는 이것이 쉽게 망각된다는 것

 
주트는 사회적 연대감과 신뢰가 살아있던-물론 무성의한 공동주택 계획 등도 지적하지만- 사민주의, 복지국가 모델의 유산을 되살릴 것을 주문한다 
빈부격차의 축소와 이에 따른 사회적 안정성의 확보, 어떤 공동의 목표를 되살리는 것까지 
이 과정에서 시장에 대항해 역할해야 하는 것은 국가다 

지은이는 복지국가 모델을 위태롭게 했던 재정위기의 해결방법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장 만능의 이데올로기가 집어삼킨 다른 사회에 대한 가능성을, 실제로 존재했고 작동했던 사례를 되살림으로써, 보여주는 것이다
하여 이 책은 사회과학서 라기 보다는 선언문 이기도 하다
매우 강력한 외침과 절실함을 담고 있는


글을 매우 잘 쓴다는 것과 미덕 중 하나 
간결하면서도 명쾌하다 
역사학자답게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이어지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지은이는 책을 내놓은 2010년 여름 사망했다고 한다
유언장이 된 책의 무게는 그것이 묻고 있는 질문-어떤 국가? 어떤 삶을 바라는가-만큼이나 무겁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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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힘 : 지리학, 운명, 세계화의 울퉁불퉁한 풍경
하름 데 블레이, 황근하 옮김, 천지인, 2009
The Power of Place : Geography, Destiny, and Golbalization's Rough Landscape

세계화를 반기는 이들은 이를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생활이 나아지고 있다-국경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이주를 통해-고 주장한다 
거기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책
제목 그대로 세계화의 진전은 수렴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지리적 위치가 여전히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는 거다
-아프리카와 유럽의 극명한 대조를 생각해 보라 

언어, 종교, 보건, 위험, 국경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 정도-연결이 잘 되어있을 수록 기회가 더 많아진다, 도시화 등 각 부분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다룬다 


공간의 힘 자체가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때도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세계화가 불평등한 세계에 미치는 풍경을 묘사하는데 그치고 있기도 하다 
-공간의 영향력에 대한 걸출한 설명은 총, 균, 쇠
-전반적으로 개발학 관련한 책은 descriptive 한 설명이 많은듯 하다 

장벽을 낮추자고 제안하지만, 어떻게 현재 진행되는 세계화의 동인-이익 추구-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한 대안도 불투명한 것은 아쉬움
세계화가 만들어내는 풍경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꾀한다면 유용할듯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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