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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28 굉장한 중국 현대사 1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위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위화, 김태성 옮김, 문학동네, 2012


허삼관 매혈기, 인생 등으로 유명한 중국의 현대작가 위화의 에세이
열 개의 단어를 중심으로 자유롭게 자신의 어린시절과 현재를 대비시키는 와중 현대사가 드러나는 형식
문혁 시기와 현재의 대비가 강렬하다


열 개의 단어는
인민, 영수, 독서, 글쓰기, 루쉰, 차이, 혁명, 풀뿌리, 산채, 홀유
마지막 두 단어는 각각 무단 복제판, 사기를 뜻하는 최근에 급성장한 단어라고 한다 
풀뿌리-아마 grassroot를 해석한 것이겠으나-는 운동적 성격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고야 마는 끈질긴 경제적 근성 쪽에서의 해석

마지막 세 가지는 현재의 중국을 보다 잘 보여주는 단어겠고, 
앞의 여러 가지는 문혁 시기와 현재, 단어가 뜻하는 의미가 무지막지하게 변한 것들이다 
-예컨대 예전의 영수는 마오 뿐이었으나, 현재는 단추, 실 등에도 영수가 있다 
-과거의 독서는 책을 구하기조차 힘들었으나, 현재의 독서는 너무 많은 매체 속에서의 취사선택이 되었다 


문혁과 현재-정치로의 극단과 경제로의 극단- 속에서 중국인들의 생활, 의식 등을 따라잡는 책읽기가 된듯하다 
아찔하게 빠른 속도 만큼이나 흥미롭다 


소설을 읽어본 적은 없으나
이 글만으로도 위화는 사회의식도 있고,  단단하고, 정갈한 글을 쓰는 사람인 것을 알겠다
가끔은 비극 속의 희극이나 희극 속의 비극 같은 내용도 있다 


열 개의 단어라는 컨셉은 새로운 것은 아니나
위화의 열 개의 단어에는 중국의 50년이 평범한-위화가 평범한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겪는 눈높이에서 보여준다 

우리 50년에서 열 개의 단어를 선택한다면 어떤 게 될까
중국과 같은 극단은 없겠으나 우리 역시 적지 않은 변화를 겪은 건 마찬가지-정치적 면에서의 변화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니 
90년대 학번, 30대가 생각하는 단어에는 인문학, 정도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자신의 눈을 넓히는 철학에서 경영을 위한 도구가 된 듯한 느낌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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