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해당되는 글 31건

  1. 2015.05.18 실용주의자 백낙청?
  2. 2015.05.13 농민 생존과 도덕경제
  3. 2015.04.04 평양에서 사업하는 어려움

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

큰 적공을 위한 전문가 7인 인터뷰

정대영 이범 김연철 김영호 안병옥 조은 박성민 백낙청, 창비, 2015


백낙청이 <2013년 체제 만들기> 이후 칩거하다가 만든 책

서문에서 현재의 과제를 제시한 후 정치 경제 여성 교육 노동 환경 남북관계 전문가 7인을 인터뷰해 묶었다



큰 관심을 둔 적은 없으나 2012년 대선 때 <2013년 체제 만들기>라는 화두로 여러 활동을 펼쳤단다 

계속 주장하는 분단체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대충 <87년 체제> 극복을 위해 남북관계와 민생경제, 민주주의-그러고 보니 DJ의 진단-이 동시 선순환 할 수 있는 경로를 그린듯하다 

이 구상은 좌초하고 세월호까지 겹쳐 무언가 다시 해야되겠다고 마음 먹은듯 하다


여튼 스스로의 구상을 현실과 접목시키기 위해? 또는 가다듬기 위해 전문가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눴다는 점이 인상적



경제의 정대영은 현재의 문제를 <일자리 없는 성장>으로 정리하는 듯하고 추가적으로 자유주의적 개혁-특히 금융 관련해서 금감원 해체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자본수익률이 4-5%로 안정화되어 있는데 성장률이 이보다 높지 않으면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피케티 주장은 흥미롭다 

-나중에 읽어볼 예정


정치의 박성민은 정치의 약화, 특히 관료통제의 실패를 문제로 제기하고-이는 기업의 힘 강화와 연동되어 있는듯

중대선거구 제도를 통한 4당체제 정도의 경쟁을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

-선거제도에 대해서는 다른 이견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음 

개혁세력은 스스로 기반을 깍아먹은 데 더해 안보문제에 대해 너무 조심스럽고, 여전히 민주 대 반민주에 갖혀서 그런 거라고

그러나 웬만하면 개혁세력을 찍어주려고 한다는 지적은 유의미, 50대 표심을 어떤게 잠느냐가 핵심이라는 측면도

-이 지점에는 전적으로 동의, 게다가 승부수를 던지지 않으며 적을 명확히 하는 데도 실패


남북관계의 김연철은 노무현 말기 구상되었던 수준을 넘지 못 하는 듯

-물론 지금 그마저도 다시 복원하는 것은 무척 힘겨운 일일 테지만

-북중미 모두 변화한 지점이 있는데 static 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백낙청은 <변혁적 중도주의>를 갖고 이들은 만난다

거칠게 이해하자면 분단체제 극복을 위해 변혁이 필요하고, 현실정치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도가 되어야 한다는 정도로 읽힌다 

그래서 실용주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할 수 있는 개혁을, 큰 그림을 잊지 말고 실행하자는 


분명 그 방향은 현실적이지만, 자칫 중도에 매몰될 수 있다는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게다가 권력은 다른 모든 것을 삼키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또한 통합진보당 흐름, 노동당 흐름을 너무 쉽게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나마 나은 진영을 갖춘 구 민주당을 견인할 수 있다면, 또는 견인해야 한다면, 나머지 진영에 대해서도 똑같은 논리가 적용되어야 된다고 본다 

-왜 이들은 안 되고 저들은 되는가, 판단은 선험적이다 물론 바뀌어야 될 점이 수두룩 한 것은 동의



관심사인 정치 경제 남북관계 외에는 쉬엄쉬움 훑어보기로  

그러나 어쩌면 위의 세 관심사가 아닌 교육, 노동이 향후 핵심적인 화두일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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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ral Economy of the Peasants

Rebellion and subsistence in Southeast Asia

James C. Scott, Yale Univ. Press, 1976


농민의 도덕경제

서남아를 대상으로 한 스콧의 초기작-정치학자이지만, 인류학과에서도 프로그램을 진행한단다



연구의 대상은 농촌 반란, 저항이며 왜 서남아 특정국가-베트남, 인도네시아, 작물재배여건이 좋은 곳 그렇지 않은 곳 등 다양한 지역을 대상-에서 벌어지거나 벌어지지 않는지 주목한다

스코트는 자신의 목적이 인과관계 규명은 아니라고 밝힌다


주요 개념 중 생존윤리는 농민에게 특수한 것으로 

기후조건 등 자신이 관여할 수 없는 조건 때문에 매년 생존이 불안정하고, 그러나 가족을 위해-이들은 노동력 제공자이기도 하다- 일정한 생계수준은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그 때문에 수익보다는 안정성에 더욱 계산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의미

다른 용어로는 risk-averse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정치 등 수용에서 농민의 보수성과 연관되는 듯하다

-생존윤리 자체는 EP 톰슨이 고안한 것으로 19세기 프랑스, 영국 등에도 적용된다고 한다


다른 주요개념은 마을/커뮤니티 내 사회정의에 대한 인식을 뜻하는 도덕적 요소로 생존윤리의 일부분이다

-스코트의 다른 책인 약자의 무기에 더 잘 드러난다

가진 자의 마을 사람을 위한 기부, 자선 등을 자신의 당연한 권리이자 가진 자의 의무로 인식하는 부분이자 <의무와 상호성>에 대한 개념 

가진 자의 도덕은 커뮤니티 내 risk를 흡수하는 역할-돈이나 곡식을 꾼다던가, 미리 앞당겨 받는다던가, 흉작시 소작료를 줄이거나 면제해 준다던가-로 표현된다 

-다른 책에는 마을 내 의례, 문화 측면에서 보다 더 잘 드러난다 



반란과 저항은 단순한 경제적 빈곤에서 촉발되는 게 아니며, 이러한 도덕마저 위반되어(또는 자본주의화 과정에서 소실되어) 더 이상 생존을 담보할 수 없을 때 생긴다고 

서남아가 자본주의 체제에 편입되어 부재지주 등장으로 소작인-지주의 마을 내 관계가 해체되고, 고정된 세금이나 소작료 징수로 생존이 위협받은 것은 동일하나 

마을 내 공동체적 전통이 강한 지역은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반란, 저항이 적었다는 게 주요 근거


요컨대 농촌 분석은 단순한 경제관계 뿐 아니라, 문화와 관습 등도 중요한 변수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장마당 등 비공식경제 확산 등에 도덕경제 틀을 적용시킨 연구들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의 도덕경제는 농촌에 국한된 게 아니고, 공동체적 전통과 이에 따른 <상호성> 도덕을 전제로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듯하다

스코트 뿐만 아니라 모스의 선물경제, 사회주의에 적용된 이론 등을 검토하면서 적용하는 것이긴 하지만,

경제행위자의 계산과 risk 측면에서의 기본적인 전제 위에서 어떤 행위를 기대하고, 이를 규범으로 삼느냐가 분석되어야 한다는 느낌


수령의 현지지도와 선물 제공 대 이에 대한 충성으로 북한을 분석하려면 

사회주의의 기본적인 경제계산이 이루어져야 될듯



++

도덕경제의 의미가 톰슨에서도, 스콧에서도, 그 이후의 연구에서도 계속 변화를 거치는 듯도 하다

농민의 도덕경제가 준거점이 될 수는 없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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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apitalist in North Korea

My Seven Years in the Hermit Kingdom

Felix Abt, Tuttle, 2014


스위스 ABB부터 시작해 평수제약회사까지 02-09년 7년 간 평양에서 일한 스위스인의 에세이

나온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빌린 책

빨리 돌려줘야 해서 빨리 읽는다고 힘들었음



중국인과 유엔을 비롯한 원조기관, 대사관을 제외하면 평양에 상주하면서 사업을 구상하고 실현해 낸 사람으로는 매우 드문 케이스

특히 북한에서 개혁이 시도되고, 좌절되었다가 다시 시도되는 시기에 전력이 불안정하고, 국내시장이 협소한 북한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도전적인 일

-어찌 보면 ABB 통해서 북한과 인연을 맺고, 이를 계속 진행하려고 한 관성 때문일 수도


북한 사람들의 실용주의적 사고를 지적하거나, 남한이 아닌 개발도상국과 북한을 비교하는 시각, 탈북자 증언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점에 대한 경고 등은 충분히 동의할 만함

특히 개도국의 눈높이 부분은 오히려 외국인, 특히 개도국 경험을 한 외국인이 보다 정확한듯

비교적 성실한 관찰자의 입장을 택하고 있는데, 북한 관련 역사, 정치외교적 진행 등을 충실히 공부하려고 노력한 듯하고, 

-여전히 잘못된 정보를 인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당국을 설득해 일을 성사시킨다는 실용적 입장을 취하며

-예컨대 김일성화, 김정일화 관련해 자기 상품 선전을 연결시킨다던지 북한 당국이 평양 내 외국인들의 잡담을 불편하게 생각하자 말을 아낀다던지-때문에 내부에서 <불량 사업가>로도 찍혔다고

평양에서 살고 있으면서 경험하고, 직접 들은 내용과 공식적인 북한당국의 발언, 해외언론의 시각 모두를 담아내려고 했기 때문인듯

특히 평양 거주라는 입장이 설득력을 높이는 듯-이는 남한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측면



여튼 여러 면에서 예전에 했던 일을 상기시키는 입장을 취한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북한의 개혁개방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도, 박봉주 김일영 교체가 개혁의 조정이라고 보는 점도, 북한이 이를 모르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도 


몇 가지 실용적인 정보는 

publicity를 위해 북한에 접근하는 외부 기업인이 북한 당국을 속이는데 성공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KCNA에 보도된 것도 조심스럽게 읽어야 하며

대북지원단체의 정보도 <원조 비즈니스> 맥락에서 조심스럽게 봐야 하며

북한 기업가는 여전히 계약을 잘 지켜야 된다는 의식이 부족하고, 아직도 수익성보다는 최신기술에 열광하는 비실용주의적 성향이 있다는 점 정도


이러한 성향 혹은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이 남북관계나 북한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생각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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