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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13 말과 언어, 번역
  2. 2013.10.23 번역의 힘

최후의 사전 편찬자들

정철, 사계절, 2017 


다음사전을 만들고 있는? 만들었던? 정철의 인터뷰집 

사전을 만들고 출판하고 판매했던 이들을 성실하게 담았다 

원래는 저자가 광고 만드는 정철인 줄 알았다



겨레말큰사전 조재수 위원장, 브리태니커 장경식 대표, 고대 사전편찬부 도원영 박사, 금성 사전팀장 안상순, 민중서림 편집부장 김정남, 헤이칸슈 류사와 다케시 등

백과사전, 어학사전을 만들었던 이들의 경험과 기록, 그들이 사전을 만들면서 했던 고민, 

웹사전으로 넘어오면서 필자가 했던 고민이 함께 어우러진다 


표제어를 선정하고, 책의 구성을 잡고, 내용을 채우고 

어떻게 말과 언어의 변화를 담을지 개정을 고민하는 과정을 수십 년 동안 해 온 전문가들의 얘기라 

경험과 내공에서 나오는, 

게다가 그저 학문으로서 보는 게 아닌, 생산자로서 경험한 목소리라 힘이 있다 


말과 단어, 문법 역시 시대의 산물이라 이러저러한 변화 속에 저물고 새로 태어나기도 하는데 어학사전은 이걸 어떻게 담아낼지 
원어민이 이해하는 영영사전과 한국인이 이해하는 영영사전의 해설을 어떻게 달라야 할지 
wiki가 없던 시절의 백과사전은 세계를 보는 창이자 교양 역할을 했기에 인문학적이고 역사적인 접근이었는데 최근의 웹사전은 어떠한지, 대중의 눈높이를 어느 정도로 삼아야 할지 등등

고민을 계속하고, 일정 시기에는 결단을 내리고-출판을 해야 하므로!
계속해서 갱신 또는 개정하는 작업을 해 왔는데, 지금 시기에는 그러한 권위를 가진 사전은 불필요하다고
-대신 표제어의 수, 항목의 수에 대한 숫자 경쟁이 되었다고
-네이버 백과를 생각해 보라 이건 두산백과를 베이스로 한단다

일본어 번역을 통해 유입된 영어 번역에 대한 소회와 평가,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영어화가 가속화되는 현 시대에 대한 고민도
-최근 영화 포스터 제목을 아무런 고민도 없이 소리나는 대로 적어버리는 것은 마음에 안듦


그렇기에 정철이 인터뷰한 이들은 <최후의 사전 편찬자>라는 타이틀이 적절하다 

고민이 중단되고, 경험 속에서 판단되지 못 하게 된 것은 아쉽다 

정철 역시도 사전 편찬과 관련한 여러 논점에서 웹을 이해하고 만지는 사람으로서 자기 주장이 있는 상태에서 상대를 평가하고 해석한다 

그렇기에 성실한 인터뷰어라고 부르는 게 적절할듯



말과 글에 대한 인터뷰이들의 말 중에 기록해 둘만한 게 많았는데 전자책 대출 만기일이 되어서 사라져 버렸다 

다음부터는 미리 기록해 둘 것

<샘이 깊은 물>을 만들었던 브리태니커 한사장의 일대기를 흥미롭게 읽었는데 여기도 나와서 반가운 기분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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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힘

한줄 댓글/thing 2013. 10. 23. 15:41
번역과 일본의 근대 
마루야마 마사오, 가토 슈이치, 임성모 옮김, 이산, 2000


일본의 두 석학이라는 마루야마 마사오, 가토 슈이치가 메이지 시기의 번역문화(?)를 주제로 대담을 나눈 책 
메이지 시기 번역이 어떻게 시행되었고,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미쳤는지 다룬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학술어의 많은 부분이 일본 산이라는 걸 생각하면 우리에게 주는 함의도 적지 않은듯 하다 
-요즘엔 그냥 영어 쓰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특히 정치학에서는 

일본이 사회과학이나 법학 등은 물론 공학, 자연과학 책까지 폭넓게 번역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그것도 메이지 정부의 지원 하에 
그리고 두 대담자가 일본의 문화를 (메이지 유신 전에도) 번역과 해석의 문화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도, 예컨대 오규 소라이가 논어를 읽으면서 주장한, 중국어/일본어의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해석도 달라진다는 부분 등 
집단과 개인(단복수)을 구분하지 않았던 일본에서 인민이 받아들여지는 방식-civilian을 문민, 시민으로 번역하고 rights를 민권으로 번역하는 등 최대한 자기 사회 내에서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려 내려 노력한 부분도 

물론 국제법을 번역하면서 주권-국체가 되면서 일본의 제국주의의 바탕이 된 문제도 있으나 
학자들의 탐구정신만은 의심할 바 없이 높이 살 수 있다 
-지금 우리 현실과 비교하면 더욱 더
-정확한 번역어를 찾는 것은 다른 문화를 소화하고 접목하는 일이라고 할 때 영어 제국주의화가 심해진 현실은 소화 대신 그냥 일반통행인 듯하다  


후키자와 유키치의 독일학, 나카에 초민의 프랑스학, 가토 히로유키의 영국학이 경쟁적으로 진행되다가, 독일학이 헤게모니를 잡으며 제국주의가 번성할 수 있었다는 옮긴이의 지적도 새겨들을만
학문 부분에서의 이데올로기적 효과?
근대화와 번역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후발주자로서 두 가지가 상호작용한 걸까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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