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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10 중국, 대안적 발전모델?
  2. 2013.01.28 빈곤의 이유

Adam Smith in Beijing

Lineages of the Twenty First Century

Giovanni Arrighi, Verso, 2009

조반니 아리기, 베이징의 애덤 스미스, 강진아 옮김, 길, 2009


수업시간에 읽을 예정이었으나 패스된 책

상당히 두껍고, 주요 주제들-중미관계, 지속가능경제, 자본주의와 산업화, 성장과 환경 등-을 다루고 있어 묵직하다 



<베이징의 아담 스미스>라는 제목만 보고는 중국의 개혁개방과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다룬 듯하나 전혀 그렇지 않다

이 표현은 트론티의 <디트로이트의 맑스>와 대칭되는 제목으로 아담 스미스의 경제모델이 자본주의와 다른 <시장경제적 발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아담 스미스의 이론은 기존 자본주의 국가가 아니라 오히려 중국에 적합하다고

요컨대 유럽의 자본주의 모델은 스미스가 구상한 <시장경제적 발전>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전제 


스미스는 <국부론>을 통해 경제이론을 서술한 것에서 보이듯, 이는 시장 존재의 조건을 창출, 재생산하는 강한 국가를 전제한다 

-80-90년대의 최소국가와는 차이

노동분업 강화, 경쟁 강화에 따라 이윤 저하 경향이 나타나며, 자본가는 최대한 이윤을 추구하려 한다 high level equibrilium trap

스미스적 발전모델은 특정한 국가 내 인적, 물적 자원이며 이는 법제에 의해 제약받는다 

하기에 국가는 인적, 물적 자원의 잠재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법제를 만들어야 한다-국가와 개인에 대한 위협의 보호, 정의 실현과 인프라 제공, 노동분업에 따른 부정적 결과 완화를 위한 교육 중시

-시장경제적 발전 


반면 맑스는 CMC'에 따라 자본 축적 최대화를 위해 시장에 참여하는 자본가를 상정하고 

국가는 부르주아의 하위 위원회에 불과할 뿐이라고 본다 

-자본주의적 발전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은 경제적인 것보다는 권력관계-국가의 위치가 중요할듯


맑스와 스미스는 유사한 가운데도 차이를 보이는데, 맑스는 자본 집중과 기술적 노동분업 증대를 예측하고 스미스는 사회적 노동분업 증대를 의미한다 

스미스에게 <자연적>인 발전은 EA의 시장 기반 발전에 유사하고, 유럽 국가가 실제 경험한 경로는 <부자연적> 자본주의적 발전으로 맑스의 예측처럼 국가와 자본주의가 동일시되는 결과를 낳는다 



여기서 항시적으로 발생하는 과잉축적은 외부로 눈을 돌려 위기를 해소하고자 하는데 금융화는 항상 그 해결책 중 하나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현재의 미국에 이르기까지 

<자본의 과잉축적>과 자본가 간 경쟁 심화에 따라 원래는 새로운 공간-하비에 따르면 spatial fix-를 찾아가야 하는데

-세계경제의 중심이었던 베니스, 네덜란드, 영국, 미국 순으로 보면 더욱 큰 공간을 찾아가려 함 

이 과정에서 

경제력 뿐 아니라 군사력-영국 식민지, 미국 세계경찰- 문화력?? 지배가 아닌 헤게모니-정당성을 인정받는 그람시적 의미도 모두 작용한다고 

미국은 전후 강대국으로 떠올랐지만 베트남전과 이라크전 이후 <헤게모니 없는 지배>는 종식되었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80-90년대부터 금융화를 통해 자국 내 과잉축적 자본을 이전코자 한다 

-그러나 내재한 문제는 미국의 헤게모니 종식, 기업과 노동자-민주당의 경제에 대한 이견 상이 


중국의 경우는 화교자본과의 공존을 통한 국내 발전이 개혁개방 이후 세계의 과잉자본을 흡수하면서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는 중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가는 국내시장 확대를 우선하고, 해외투자를 규제하고 기술이전을 촉진하고, 무엇보다 과거 사회주의의 유산인 교육과 노동보호 등은 유지했다고 

이는 19세기 스미스가 진단한 내용을 일치시키는 중 

-현재 진행되는 신농촌 건설, 조화사회론도 이 맥락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 향후 현재 사회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대안의 현실성을 평가하는 기준

이로써 미국 중심이 아닌 EA 중심-그 핵심은 중국인 경제중심과 질서가 떠올랐다고



중국이 제3세계와 맺는 <서구와 다른> 관계에 주목하지만, 그 현실을 따지지는 않는다는 점이 조금 걸리는 대목

예컨대 베이징 컨센서스는 레토릭에 불과할 수도

대안모델로 자리잡으려면 중국과 같은 거대 내수시장을 가진 국가가 아닌 국가도 실행 가능해야 되는데 이 점은 의문

또한 전체 모델에서 중국의 과잉축적 자본이 갈 곳을 잃는다면? 

아리기는 중국의 국내발전 모델이 시장경제적인 점을 강조하지만 세계경제 수준에서 자본주의 모델이 만연하기에 <자본 과잉축적>이라는 기본적인 문제는 항상 상존




정치경제와 관련해 브레너, 월러스틴, 하비를, 중미관계와 관련해서는 머쉬마이어, 키신저를 검토하며 중국모델 관련해서는 수기하라의 근면혁명 이론 등 워낙 많은 이론과 논쟁 지점을 다루고 있어 찬찬히 공부할 내용을 제시


특히 자본주의적 발전과 시장경제적 발전을 구분하는 것은 중요한 포착인듯

자본 과잉축적이 전체 세계지형을 바꿔낸 데 주목한다는 점에서는 월러스틴과 유사하게-책에서는 다중심과 단일중심이 아리기와 월러스틴의 차이라고- 맑시즘의 맥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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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이유

study/development 2013. 1. 28. 23:53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 최완규 옮김, 시공사, 2012 
Daron Acemoglu and James A. Robinson, Why Nations Fail: The Origin of Power and Prosperity, Crowns Business, 2011

개발경제학자와 정치학자가 함께 쓴 책
이론의 간결성 parsimony, 이론 구축의 모델을 보여주는 듯하다


지은이들이 <제도 이론>이라고 칭하는 이 발전 이론은 정치제도, 경제제도의 포용성 inclusiveness 여부를 발전의 가늠자로 삼는다 
정치제도의 포용성은 다원적 민주주의, 중앙집중화
-이 부분에서는 효율적인 관료제가 필요하다는 embedded economy의 지적이 생각나다 
경제제도의 포용성은 사유재산제와 여기서 비롯한 인센티브 구조, 혁신을 가능케 하는 것 등 
-이 부분에서는 정확히 슘페터의 지적을 따른다 
이와 대비되는 개념은 착취성 extractiveness 예컨대 독재자가 자신의 부를 증진하기 위해, 혹은 부패한 공공 당국을 떠올리면 쉬울 듯

이러한 제도는 역사와 critical juncture에서 비롯된다 
서유럽의 번영은 로마가 남겨놓은 유산-공화정적인-과 영국 명예혁명, 프랑스 혁명에서 비롯된 전제왕권을 무너뜨린 다원적 이해관계의 반영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동남아의 독재와 불안정한 내부 정치상황 등은 식민의 유산인 탓이 크다 

이 부분에서는 남미와 북미를 비교하는 부분이 흥미롭다 
남미의 잉카 제국 등은 부유한 자원을 갖고 부족이 존재해 식민지배 당시 착취적 제도가 만들어졌으나 북미는 너무나 인구가 적어 이와 같은 제도가 기능하지 않아 정착민에게 경제적, 정치적 자유를 부여하는 정책을 택했다는 것 
당시의 식민정책의 유산은 북미와 남미에 그대로 남아 북미의 번영을 가능케 했다 
우연적인 상황이 현재의 제도를 만들어 왔다는 지적


지은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혁신을 가능케 하는, 공고한 사유재산권에 근거한 경제제도 없이는 성장이 있을 수도 있으나 제한된다는 것 
우리나라나 중국을 생각하면, 독재 시기 성장을 했으나, 이 정치제도가 계속됐다면 성장은 더 이상 불가능했을 거라는 거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성장이 시작된 것은 설명가능하나, 박정희 시기의 성장을 이 틀로 설명하기는 무리라는 게 내 생각
-우리나라의 성장는 정치제도가 민주화된 87년 이후 가속화된 게 아니라, 박정희 시기 중화학 공업에 진출한 결정과-많이 무리가 따르고, 시민들에게 고통을 전가했으나- 전두환 시기 국제경제의 운발 덕분이었다고 생각하기에 
-아직 인상비평 수준의 생각이지만 

이 지점에서 보면 전형적인 미국식 사고가 있긴 하다 
사유재산권의 강조, 자본주의에서만 가능한 혁신, 중국식 성장모델에 대한 견제 
-실제로 저개발국이 중국식 성장모델을 택하면 안 된다는 점을 직접 강조하기도 한다 


이론의 간결성은 더할 나위 없이 멋지다 
전체적인 흐름에서 역사와 제도에 착목한 것도 괜찮다 
다만 위 지점에서 다원적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의 자부심이 너무 강하게 드러난달까 하는 생각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한 자부심이 없다면 간결성이 담보되진 않겠지만 


여튼 세계의 빈곤과 번영을 명쾌하게 설명했다는 점에서 읽을 만한 책 
역사와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도 
관련 논의가 블로그를 통해 계속되고 있으니 따라가면서 읽어보면 흥미로울 듯

아, 서로 사이가 안 좋을듯한-방법론 면에서 정치학자와 경제학자가 함께 썼다는 점도 재미있다 
애쓰모글루는 개발경제학, 개발학 분야의 거두기도 하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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