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석'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6.07.31 가진 자의 개인주의

개인주의자 선언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문학동네, 2015


전자도서관 어플이 말썽이라 결국 비행 중 읽지 못 하고 집에 와서야 읽어야 했던 비운의 책

문유석은 현재 인천지방법원 판사고, 페북의 글이 유명하고 신문에 칼럼도 쓴단다

-글쓰기를 취미로 하는 판사라는 점이 플러스 된 듯도



부정적 의미에서 <가진 자>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강북 공립고에서 <전투적으로 빈둥거리다> 바짝 공부해서 서울법대에 입학하고, 법대에서도 <전투적으로 빈둥거리다> 바짝 공부해 사시를 패스한 터라

기본적으로 (공부) 머리가 좋아 그렇지 않은 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서울대생의 특징일 수도

-입학 초 모두 성의껏 어떻게 고딩 때 날라리 짓을 했는지 자랑삼아 앞다투어 얘기하는 것처럼

여튼 자신은 적당히 현실에 맞추는 법을 익히되, 때로 혼자 울컥 하는 사람이라는데, 그 정도도 해 내지 못 하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있기를 알기에

-이 지점에서는 류은숙의 자신과 가까운 5인이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이 매우 적실


그래서 상위 1프로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문의 개인주의자 선언은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는 급진적이되, 사회적으로는 그렇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편견이자 선입견으로 존재했고, 책을 덮어도 바뀌지 않는다

한때 유행했던 <강남좌파>들에게 매력적인 선언일 수 있다는 생각



가장 감정이입이 잘 되는 부분은 프롤로그로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에 <적응>하는 고단함을 다룬 부분과 1부에서 자신에 대한 서술 부분

2부 타인, 3부 세상에 대한 생각은 앞부분에서 썼던 것과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듯하고

-자신의 행복과 쾌락을 쫓는 개인주의자가 왜 타인과 사회에 피해를 끼치면 안 되는가?

-개인주의자로서의 사색 보다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왜 타인과 사회와 연대해야 하고, 공감해야 하는가를 적은 부분이라고 생각

칼럼의 짧은 글을 그대로 실은 듯해서



한국사회가 개인주의를 거치지 않고 민주주의와 발전을 일궈내 불편하기 짝이 없는 획일적인 집단주의 문화라는 데는 동의

좌우의 편가르기나 종북논쟁도 그 산물임도 동의

-개인적으로는 정치적으로 활용되온 분단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을 조직과 동일시하지 않고, 적당히 조직에서 엇나가지 않으면서 직업이 아닌 취미와 취향도 기르고 그렇게 살고 싶다는 것도 동의

그러나 그에게 허락된 시기가 나나 현재 청년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을 거라는 것 역시 진실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직장, 최소한 생계의 보장



문유석이 꿈꾸는 세상은 <합리적 개인주의자>가 <다름>을 인정하고, 합의와 조정을 통해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일 듯하다

물론 이 정도만 되도 -잘은 모르겠지만, 편견과 차별이 노출되지 않는 프랑스나 독일 정도만 되도- 지금의 우리사회보다는 훨 나아질 것이고 나 역시 그런 사회를 꿈꾸지만

상식적인 개인주의자가 <다름>을 인정하는 연대와 관용을 보인다 하더라도, 개인주의자는 사회와 구조를 바꾸지 못 한다

그래서 집단주의자를 위한 변명이 더 필요해 보이기도

쿨한 개인주의자에게는 불편한 광경일 수도, 혹은 서로 연대할 수 있는 광경일수도



어쨌건 문유석이 서술해 놓은 데에 따르면

나 역시 개인주의자다

아직도 <싫은 건 어느 정도 안 할 수 있는 여유>조차 갖지 못한 개인주의자이자, 집단주의와 심성적으로 결별하지 못한 불완전한 개인주의자

과연 그같은 여유가 내게 허락될 지도 불투명한



이놈의 한국사회

...

눈 치와 체면과 모양새와 뒷담화와 공격적 열등감과 멸사봉공과 윗분 모시기와 위계질서와 관행과 관료주의와 패거리 정서와 조폭식 의리와 장유유서와 일사분람함과 지역주의와 상명하복과 강요된 겸손 제스처와 모난 돌 정 맞기와 다구리와 폭탄주와 용비어천가와 촌스러움과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기타 등등


Posted by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