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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가 신영복

study/others 2010. 7. 29. 10:23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돌베개, 2004

유가와 도가, 묵가와 법가 등 동양철학을 고전을 현대사회의 문제의식으로 다시 읽어낸 책
넘 유명한, 유행 같은 책이라 괜히 저어하는 마음이 없지는 않았으나, 정말 두고두고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은 책이다 
특히 서양철학의 중심부(?)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려는 나로서는 


존재론이 아닌 관계론으로서의 동양철학을 규정하면서 당대의 문제의식과 현대의 문제의식을 톺아가면서 의미를 찾는다

주장은 명쾌하다 
서양철학-자본주의이건 사회주의이건 둘다-에 근거한 '근대화된' 현대사회를 비판하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담론으로써 동양의 관계론으로 극복하자는 것이다 
-서양철학은 '강철의 논리'로 동양철학은 화동의 논리로 대별된다 
-근데 <월급 때문에 만들었다>는 우리 젊은이들의 해석과 달리 러시아의 젊은이들이 <그들이 지하철을 만들었기 때문에> 노인들께 당연히 자리를 양보한다는 얘기를 보면 사회주의의 인간관은 같은 서양철학의 테두리라도 사회주의의 관계에 대한 인식은 좀 다른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도

작게는 나와 다른 사람의 관계가 불가분의 것이 아님부터 크게는 나와 사회, 국가(?)와의 관계를 성찰하고, 나의 인식과 실천을 통해 사회를 재구성하자는 얘기를 암시하는 듯하다
또한 나의 경험과 인식이 제한되어 있음을 인식하자는 얘기도 같이 한다 


문제의식과 주장이 명확한 만큼, 때로는 고전의 독법이 과도하다고 여겨지는 부분도 없지는 않으나 
-학과 대비되는 사思를 실천으로 해석하는 것에서 갸우뚱
고전을 읽는 것이 이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관을 세우기 위함이라면 이해된다 
그래서 신영복은, 조용하지만, 가장 어려운 혁명을 할 것을 얘기하는 듯하다 
자본주의와 그로 인한 상품사회의 잔인함을 지적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원리를 끝까지 파고들어 가고, 다른 세계관으로 대체하려는 느낌이랄까
상품문화에 둘러싸야 있는 지금, 여기의 우리에게 '사상 혁명'을 하라고 말을 건네는 기분이다 

쓰여질 당대의 사회상을 염두에 두고 고전의 의미를 찾는 터라, 고전이 내세우는 주장의 현실적 의미와 변혁적 의미를 더 잘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심지어 동양 지체의 주범으로 꼽히는 주자학 마저도, 불교의 (사회와 유리된) 해탈적 생각에 대항해 사회 속으로 인간을 끌어들이는 시도로 볼 정도니
-어차피 모든 의식과 실천은 사회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으므로 어떤 책이든 이러한 서술은 선호하는 편


책 한 권으로 문외환이 말하기는 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춘추전국 시대의 각종 사상 중에 노자와 순자가 마음에 든다 
-민초의 비판 담론과 잇닿아 있는 노자와 지식인에 대한 비판, 인간의 능동적 참여를 강조한 순자
-아마, 좌파들은 묵자를 선호할 수도-반전평화와 최초의 저항 담론이므로

시서화와 가깝게 지내며 감성을 풍부히 하라는 조언은 좋은 것 같기는 하나, 실천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음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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