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조 겐야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산마처럼 비웃는 것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미쓰다 신조, 비채

도조 겐야라는 민속학 탐정이 보여주는 비슷한 느낌의 괴담, 설화, 원한과 관련된 연쇄 살인사건들
미쓰다 신조의 다른 소설(화가, 흉가)에서는 작가가 소설 내에 개입하는 게 많으나 

미쓰다 신조는 호러 분야와 밀실살인 추리 분야에 걸쳐 있다고 한다
화가, 흉가 같은 집 시리즈는 집이 지어진 장소에 어린 원혼이나, 자살한 사람이나, 복수를 꿈꾸는 사람이 나오면서 으스스한 괴담적 성격이 크다
- 화가의 경우에는 겐야 시리즈 처럼 집에 대한 괴담이 사실은 잘 구성된 살인계획이지만

겐야 시리즈의 배경은 두 집이 서로 대립해 온 오랜 역사-아마도 전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하에 가문 간의 알력, 오래된 의례를 배경으로 한다
옛날 괴담이 그렇듯이 산마-산의 마귀, 산녀-산의 미친 여자, 우리의 굿 비슷한 귀신 들리기 의례-염매, 잘린 머리, 호수에 사는 신에 대한 의례-미즈치가 거행되는 가운데 자연이 만들어낸 밀실 살인을 해결해 나간다
현재의 사건과 10여 년 전의 사건이 같은 의도, 또는 같은 트릭 하에 벌어진다는 것도 공통점

다만 배경은 그러하나 
실제 살인자는 욕망을 지닌 개인 또는 가족이고
- 금광 개발-산마, 가문 이어가기-염매, 하위 가문의 상위 가문에 대한 도전-잘린 머리, 상위 무당? 신관?이 마을 내에서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욕망
의례의 장치는 이용될 뿐이라는 게 다르기는 하다 

도조 겐야는 <이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김전일 류와 마찬가지로, 관련자를 모두 모아놓고 사건을 설명하고 범인을 밝히는 매우 통속적인 구성을 띤다
다만 겐야가 완전히 모든 것을 알고 있지 않기에 수 차례의 반전을 겪고서야 범인의 동기, 방법을 밝혀내는 구성이다
- 몇 번 되풀이되다보니 좀 질리는 감도 
- 겐야는 정통 탐정이 아니며, 괴이와 민담을 수집하는 일에 '꽂힌' 괴기환상소설 작가로 설정된다


소설에 드러나는 일본의 신에 대한 관념은 흥미롭다
억울하게 죽은 누군가를 기리거나, 호수나 산에 깃든 누군가 또는 무엇인가를 기리거나 하고
그 대상은 마귀이기도, 호수 속의 무언가이기도, 산이기도 해 다양하다 
지역에 밀착된 오랜 믿음이 권력을 만들어내거나 권력을 지탱하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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