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G'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3.06.10 개발/발전 담론의 역사
  2. 2013.02.22 원조 대신 성장전략을
  3. 2012.06.25 MDGs의 오류
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
질베르 리스트, 신해경 옮김, 봄날의 책, 2013
Gilbert Rist, Le Développement: Histoire d'une croyance occidentale, Presses de Sciences po., 1996

영어로 하면 서구 신념의 역사 The History of Western Faith
스위스개발학대학원, UN대학 등에서 일한 리스트의 책


매끄럽지 못한 번역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발전은 능동적 이미지를 전파하고, 개발이 수동적 이미지를 고착화하는 것은 맞지만 인간개발, 개발계획 등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많이 쓰이는 용어들마저 <발전>으로 모두 바꾸는 것은 무리
-역성장보다는 조효제의 번역처럼 탈성장이 더 적당 degrowth는 후퇴의 의미는 아니기에
개발/발전 어느 것을 사용할지는 계속 논쟁적인 주제라서 조심스러웠으면 더 좋겠지만, 옮김이의 주장만 강요되는 느낌


개발/발전 개념이 근대의 산물이 아님과, 서양 중심적 사고방식의 결과인 <종교>라고 밝힌다
-종교는 성패를 따지기 보다는 깊숙이 내재한 가치판단이기에

개발/발전 개념을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중세를 거치며 신화화된 것으로 밝힌 이래 
트루먼 선언, 반둥회의, 신국제경제질서, 남반구위원회, 유엔개발계획, 새천년목표 등에 이르기까지 주요 개발/발전 관련 사건과 선언문 등을 분석한다 
이와 별도로
로스토우의 발전 단계설, 종속학파, 자립주의, 기본적 욕구 접근방식, 지속가능한 발전, 빈곤 감축, 인간개발-인간적 발전보다는 이것이 정확한듯- 등의 주요 개념에 대해서도 메스를 들이댄다 
-예컨대 지속가능한 발전이 사실상은 <발전>을 옹호하는 측면
-국가(?)의 발전 대신 특정 시급한 계층에 초점을 맞추는 빈곤감축 PRPS 계획의 초점 이동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연관된 발전을 각 부문으로 쪼개 놓은 MDG의 문제랄지 

하나씩 개념과 사건, 특히 도덕주의적 수사가 가득찬 국제기구의 선언문에 내재한 발전 종교에 대한 얼버무림 등을 분석이 대단하다 


여전히 발전인가, 아니면 다른/진짜 발전인가, 아니면 탈발전인가의 근본적 질문을 하는데 
과거와 같은 발전은 이미 불가능하다는 것이 리스트의 주장
-발전 경로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와 별도로 지구의 물리적 에너지 차원에서 
또한 발전은 필연적으로 배제를 낳고,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것도 주장
최근 경향에 대한 지적도 유의미
-예컨대 이제 the North/the South는 존재하지 않음 그리스, 포르투갈의 구제금융을 보라 
-또한 대신 한 국가 내에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가 존재, 그것도 엄청난 격차로 
 

결론에서
발전<종교>에 대한 신화 뿐 아니라 경제<과학>에 대한 신화를 넘어서야 한다는 지적은 최근 판본에서 더해진 것이지만 유의미

다만 탈발전 비판에 대한 반론을 내놓기는 하지만 몇 가지 국소적 실험일 뿐, 세계시민사회와 같은 것을 접할 때 느끼는 비관은 여전히 내게 존재 
이건 근본적 질문을 피하는 습성인지 현실/실용주의적 습성인지 질문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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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원조
담비사 모요, 김진경 옮김, 알마, 2012
Dambisa Moyo, Dead Aid: Why Aid is not Working and How there is a Better Way for Africa, Farrar, Straus and Giroux 2009


아프리카 경제학자-근데 학업과 직업은 모두 영국에서 하니 정확히는 아프리카 출신 경제학자-
머리말에 따르면 잘 나가는 지식인 집안의 딸이란다 
한때 오프라 윈프리 책 리스트에 올라왔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도 얻은 책


원조가 아프리카 나라를 죽이고 있다는 간결하고 강력한 주장에 비해, 논거가 부족한 듯도 하다
현재의 주요 논거는 원조는 수원국의 책임성을 높이지 못한 상태에서 무조건적으로 주어지며
부패한 정부는 여기에 기생해 원조액을 착복한다는 것
정부의 원조 의존은 구조적이라 자생적인 발전을 꾀하지 않고 쉬운 길을 선택한다는 주장 rent seeking 행위
-식민 종식 이후 60년을 보면 원조가 실패했다는 주장이 맞지만, 현재 원조 활동가들이나, 원조로 자활을 개척할 수 있던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꺼림찍한 주장

원조 대신 수원국이 자본을 채권 발행 등으로 조달해 경제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쟁력 있는 무역, 소액대출을 통한 소상공 제조업 성장 등도 솔루션 중 하나
이 맥락에서는 중국의 무비판적 아프리카 지원정책도 자본 유입에 도움이 된다-주류? 개발학에서는 비판이 더 많지만 
-물론 문제도 많다 건설에 중국 노동자만 쓴다던지
-이 문제는 수원국이 규제해야 되는 부분! 어느 정도 가능할 지는 각국마다 다르겠고, 아프리카 뿐 아니라 북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부분


갠적으로 재밌는 부분은 원조의 역사와 그 실패 부분
마샬 플랜의 성공을 제도적 기반과 인프라가 전혀 다른 아프리카에 이식하려 하다가 실패 
빈곤 퇴치를 위해 70년대 대출을 대거 양산했으나 80년대 서구의 성장 둔화로 이자율이 높아져 채무를 진 국가가 헤어나올 수 없는 데로 떨어졌다가
-원조에 갇힌 아프리카, 이 부분은 원조가 아프리카를 죽인다는 논거가 됨
90년대 자유화 바람에 구조조정과 민주주의 증진을 전제로 한 조건부 차관이 늘어났다가
-거버넌스의 문제 대두!
00년대는 락스타부터 시작해 서구의 도덕심에 호소해 원조는 그 효과성과 무관하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추세 등-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원조 대신 각국이 선택해야 하는 것은 발전! 장하준의 주장과도 일맥상통
중요한 것은 자본 조달-저축, 채권 등을 통해서도-과 제도의 강화-책임성 강화 공공재 제공, 민간투자 환경 보장, 사유재산권 보장 등 
여전히, 국가의 역할이 중요-장하준의 국가 경제발전 전략과 동시에
대안의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는 주류 자본주의 경제학의 혁신 전략을 따라간다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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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Gs의 오류

study/development 2012. 6. 25. 18:46
부자 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나라는 왜 여전히 가난한가
에릭 라이너트, 김병화 옮김, 부키, 2012
Erik S. Reinert, How rich Countries Got Rich and Why Poor Countries Stay Poor, Perseus Books Group, 2008

뮈르달 상을 받아 유명해졌다는 책
요즘 신고전주의 경제학을 다루지 않는 책에는 장하준의 추천사가 붙는게 유행인가 보다
여튼
기존과 '다른 전통'의 경제를 다루는 책 내용은 경제이론이 아닌 현실에 주목하기에 흥미롭다
슘페터의 영향도 일부 보인다


라이너트는 저개발국 빈곤 타파를 위해서는 산업화, 그것도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화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유무역이 아닌 일정 기간의 보호무역이 필수적이고 
선진국 역시 과거 이같은 정책을 통해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해 왔다는 거다
아주 드문 주장은 아니지만, 라이너트의 미덕은 15-19세기의 경제학자들의 글을 새로 발굴하고 이에 기반해 이 주장이 오랜 전통을 가졌음을 보여주는 데 있다
-스스로 자랑하듯 라이너트의 경제학 서고는 상당한 듯하다
그렇게 새로 발굴된 학자가 세라, 볼테르, 네케르, 파이퍼, 리스트, 아브라모비츠 등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도시와 농촌의 경제활동 차이에 주목한다
농촌에서는 수확체감이 나타나지만, 도시에서는 규모와 다양성에 따른 수확체증이 나타난다는 거다
도시에서의 산업화에 따른 경제성장은 산업 외 부문의 평균임금도 상승시킨다
이것이 부자 나라를 만든 힘이다
-덤으로 도시의 경제 성장은 민주주의를 배태하는 기반도 됐다
저개발국 개발에 이러한 전략이 사용돼야 하지만, 워싱턴 컨센서스로 대표되는 현대의 경제학자들은 비교우위에 따른 탈산업화, 자유무역을 강제하며 이를 가로막는다는 지적이다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인 MDGs-밀레니엄 개발계획- 비판도 같은 맥락이다 
산업화를 북돋는게 아니라 원조 제공에만 힘씀으로써 수원국을 원조에만 익숙해진 국가로 만든다는 거다
-위와 같은 접근을 라이너트는 스칸디나비아 식 오류라고 한다 좋은 뜻에서 비롯됐지만 결국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거다

저개발국 지원에 대한 라이너트의 비판은 현실적이다
교육이 강조되지만, 숙련 노동자가 일할 일자리-산업 발생이 같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두뇌 유출로 귀결될 뿐이라는 점도
기술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 기술이 다른 부문으로 확산되었을 때는 오히려 임금을 낮춘다는 점도 지적한다-MS의 발전과 온라인 발전에 따른 호텔업계의 경쟁 격화


MDGs와 국제원조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은 책
한국은 DAC 가입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가 주도의 보호주의 산업화 경험을 수출해야 할듯
신자유주의에 맞장뜰 배짱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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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 보니 MDGs 만! 이 강조되는 현상이 문제라고 하는게 정확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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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우연히 발견한 라이너트, 장하준의 공통점은 http://www.othercanon.org/  멤버라는 점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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