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7.03.31 일본의 하드보일드
  2. 2016.01.23 세상을 대하는 신산한 태도
  3. 2015.02.14 아프리카 화산, 노르웨이 눈밭

시체가 켜켜이 쌓이는 밤
크리피(Creepy)

마에카와 유타카, 창해, 2017; 2016 
Yutaka Maekawa, クリ-ピ- Kuripi(creepy), 2011; 死屍累#の夜, 2016

우연히 읽었으나, 일본 범죄소설 중 분위기나 느낌이 마음에 드는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나 미아베 미유키 등 이른바 <사회파> 추리소설이 별로 취향이 아니었기에 

각각 한 남자와 여섯 여자의 집단자살 사건, 한적한 주택가의 화재와 3건 정도의 살인사건을 다룬다
영화화도 되었다고 하고, 추리소설 신인상도 받았다 한 크리피-무려 처음 쓴 소설이란 얘기
보다는 가장 최근에 나온 시체가-를 먼저 읽어서 인상이 더 강렬하다


작중의 화자가 수차례 변화하고, 그에 따라 공간과 시간 역시 수차례 바뀌는데도 앞뒤가 맞물려 있어 무엇보다 인상적
세상 아무데도 관심 없어 보이고 고문과 살인, 시체 훼손 등을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도 자신과 관계 없는 사람에게는 지극히 상식적인 교수 출신 유흥업자에 대한 묘사가
자살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결국 6명이 자살을 선택한 이유가 납득되게 만드는 것처럼

크리피는 <당신의 이웃을 의심하라>는 홍보문구를 달고 있지만 이웃에 대한 공포와 소외된 현대사회에 대한 얘기라기보다는 
불가피하게 이웃에 자리잡은 범죄자의 범죄와 그와 무관하지만 또다른 범죄자와 개인적으로 엮여 있는 범죄심리학 교수인 화자가 더 중심에 자리잡은 듯
 

전반적으로 범죄자에 대한 설명이나 묘사, 범죄자가 하는 말 등이 무미건조하고
범죄자들이 정서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어서 냉소적인 분위기
-형사나 탐정 등 주인공의 태도를 놓고 하드보일드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하지만, 가해자 역시 충분히 하드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사회파 소설이 사회문제를 일반인들의 범죄의 유인이나 배경으로 사용한다면-맞는지?? 왜 그리 뒤틀렸는지에 대한 설명은 배제되어 있어 범죄 자체가 문제적이지는 않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아직 극히 일부분
나중에 챙겨보게 될 수도
필자는 법학부 교수란다-하나하나 설정과 글을 쌓아올리는 능숙함이 이해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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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김봉석의 하드보일드 소설 탐험1

김봉석, 예담, 2012


영화평론가 김봉석이 쓴 독서 에세이

웹진에 연재한 칼럼을 모은 것으로 다양한 하드보일드 소설을 담는다



영화사전에서 말하는 하드보일드의 원뜻은

30년대 미국 문학에 등장한 사실주의 수법 또는 헤밍웨이 식의 비정한 문체

장르라기보다는 스타일로... 자연주의적이고 폭력적인 주제를 냉철하고 무감한 태도로 묘사하는 특징


범죄소설 말고도 가네시로 카즈키의 <레볼루션 No.0>나 이시나 이라의 <아케부쿠로- > 등 어떤 사회적 태도를 보이는 소설들을 포함한다

소설의 주인공 모두가 이 세상에서 타협하지도 물러서지도 않으면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살아남는,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들을 다루기 때문에

일본 소설이 다수를 차지하는데, 거의 읽은 게 없다

춤을 추라고, 타인의 소리나 강요 같은 곳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리듬으로 춤을 추라고 말하는 가네시로 카즈키나 오쿠다 히데오를 제외하고는


결코 낙관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미친' 현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라고 말한다... 세상에 구원 같은 것은 없다

자신의 얼굴을 응시하고, 스스로의 길을 걸어가는 것만이 유일한 구원이다

- 데니스 루헤인, 비를 바라는 기도

하지만 한 걸음씩 가는 것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당장 눈앞에 주어진 것들로부터 해결해 나가는 것

...

세상은 끔찍한 곳이지만, 여전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그들이 있는 한, 세상은 그렇게 쉽게 붕괴하지 않는다

- 로렌스 블록, 무덤으로 향하다

남들이 던져주거나 규정한 것을 뛰어넘어서, 안정된 미래 같은 것은 집어치우고 모든 것을 언제든 리셋하겠다는 마음으로 내달리라고 말한다

이방인이 되고, 낙오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민족과 국가 같은 것, 엘리트니 지배층이니 같은 것에 맘껏 돌을 던져라

- 가네시로 카즈키, 레볼루션 No.0


요시다 슈이치, 악인

마이클 코넬리, 유골의 도시

돈 윈슬로, 개의 힘

톰 롭 스미스, 차일드 44

미야베 미유키, 이름 없는 독

미나토 가나에, 고백

가네시로 카즈키, 레볼루션 No.0

다카노 카즈아키, 제노사이드


데니스 루헤인, 비를 바라는 기도

로렌스 블록, 무덤으로 향하다

하세 세이슈, 불야성

켄 브루언, 런던대로

제프 린제이,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스티븐 헌터, 탄착점

쿄고쿠 나츠히코, 우부메의 여름

누쿠이 도쿠로, 후회와 진실의 빛


사쿠라 카즈키, 아카쿠치바 전설

후루카와 히데오, 벨가, 짖고 있는가

이시다 이라,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마쓰모토 세이초, 짐승의 길

기시 유스케, 악의 교전

사사키 조, 폐허에 바라다

대실 해밋, 붉은 수확


척 호건, 타운

제프리 디버, 본 콜렉터

로버트 크레이스, 워치맨

프레더릭 포사이드, 어벤저

리 차일드, 추적자

기리노 나쓰오, 아웃

마이클 코넬리, 탄환의 심판


이사카 코타로, 골든 슬럼버

가키네 료스케, 와일드 소울

미야베 미유키, 이유

이케이도 준,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가이도 다케루,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히가시노 게이고, 용의자 X의 헌신

나카지마 라모, 가다라의 돼지

렌조 미키히코, 조화의 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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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드

요 네스뵈, 노진선 옮김, 비채, 2012

Jo NesbØ, Pansehjerte, 2009


노르웨이 국민작가라는 네스뵈의 두꺼운 소설

엄청난 베스트셀러라는 <스노우맨> 바로 뒤를 이은 책이다



키가 190이 넘는다는 알콜에다 마약중독자라는 해리 홀레 형사가 등장하고 

-이 때문에 하드보일드 소설에 가깝다는 평가라 예상

크리포스라는 중앙 살인사건전담 조직-약간 미국의 FBI 느낌, 경찰서 강력반 사이 줄타기하는 모습

스키, 스노모빌을 타고 이동하고 눈사태가 발생하는 노르웨이 눈밭과 말 그대로 펄펄 끓는 콩고의 활화산에 대한 대조가 시각적으로 멋지다


그러나 개인적인 취향에 노르웨이보다는 스웨덴이 맞는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결국은 출생과 성장과정에 따른 사이코패스적 성향의 발로-미드 criminal mind의 기본전제

과거에 대한 복수와 돈에 대한 욕심이 주를 이룬다 

<스노우맨>은 계속 대출 중이기도 하지만, 관심이 줄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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