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8.27 까칠한 약용씨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2001, 창비


옛 사람들의 글 공부가 참 하릴 없는 거 같았는데
우리 하는 공부보다 훨씬 공부법이 괜찮은 것 같다는

말하자면
논어나 주어 같은 책을 이따만큼 쌓아놓고 그 안의 글을 자기 주제에 맞게 분류하고, 새롭게 편역한 책을 내놓는 것
글쓰기 자체가 가장 큰 공부가 된다는 점과
글쓰기의 기본은 역시 목차 잡기-특히 논문 준비하는 나로서는- 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함


그런데 정약용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정말로 까칠
아들이 유배한 아버지한테 투덜거릴 수도 있는 거지 그때마다
"모실 사람이 없다고 하지 말고 큰아버지에게 잘해라" 라든가
"내가 나를 음해한 무리들에게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던가
"너네들이 공부를 너무 안 해서 제일 걱정"이라든가 "너네들이 참 얄팍하다던가" 등등의 꾸짖음만 가득

본인이 유배생활에서 제일 힘들겠으나, 아들들을 그리 몰아붙여서야

상대적으로 제자들에게 보낸 글은 매우 다정하고, 각자의 처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격려하고 있음


거의 꼭 사고 싶은 책 아니면 특가만 구매하는 나로서는 별 4개
글도 멋있고,
까칠한 약용씨도 멋있고
우리 고전 또는 고전적인 인물의 삶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됨

맘에 안 드는 것은 여성들에 대한 입장인데, 그거야 당대의 지향에서는 당연한 것일수도
물론 시대를 앞서간 정약용도 그런 당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지만

Posted by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