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6.01.23 세상을 대하는 신산한 태도
  2. 2013.02.01 일본 대 한국소설
  3. 2012.10.01 현실의 적나라함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김봉석의 하드보일드 소설 탐험1

김봉석, 예담, 2012


영화평론가 김봉석이 쓴 독서 에세이

웹진에 연재한 칼럼을 모은 것으로 다양한 하드보일드 소설을 담는다



영화사전에서 말하는 하드보일드의 원뜻은

30년대 미국 문학에 등장한 사실주의 수법 또는 헤밍웨이 식의 비정한 문체

장르라기보다는 스타일로... 자연주의적이고 폭력적인 주제를 냉철하고 무감한 태도로 묘사하는 특징


범죄소설 말고도 가네시로 카즈키의 <레볼루션 No.0>나 이시나 이라의 <아케부쿠로- > 등 어떤 사회적 태도를 보이는 소설들을 포함한다

소설의 주인공 모두가 이 세상에서 타협하지도 물러서지도 않으면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살아남는,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들을 다루기 때문에

일본 소설이 다수를 차지하는데, 거의 읽은 게 없다

춤을 추라고, 타인의 소리나 강요 같은 곳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리듬으로 춤을 추라고 말하는 가네시로 카즈키나 오쿠다 히데오를 제외하고는


결코 낙관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미친' 현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라고 말한다... 세상에 구원 같은 것은 없다

자신의 얼굴을 응시하고, 스스로의 길을 걸어가는 것만이 유일한 구원이다

- 데니스 루헤인, 비를 바라는 기도

하지만 한 걸음씩 가는 것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당장 눈앞에 주어진 것들로부터 해결해 나가는 것

...

세상은 끔찍한 곳이지만, 여전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그들이 있는 한, 세상은 그렇게 쉽게 붕괴하지 않는다

- 로렌스 블록, 무덤으로 향하다

남들이 던져주거나 규정한 것을 뛰어넘어서, 안정된 미래 같은 것은 집어치우고 모든 것을 언제든 리셋하겠다는 마음으로 내달리라고 말한다

이방인이 되고, 낙오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민족과 국가 같은 것, 엘리트니 지배층이니 같은 것에 맘껏 돌을 던져라

- 가네시로 카즈키, 레볼루션 No.0


요시다 슈이치, 악인

마이클 코넬리, 유골의 도시

돈 윈슬로, 개의 힘

톰 롭 스미스, 차일드 44

미야베 미유키, 이름 없는 독

미나토 가나에, 고백

가네시로 카즈키, 레볼루션 No.0

다카노 카즈아키, 제노사이드


데니스 루헤인, 비를 바라는 기도

로렌스 블록, 무덤으로 향하다

하세 세이슈, 불야성

켄 브루언, 런던대로

제프 린제이,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스티븐 헌터, 탄착점

쿄고쿠 나츠히코, 우부메의 여름

누쿠이 도쿠로, 후회와 진실의 빛


사쿠라 카즈키, 아카쿠치바 전설

후루카와 히데오, 벨가, 짖고 있는가

이시다 이라,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마쓰모토 세이초, 짐승의 길

기시 유스케, 악의 교전

사사키 조, 폐허에 바라다

대실 해밋, 붉은 수확


척 호건, 타운

제프리 디버, 본 콜렉터

로버트 크레이스, 워치맨

프레더릭 포사이드, 어벤저

리 차일드, 추적자

기리노 나쓰오, 아웃

마이클 코넬리, 탄환의 심판


이사카 코타로, 골든 슬럼버

가키네 료스케, 와일드 소울

미야베 미유키, 이유

이케이도 준,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가이도 다케루,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히가시노 게이고, 용의자 X의 헌신

나카지마 라모, 가다라의 돼지

렌조 미키히코, 조화의 꿀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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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몸값 1,2
오쿠다 히데오, 은행나무, 2010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
묵직하지만, 발랄하기도 한 특이한 책 이 양반 넘 대단한 거 같음


1960년대 올림픽 개막을 앞둔 때가 배경이다 
전후 빈곤을 극복했다는 자부심에 전 일본이 넘쳐 있을 때 
그러나 그 빈곤 극복은 우리와 꼭 마찬가지로 농촌인력의 착취에서 비롯된 것이다 
도쿄대생인 주인공 폭파범은 그 농촌 출신 
농촌에서 혼자만 도쿄대로 유학한 주인공은 일용노동 다니는 형이 죽으면서 그 현실을 철저하게 깨닫고 이를 경고하기 위한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한다 

사회 구조적 문제를 배경으로 빈부격차, 엘리트의식, 계급의식, 농촌 저개발 및 착취, 외국문화에 대한 의미없는 선망 등 온갖 묵직한 주제는 다 다루면서도 경쾌한 것이 특징 
논쟁 및 어려운 말만 사용하는 학생운동에 대한 비판, 나중에 공범이 되는 무라타의 입을 통해 쉽게 설명되는 현실
현실을 모르고 저항하지 않는 게 아니라, 방법을 못 찾을 뿐이라는 말 등 구석구석까지도 전율적


일본 소설을 읽는게 이 양반 꺼 밖에 없어서 모르겠지만
우리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진지하고 처연한 반면 저쪽은 통통 튀는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신기 
-우리 소설은 역사가 사라지거나, 아예 묵직하거나 한듯 이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현대사는 반공이란 이름 아래 의식이 메말라버린 형편 때문인 듯-아예 지사가 되거나 그렇지 않거나의 양자택일을 강요한 역사
일본은 적어도 공산당을 뿌리뽑아 무고하게 사형시키지는 않음
그래서 쓸쓸한 기분이 듬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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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양윤옥 옮김, 은행나무, 2009

챙겨보려고 노력하는 몇 안 되는 소설가 중 하나인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
아주 예전에 책 광고만 보고 벼르다가 대기까지 해서 빌림


제목과는 반대로 꿈은 있으나, 구조적으로 그 꿈이 좌절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다룸
뭔가 반짝, 하고 꿈이 이루어지려는 순간이 있지만 그건 현실화될 수 없음 
대형마트의 입점으로 산산이 조각나는 지방 소도시의 상권, 공동체를 배경으로 시의원, 생활보호 담당 공무원, 입시에 목맨 고등학생, 폭주족 출신 세일즈맨, 보안요원 출신 신흥종교 가입자 5명의 일상을 꺼내놓는다 

배경 자체가 우리나라와 아주 무관할 수는 없는듯
대형마트가 상권을 장악하면서 정규직 일자리는 줄어들고 일하기는 더 팍팍해지며, 공동체는 사라지고, "야쿠자도 사라진다"
상점이 없어지면 당연히 자영업자도, 가까운 곳의 상점도 문을 닫고 자동차 이용이 필수적이 됨
노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과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사기치는 사람-세일즈건 신흥종교건- 도 늘어나고
현실을 외면한 프리터와 히키코모리-이건 우리와는 차이를 보이지만-도 늘어나고
이권을 공유한 야쿠자와 정치의 결탁은 남아있지만 대형자본은 이와 무관하게 자기 갈길을 가고
-삼성공화국을 생각해 봐도 이건 사실

건조한 문체지만, 남루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하지만 유쾌하게 담는다는 게 대단한듯
주인공의 삶을 신산스럽게 묘사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허위의식을 교묘히 비트는 것까지 유쾌해지는 현장? 소설


개인적으로 오쿠다 히데오 책은 단편보다는 장편이 더 낫다고 생각
속도감 있는 전개와 문체의 특징이 더 잘 드러나는듯
남쪽으로 튀어가 젤 낫고, 아마도 가장 유명할 이자부 의사 시리즈는 별로 안 끌림
-동어반복적인 느낌에다가 주제의식이 너무 표면에 드러난다는 생각

남쪽으로 튀어, 만큼 킥킥거리며 전율하지는 않았지만 오쿠다 히데오 책은 계속 찾아 읽어볼듯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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