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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2.08 형사 월랜더 발렌데르

불안한 남자

헨닝 망켈, 신견식 옮김, 곰, 2013

Henning Mankell, Den Oroliage Mannen, 2009


영드 <월랜더> 원작이자 발렌데르 형사 시리즈 마지막 권

헨닝 망켈은 스티그 라르손과 함께 대표적인 사회적 추리소설가란다 



월랜더 주인공인 케네스 브레너는 항상 뚱하고 피곤하고 오락가락 자신의 생각-주로 사회적 생각에 고민하지만

마지막 시리즈인 이 책의 발렌데르는 이보다 훨씬 더하다 

예순을 앞둔 스스로에 대한 자각-건망증, 땀에 절어 깨어나고, 한때 사랑했던 이가 암에 걸려 찾아오고-이 드라마 통해 드러났던 것보다 훨씬 예민하게 드러난다


발렌데르는 일 외에는 특별한 취미도 없고, 찾아오는 사람도 드물고 외로운 사람이나 과장하지 않고 자신의 상태와 감정을 관찰하는 느낌이다

항상 고집을 세우고 싸우지만 가끔 연락하는 딸 린다와 새로 태어난 손녀 클라라가 웃게 하는 존재

-아주 나중에, 혹은 지금 나도 그렇게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에 감정이입이 된다

늙고 예민한 신경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발렌데르에 대한 표현이 그가 마주친 사건과 맞물려 나타나는 게 특징적


소련 스파이로 의심받는 할머니와, 이를 그렇게 조작한 미국 스파이 할아버지의 이야기지만 

60-70년대의 반소 분위기와 중립국이지만 미국에 영공을 내준 스웨덴의 국제정치 입장이, 이에 대한 자기 아버지의 인식과 살아가는 데만 집중했던 다음 세대의 차이도 

-이를 깨닫는 순간 발렌데르는 항상 사이가 안 좋았던 이미 고인이 된 본인의 아버지와 화해하는 듯하다

-투표하지 않았다고 엄청난 질책을 받고, 미국을 언급했던 아버지의 말이 사건의 열쇠가 되듯

이런 지점이 아마도 <사회파>라는 이름을 얻게 된 배경

찾아보니 헤닝 망켈은 현실정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내곤 한단다

http://henningmankell.com/


감정과 회고, 정서에 대한 글이 많아 

잿빛 화면과 케네스 브레너의 연기가 잘 어우러졌던 잘 만든 영드 <왈랜더>와도 다른 책의 매력이 있는듯



발렌데르는 더 낮은 세금을 내고 더 높은 임금을 받는 것 말고는 다른 관심이 없었다

...

지난 가을에는 위스타드 도서관에 가서 몇 차례 전후 스웨덴 역사 관련 서적들을 빌려 왔다 

스웨덴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나토에 가입해야 하느냐 따위를 다루는 정치 쟁점에 관해서도 모두 읽었다

청년기에 이러한 논쟁들 가운데 일부가 벌어지기도 했으나, 연관된 기억은 없었다

마치 유리알 속에 살았던 것 같다


쿠르트 발렌데르 형사를 주인공으로 한 글은 이 책이 마지막이라 중간중간 예전 사건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이민자들에 대한 편견을 정면을 마주친 사건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고 형사를 그만둘까 고민한 사건

라트비아에 가서 국내정치에 휩싸인 사건 속에서 만난 인생에서 두 번째 사랑을 만난 사건

몇몇은 영드 <월랜더>에서 이미 마주한 풍경들이다


쿠르트 이후에는 린다 발렌데르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가 있다고 한다 

이 예민하고 늙은, 늘 피곤한 아저씨 만큼 애정이 갈 꺼 같지는 않다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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