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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09 과시적 행동
  2. 2010.03.20 경제학의 역사

과시적 행동

study/economics 2012. 7. 9. 18:47
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
Thorstein Veblen, Dover Publication, 1994, originally published Macmillan, 1899
베블렌, 유한계급론


역시 고전읽기의 일환
제도경제학파-신제도주의는 아니다-의 기초를 닦은 베블렌의 고전적 저작
사회학과 생물학, 인류학이 모두 망라되었지만 경제학 책 같지는 않은 책  


생산적 노동에 종사하지 않는 유한계급의 발생과 사회적, 경제적 의미를 다룬다 
베블렌은 분명 경제학자인데, 인류학적, 심리학적 설명도 동원한다

유한계급은 과시적 여가와 소비에 매달리는데 
이러한 행태는 원시사회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폴리네시아, 일본 등의 사회에서도
초기의 원시사회에서 계층간 차이가 발생할 때 힘을 가진 이가 노예, 기념품 등을 통해 지위를 과시하고 존경을 얻는 것처럼 
하위 계층이 종사하는 생산노동 대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신분을 자랑하는 것
단순 사치재 뿐 아니라 점잔빼는 관습과 말투, 복장, 취미-취향, 교육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원시사회 단계에서는 추장이나 족장, 그 이후의 평화적, 전산업화 단계는 영국이나 프랑스의 귀족을 생각하면 좀 더 편한듯
-영국 시대극 드라마를 보면 말하는 데 격식 차리는 게 끝내준다

그래서 나온 게 베블렌 효과-비쌀수록 사고 싶어지는 것들-수요 법칙과는 관계없음
이익을 극대화하는 개인의 합리성을 가정하는 고전 경제학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현상이다
유한계급의 경제활동은 낭비이며, 이는 원시사회의 약탈과 비슷한 위치-산업사회의 생산을 위한 노동과는 정반대다


또한 주목할 것이 제도의 보수성-베블렌에게 제도란 생각의 습관들
-소소한 분야에서 워낙 다양한 예가 나오는터라 <과시적 ~>와 <유한계급과 보수주의> 장을 빼곤 건너뛰어 읽긴 했다만 
한번 형성된 제도는 사회의 변화를 따라잡는 속도로 변화하지 않는다 
게다가 유한계급은 그들에게 유리한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이들이 그들을 모방토록 하고, 후대를 교육했다
이들의 보수성은 평판과 존경의 유지 때문에, 하위 계층의 보수성은 일상의 건조함에서 변화할 동력이 부족한 때문에 나타난다


하일브로너의 책에 따르면 출간 당시 엄청난 대중적 베스트셀러 였다는데 엄청나게 긴 문장에 내용 중복이 많아 재미가 별로 없어 의외
-이 양반에 따르면 베블렌은 엄청 괴짜에다가 고독한 이였기에 당시의 미국사회를 낱낱이 해부할 수 있었다고
-생산이 아닌 투기가, 건전하지 못한(!) 경제활동이 횡행한 당시의 미국사회는 There will be Blood, 폴 토마스 엔더슨 감독, 다니엘 데이 루이스 주연, 2007 에 적나라함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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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의 흐름으로 본 경제학의 역사
로저 백하우스, 시아, 2003

호메로스와 크세노폰부터 시작해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경제학사를 포괄해 정리한 책 
그러나 근대 이전 고대의 경제에 대한 아이디어가 근현대 경제학사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리고 번역이, 정말 번역투다

여튼 invisible hand로 자유방임의 주창자로 여겨지는 아담 스미스가 실제 관심을 가진 내용이 나름 국가와 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제성장에 관심을 두었다는 점과 
왜 케인즈가 <혁명>이라고 여겨지는지에 대해서와 
사회주의 내지는 시장 사회주의에 관한 챕터는 읽어볼 만하다 

전체적으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비교적 공정해 보이는 해설 방식도 마찬가지다 
-Chicago boys와 하이에크에 관한 내용은 그들의 사상적 전사와, 사상의 궤적 과정에서의 변화(진화?)를 동시에 다루고 있다
-재정과 통화주의의 관계에 대한 서술 역시도 각각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이해하면 좀더 간결하다
-왜 현재의 경제학과 같은 형태의 수학적 도구에 의지하는 전통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도  

여기에서도 분과학문 체계가 너무 확고히 자리잡으면서, 각 학문분과별 대화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그러나 
아무리 TIMES에서 읽기 좋게 쓰여졌다고 해도, 경제학에서 다루는 많은 개념들은 낯설긴 하다 
500쪽 남짓에 500년 이상을 우겨넣기는 어쩔 수 없이 힘들다 
현재, 경제학에서 눈에 띄게 유행처럼 되고 있는 구, 신제도주의와 행동경제학에 대한 내용이, 아마도 2002년이라는 발간연도 때문이겠지만 잘 드러나지 않은 점도 아쉽다 

내가 기획자라면, 
이 책을 다시 재분해 해서 위의 두 학파의 사상적 궤적과 배경을 재정리하는 책을 내고 싶다는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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