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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10 개발/발전 담론의 역사
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
질베르 리스트, 신해경 옮김, 봄날의 책, 2013
Gilbert Rist, Le Développement: Histoire d'une croyance occidentale, Presses de Sciences po., 1996

영어로 하면 서구 신념의 역사 The History of Western Faith
스위스개발학대학원, UN대학 등에서 일한 리스트의 책


매끄럽지 못한 번역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발전은 능동적 이미지를 전파하고, 개발이 수동적 이미지를 고착화하는 것은 맞지만 인간개발, 개발계획 등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많이 쓰이는 용어들마저 <발전>으로 모두 바꾸는 것은 무리
-역성장보다는 조효제의 번역처럼 탈성장이 더 적당 degrowth는 후퇴의 의미는 아니기에
개발/발전 어느 것을 사용할지는 계속 논쟁적인 주제라서 조심스러웠으면 더 좋겠지만, 옮김이의 주장만 강요되는 느낌


개발/발전 개념이 근대의 산물이 아님과, 서양 중심적 사고방식의 결과인 <종교>라고 밝힌다
-종교는 성패를 따지기 보다는 깊숙이 내재한 가치판단이기에

개발/발전 개념을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중세를 거치며 신화화된 것으로 밝힌 이래 
트루먼 선언, 반둥회의, 신국제경제질서, 남반구위원회, 유엔개발계획, 새천년목표 등에 이르기까지 주요 개발/발전 관련 사건과 선언문 등을 분석한다 
이와 별도로
로스토우의 발전 단계설, 종속학파, 자립주의, 기본적 욕구 접근방식, 지속가능한 발전, 빈곤 감축, 인간개발-인간적 발전보다는 이것이 정확한듯- 등의 주요 개념에 대해서도 메스를 들이댄다 
-예컨대 지속가능한 발전이 사실상은 <발전>을 옹호하는 측면
-국가(?)의 발전 대신 특정 시급한 계층에 초점을 맞추는 빈곤감축 PRPS 계획의 초점 이동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연관된 발전을 각 부문으로 쪼개 놓은 MDG의 문제랄지 

하나씩 개념과 사건, 특히 도덕주의적 수사가 가득찬 국제기구의 선언문에 내재한 발전 종교에 대한 얼버무림 등을 분석이 대단하다 


여전히 발전인가, 아니면 다른/진짜 발전인가, 아니면 탈발전인가의 근본적 질문을 하는데 
과거와 같은 발전은 이미 불가능하다는 것이 리스트의 주장
-발전 경로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와 별도로 지구의 물리적 에너지 차원에서 
또한 발전은 필연적으로 배제를 낳고,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것도 주장
최근 경향에 대한 지적도 유의미
-예컨대 이제 the North/the South는 존재하지 않음 그리스, 포르투갈의 구제금융을 보라 
-또한 대신 한 국가 내에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가 존재, 그것도 엄청난 격차로 
 

결론에서
발전<종교>에 대한 신화 뿐 아니라 경제<과학>에 대한 신화를 넘어서야 한다는 지적은 최근 판본에서 더해진 것이지만 유의미

다만 탈발전 비판에 대한 반론을 내놓기는 하지만 몇 가지 국소적 실험일 뿐, 세계시민사회와 같은 것을 접할 때 느끼는 비관은 여전히 내게 존재 
이건 근본적 질문을 피하는 습성인지 현실/실용주의적 습성인지 질문이 필요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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