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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07 끝까지 밀어붙이는 사유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
사사키 아타루, 송태욱 옮김, 자음과모음, 2012


역시 아주 오래 전 추천받은 책
실용주의적 입장은 아니다


라캉, 르장드르, 또 한명의 철학자를 다룬 처녀작으로 일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는 사사키 아타루는 졸업 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책만 읽었단다 
말하자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읽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일본에서 이런 방식의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은 경이롭고, 또한 부럽다
-주위의 오지랖에 휘둘리지 않는 <개인>이 필요하겠지만, 이를 허용하는 <사회>나 최소한의 가족도 필요할듯

 
<책과 혁명>을 다룬다는 부제는 기존 혁명을 생각하면 이상하지만, 
여기서 다루는 혁명은 정보와 책의 혁명이다
대표적으로 꼽는 것이 15세기 독일어 출판의 절반을 훌쩍 넘어 차지했다는 루터의 대혁명-종교혁명이라기 보다는- 
12세기 중세 해석자 혁명이다 
신의 말씀을 기록하고, 자기가 해석하고, 자기가 읽고 해석한 것이 통념과 다르더라도 내가 해석한 것이 맞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기도 하다 
-루터의 경우가 대표적
인간의 사유/생각의 기원을 12세기로 한껏 올리면서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설명한다
-누군가가 대신 생각해 주고 정보를 건네 준 게 아니라 순전히 자기가 파고들어 간 첫 시작

모든 글은 문학이라는 것, 즉 내가 책을 읽고 해석한 것이라는 지적도 한 줄기를 차지한다 
<문학은 끝났다>라고 말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문학이 읽힌 것은 500년도 안 되는 시간이며 그동안의 식자율이 1%도 안 됐다는 것을 지적하며
읽히지 않는다 하더라도 <읽을 수밖에 없는 이들> <쓸 수밖에 없는 이들>이 될 수 있느냐고 묻는다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주변의 평판-읽어주는 사람들-과 무관하게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갔냐는 질문



그러나 필자는 
책을 읽고, 해석하고, 사유하는 행위에서 혁명의 가능성만 말할 뿐 어떤 혁명인지는 말하지 않는다 
모든 혁명이 폭력을 동반한다는 점이 허구-근대적 혁명의 특수성-랄지라도, 사회구조와 사회의식을 바꾸는 힘 또는 주체는 필요하다
가능성을 현실화시키는 이들은 필요하기에 


처녀작 출간 이후부터 유려한, 깔끔한 글투가 유명했다고 한다 
편집자를/만? 앞에 두고 강의한 내용을 묶은 듯한 책인데 말의 리듬 역시 깔끔하다 
이거는 국내에 와서 한 강연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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