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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01 현실의 적나라함
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양윤옥 옮김, 은행나무, 2009

챙겨보려고 노력하는 몇 안 되는 소설가 중 하나인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소설
아주 예전에 책 광고만 보고 벼르다가 대기까지 해서 빌림


제목과는 반대로 꿈은 있으나, 구조적으로 그 꿈이 좌절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다룸
뭔가 반짝, 하고 꿈이 이루어지려는 순간이 있지만 그건 현실화될 수 없음 
대형마트의 입점으로 산산이 조각나는 지방 소도시의 상권, 공동체를 배경으로 시의원, 생활보호 담당 공무원, 입시에 목맨 고등학생, 폭주족 출신 세일즈맨, 보안요원 출신 신흥종교 가입자 5명의 일상을 꺼내놓는다 

배경 자체가 우리나라와 아주 무관할 수는 없는듯
대형마트가 상권을 장악하면서 정규직 일자리는 줄어들고 일하기는 더 팍팍해지며, 공동체는 사라지고, "야쿠자도 사라진다"
상점이 없어지면 당연히 자영업자도, 가까운 곳의 상점도 문을 닫고 자동차 이용이 필수적이 됨
노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과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사기치는 사람-세일즈건 신흥종교건- 도 늘어나고
현실을 외면한 프리터와 히키코모리-이건 우리와는 차이를 보이지만-도 늘어나고
이권을 공유한 야쿠자와 정치의 결탁은 남아있지만 대형자본은 이와 무관하게 자기 갈길을 가고
-삼성공화국을 생각해 봐도 이건 사실

건조한 문체지만, 남루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하지만 유쾌하게 담는다는 게 대단한듯
주인공의 삶을 신산스럽게 묘사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허위의식을 교묘히 비트는 것까지 유쾌해지는 현장? 소설


개인적으로 오쿠다 히데오 책은 단편보다는 장편이 더 낫다고 생각
속도감 있는 전개와 문체의 특징이 더 잘 드러나는듯
남쪽으로 튀어가 젤 낫고, 아마도 가장 유명할 이자부 의사 시리즈는 별로 안 끌림
-동어반복적인 느낌에다가 주제의식이 너무 표면에 드러난다는 생각

남쪽으로 튀어, 만큼 킥킥거리며 전율하지는 않았지만 오쿠다 히데오 책은 계속 찾아 읽어볼듯
Posted by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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